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7월 어느 날 새벽, 서 씨는 악몽과도 같은 현실을 마주했다. 산부인과 의사인 남편이 수술도중 환자가 사망했다면서 시신을 차로 집까지 싣고 온 것이다. 시신 처리를 위해 남편을 따라나선 그녀는 평생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야 만다. 시신유기의 공범이 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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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수사과정에서 피해자 이 씨와 평소 의사와 환자 이상의 사적인 관계를 맺어온 정황을 진술했다. 사건당일, 김 씨가 일하는 산부인과에서 은밀한 만남을 약속한 두 사람의 문자메시지가 그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듯 했다. 그는 이 씨의 죽음에 대한 의료과실을 인정했고, 경찰은 특별한 살인의 동기를 찾지는 못했다.
그런데 지난 5월 말, 의사의 아내 서 씨가 제작진 앞에서 그동안 굳게 다물어 왔던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사실이 있다고 했다. 그녀가 법정에서 미처 말하지 못했다는 ‘비밀’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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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업무상 과실 치사 등의 5가지 혐의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 사건이 의료행위 중 발생한 의사의 업무상 과실로 인정된 것이다.
“이런 위험한 칵테일을 왜 만들었는지, 잘 이해가 안가네요” – 前 대한의사협회 회장 노환규 인터뷰 중
“의대생들도 본과 4학년 정도 되면 위험하다는 걸 다 아는 사실일 텐데요” – 서울대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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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베카론을 사용한 김 씨는 약물의 위험성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이 자문을 의뢰한 전문의들은 10년차 산부인과 전문의가 외과 수술에서 사용되는 마취제를 몰랐다는 데 의문을 표시했다.
취재가 진행되면서 제작진은 피해자의 지인들과 연락이 닿았다. 그들은 김 씨와 이 씨,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전혀 새로운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이들의 증언에 범죄 심리학자는, 관계에 따라서 사건을 새롭게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드러나지 않았던 사건의 이면에는 어떤 진실이 감춰져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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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윤 기자 ciel@
사진.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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