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음악에 빠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던 경험이 있는가? 노래가 종일 귓가에 맴돌고 입 밖으로 튀어나와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는가? 완벽하게 취향을 저격해 한 시도 뗄 수 없는 음악, 때문에 ‘일상 파괴’라는 죄목으로 지명 수배를 내리고 싶은 음악들이 있다.
당신의 일상 브레이커가 될 이 주의 음반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바이바이배드맨
사건명 ‘어쎈틱(Authentic)’용의자 바이바이배드맨(Bye Bye Badman, 곽민혁 고형석 이루리 정봉길)
사건일자 2015.06.04.
첫 인상 그룹 명, 노래 제목, 전곡 가사까지 모두 영어다. 외국 밴드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겠으나 ‘형석’ ‘봉길’ 등의 이름을 보면 이 같은 의심은 말끔히 가신다. 2012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을 차지하기도 한 정평 난 실력자들.
추천 트랙 ‘소 파(So far)’. 바이바이배드맨이 변했다. 앞선 앨범에서 이들은 영국 록 밴드를 떠올리게 하는 그룹사운드를 들려주었으나 이번 앨범에서는 신디사이저를 내세워 팝 적인 느낌을 더했다. ‘소 파’는 재밌는 비트와 일렉트로닉한 사운드가 더해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영어가사이나, 반복적인 구절이 자주 등장해 공연장에서 즐기기에도 무리가 없다.
출몰지 오는 28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홍대 벨로주에서 단독 공연을 개최한다.
플링
사건명 ‘스트로베리스(Strawberries)’용의자 플링(Fling, 박동 태림)
사건일자 2015.06.05.
첫 인상 뮤직비디오를 틀고, 당황했다. 소위 ‘약 빨고’ 만든 듯한 느낌. 음악 역시 독특하지만 난해하지는 않다. 팝 아트를 사운드화 시킨다면 이런 느낌일까. 데뷔한 지 채 반 년도 되지 않은 팀이라는 것이 놀랍다.
추천 트랙 ‘스트로베리스’. 세련된 신디사이저 리듬 속에 빈티지한 감성이 숨어있다. 이펙터가 강하게 걸린 보컬과 곡 전반에 흐르는 마녀적인 분위기가 보컬의 성별을 더욱 불분명하게 만든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가사 역시 이 곡의 매력이다. 그냥 ‘약 빤’ 사람처럼 몸을 흔드는 것이 ‘스트로베리스’를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다.
솔루션스
사건명 ‘노 프러블럼(NO PROBLEM)’용의자 솔루션스(박솔 나루 권오경 박한솔)
사건일자 2015.06.08.
첫 인상 기존 멤버 박솔과 나루 외에 베이시스트 권오경과 드러머 박한솔이 추가됐다. 호흡이 걱정된다고? 기우다. 두 사람은 앞서 솔루션스의 객원 멤버로 활약해 온 바, 찹쌀떡 같은 호흡을 자랑할 것이다.
추천 트랙 ‘L.O.V.E’. 단순하면서도 신비롭다. 솔루션스는 루핑한 리듬 위에 멜로디를 하나하나 차분히 쌓아 올리며 신비하고 충만한 사랑의 느낌을 표현해냈다. 절제된 연주와 나른하고 넘실거리는 박솔의 보컬이 만나 몽환적이면서 심지어 섹시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꽤 긴 마디동안 이어지는 기타 연주 또한 색다른 들을 거리다.
출몰지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백암아트홀에서 단독 공연을 펼친다. 이후 8월 9일에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출격할 예정이다.
하비누아주
사건명 ‘청춘’용의자 하비누아주(전진희 뽐므 박찬혁 심영주)
사건일자 2015.06.09.
첫 인상 KBS2 ‘톱밴드’의 애청자라면 이들의의 이름이 낯익을 것이다. 하비누아주는 ‘톱밴드’ 시즌1에 출연해 16강까지 진출하며 얼굴을 알렸다. 서정적인 보컬이 가장 먼저 귀에 꽂히고 이어 탄탄하면서도 유려한 연주가 감탄을 자아낸다.
추천 트랙 ‘별빛도 보이지 않는’. 재밌는 트랙이다. 가사에는 헤어지는 순간의 마음이 담겨있으나 멜로디는 밝다. 편곡에도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반복되는 키보드를 바탕으로 일렉기타가 ‘엣지’를 더한다. 후렴구에서는 복고적인 느낌도 나는데 이것이 깔끔한 보컬 색에 버무려져 새로운 맛을 탄생시켰다.
출몰지 14일 서울 종로구 종로 1가에 위치한 핫트랙스 광화문점에서 미니콘서트 및 즉석 사인회를 개최한다. 단 당일 하비누아주 CD 구매자에 한해 행사가 진행된다.
차가운 체리
사건명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용의자 차가운 체리 (김빨강 유현진)
사건일자 2015.06.11.
첫 인상 한 때 SNS상에서는 ‘지금 입고 있는 하의 색깔과 마지막으로 먹은 것을 합치면 밴드 이름 같다’는 이야기가 번진 적 있다. 차가운 체리의 작명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았을까.
추천 트랙 ‘는개’. ‘는개’는 ‘안개비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라는 뜻의 단어로 기타리스트 유현진이 처음으로 기타를 버리고 피아노를 연주했다. 피아노를 전면에 내세운 간단한 악기 편성이지만 마니어한 멜로디와 강약조절로 제법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인다. 김빨강의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보컬이 빛을 발한다.
이은호 기자 wild37@
편집. 김민영 kimin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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