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게인’은 명작 프로그램 속 주인공들이 오랜만에 다시 모이는 ‘동창회’ 콘셉트로 평소 연락도 잘 하지 못하는 옛 동료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모여보자는 의미에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그간 ‘쎄시봉’, ‘토토가’ 등 복고 아이템에 강세를 보였던 MBC에서 또 하나의 복고 아이템을 내 놓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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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은 과거 드라마 단체사진을 보고 많이 변한 모습에 새삼 세월의 흔적을 인식했다. 이젠 아이 아빠와 엄마가 돼 만난 이들은 풋풋했던 1999년을 기억하며 마치 그 때로 돌아간 듯 추억에 빠져들었다.
차인표는 송윤아와 만남을 위해 각설탕과 커피를 준비, 추억의 다방신을 재연해 웃음을 안겼다. 다방에 처음 와 본 김춘삼은 각설탕이 커피에 넣는 것인 줄 모르고 과자처럼 씹어 먹었는데, 차인표는 다시 한 번 각설탕을 먹으며 추억에 잠겼다. 차인표는 또 출연진의 사인이 담긴 포스터를 준비하는 등 섬세한 준비성으로 눈길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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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에 단역이나 조연으로 등장해 지금은 유명 배우가 된 인물들이 모습도 눈길을 모았다. 마도로스 역할을 맡았던 이서진은 ‘왕초’가 데뷔작이었다. 지금은 세 쌍둥이의 아빠가 된 송일국은 부하2 엽총 역할로 단역 출연했다. 비록 동창회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들의 풋풋한 모습이 화면에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출연진들이 반가운 인사를 나눈 가운데 박상면과 홍경인이 MBC 의상실을 뒤져 찾았낸 ‘왕초’ 의상들을 내놓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출연자들은 직접 옷을 입어보면서 옛날의 기억들을 떠올렸다. 배우들은 ‘왕초’ 당시 거지역할을 하면서 입었던 허름한 의상을 직접 골라서 입어보고 ‘왕초’의 명장면들을 재연해 보는 등,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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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은 ‘왕초’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 반가움을 안기며 함께 추억을 회상하게 만들었다. 시청자들은 마치 자신도 동창회의 멤버가 된 듯한 느낌을 받으며 배우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왕초’를 잘 알지 못하는 시청자들도 “저 배우가 저런 역할을 했었나”라며 놀라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지금은 유명해진 스타들의 신인 시절 풋풋했던 모습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여러가지 사정이 있었겠지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캐릭터들의 부재는 아쉬웠다. 이날 반가운 얼굴의 배우들이 많이 찾아와줬지만, “이 배우들 다 모이면 진짜 대박”이라던 송윤아의 말이 실현되지는 못했다. 지금봐도 화려한 ‘왕초’ 캐스팅이 고스란히 재연됐다면 더 할 나위 없었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음을 엿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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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이 그들만의 동창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배우들이 아닌 시청자들에게 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 소재는 시청자의 공감을 얻는데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추억의 인물을 모으는 것 만으로는 그 공감을 안방까지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이니만큼 더욱 그렇다. 더욱이 16년만의 재회인데 어색함이나 쑥스러움이 없지 않았을 것.
관찰 카메라 형식을 따른다면 예능에 능숙한 인물들이 있거나, 더 다양한 미션이 주어지는 편이 있어야 할 듯 싶다. 예능으로서 즐길 수 있는 장치가 더해질 때 시청자들도 함께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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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어게인’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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