판영진
판영진
[텐아시아=박수정 기자] 배우 판영진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가운데 그의 첫 주연작이자 마지막 작품인 ‘나비두더지’도 눈길을 끌고 있다.

판영진은 2008년 독립영화 ‘나비두더지’ 주연 배우로 출연했다. 48세,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한 판영진은 ‘나비두더지’가 첫 주연작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나비두더지’는 두더지처럼 생활하는 지하철 기관사들의 삶에서 일상적으로 죽음을 접하는 이들의 긴장과 피로를 그려냈다. 곧잘 지하철에 몸을 던져 자신들의 목숨을 끊는 사람들을 목격하면서 이 영화 속 주인공들은 그 자살한 이들의 절망에 서서히 감염된다.

영화의 주인공 마흔 중반의 경식은 종종 맞닥뜨리는 전동차 투신사고에도 쉬이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 베테랑 지하철 기관사다. 경식은 빚 독촉에 시달리던 아내의 가출과 동생 윤식의 실종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그들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다닐 즈음, 아내와 꼭 닮은 여자가 자신이 운행하는 전동차로 투신자살하면서 삶이 바뀐다.

이 작품은 11회 부산영화제 크리스틱 초이스 개막작, 2006 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등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주연을 맡은 판영진은 이 작품 이후 프랑스의 거장 토니 마샬 작품에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앞서 23일 경찰에 따르면, 판영진은 지난 22일 오후 11시 45분경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자신의 집 앞 마당에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수석에 타다 남은 번개탄이 있어 사인은 자살로 추정된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판영진 미니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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