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프로듀사' 11회
KBS2 '프로듀사' 11회
KBS2 ‘프로듀사’ 11회 2015년 6월 19일 금요일 오후 9시 15분

다섯줄 요약
놀이터에서 탁예진(공효진)에게 고백을 한 백승찬(김수현). 예진은 승찬의 갑작스런 그네키스가 당황스럽기만 하다. 결국 예진은 라준모(차태현) 집에서 이사를 나가기로 하고 예진을 향한 두 남자의 신경전은 점점 절정으로 치닫는다. 한편 끼워팔기 예고를 시작한 변 대표(나영희), 무시무시한 계획으로 신디 망가뜨리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준모는 1박2일도 폐지 수순을 밟을지 몰라 불안해 한다. 하지만 신디(아이유)만은 망가뜨리지 않기 위해 중대한 결심을 한다.

리뷰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그 진심을 알게 되는 것은 묘한 설레임이다. 승찬의 갑작스러운 고백을 듣게 된 예진은 당황스럽다. 25년을 알고지낸 준모에게 ” 니가 생각하는 니 자신보다 넌 더욱 괜찮은 사람 “이라는 진심을 들은 예진은 감동스럽다. 파일럿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잘나와 심란해진 준모와 승찬은 1박2일의 산소호흡기 아이템을 기획한다. 신디는 ‘거지신디’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오히려 귀여움으로 승화시켜주는 승찬이 더욱 좋아진다. 예진을 향한 준모와 승찬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예진은 둘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지키려다 지키려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조차 잊게 된다”는 승찬의 말처럼, 준모는 시청률을 높혀 1박2일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시청률은 여전히 한자릿수이다. 시청률은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 하지만 새손님 받으려다 있던 손님까지 다 떠나버린다. 차라리 초탈해버리면 생기는 분노. “내가 왜 아닌건지. 누가 차라리 말해줬으면” 승찬의 절절한 고백은 오히려 예진을 미안하게 만들고 “더 미안한 쪽을 버려요. 미안하면 못 만나요” 라는 한마디가 예진의 마음을 결정한다.

마지막 1, 2회를 남겨둔 드라마라면 갈등은 해소되고 내용은 해피엔딩모드로 전개되는 것이 부담이 없다. 하지만 프로듀사 11회에서는 현재의 갈등과 슬픔이 오히려 최고조를 향했다. 신디는 계속 눈물을 흘리고 그녀는 왠지 사각러브라인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위치에 놓여버렸다. 승찬과 신디의 관계는 부각되기보다는 이제는 거의 사라져버린 느낌. 하지만 신디의 절절한 눈물만이 승찬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할 뿐이다. 오히려 ‘새로운 세계를 위해 알을 깨나가는 신디’가 연예계에서 살아남느냐 마느냐가 1박2일의 존폐와 맞물려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가 되어버린 느낌. 아이유의 절제된 연기만은 일품이었다.

사실 프로듀사는 마지막 1회를 남겨놓은 지금까지 내용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느낌이다. 예진의 사랑, 1박2일의 폐지 수순, 신디의 위기 등등 마지막을 향해가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내용 설명에 급급한 모습. 반면 신디의 눈물은 연예계의 다양한 불미스러운 사건을 떠올리게 할 만큼 애잔했다. 비록 예진, 승찬, 준모와는 너무 동떨어져 있었지만 말이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유가 터뜨린 눈물은 그동안의 연기력 논란을 한꺼번에 날려버릴만큼 애틋하고 강렬했다.

신디도 울고, 승찬도 울었다. 하지만 서로 때문은 아니다. 12회 금토 드라마라는 파격적인 편성을 했던 KBS2, 그들의 파격은 사실 높은 시청률로 보장 받았다. 하지만 그 시청률로 대중의 마음을 얻는 일을 프로듀사는 정말 해낸 것일까? 오늘은 프로듀사 그 자체보다, 아이유의 연기력 증명이 이를 해냈을 뿐이다. 그리고 90분 확대 편성은 그 시청률에 대한 팬서비스라기 보다는, 역시 12부작은 무리였다는 증명은 아니었는지.

수다포인트
– 예진피디님! 승찬피디의 눈물을 보았다면, 그 말 취소하고 싶으실지도.
– 좋은 마음이었고 좋은 결론을 내고자 했다는 것, 저희도 그것만은 알아드리고 싶습니다만.
– 내일 90분이면 모든 결론이 날 수 있는 건가요?

이현민 객원기자
사진. KBS2 ‘프로듀사’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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