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맥스’ 포스터
[텐아시아=황성운 기자] 영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가 ‘전설이 탄생시킨 새로운 전설’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내면서 다시 한 번 신드롬을 예고하고 있다. 1985년 3편 이후 30년 만에 돌아온 이번 편 못지 않게 ‘매드맥스’ 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매드맥스’ 시리즈는 스피디한 추격전과 폭발적인 액션, 독보적인 세계관을 다뤄 흥행과 비평을 모두 잡은 걸작이다. 또 조지 밀러 감독을 거장의 반열에 올리고, 주연을 맡은 멜 깁슨에게 스타덤을 안긴 작품으로 기록된다.
‘매드맥스’ 시리즈는 핵전쟁으로 폐허가 되어 물과 식량, 연료 등 모든 것이 부족한 아포칼립스(세상의 종말) 세상을 그린다. 질서도, 도덕도, 법도 없는 약탈자와 무법자들의 세계에 던져진 맥스의 이야기는 레이싱 액션, SF와 포스트 묵시록, B급 액션 등이 종합된 독특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SF 액션으로 구분되며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만화 ‘북두의권’과 ‘총몽’, RPG 게임 ‘폴아웃’ 시리즈나 ‘메탈 맥스’ 시리즈, ‘보더랜드’, ‘리그 오브 레전드 등 대중문화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호주 출신인 조지 밀러 감독은 의대를 다니던 중 1971년 멜버른 대학에서 진행한 영화 특강을 공부했고, 이때 훗날 그의 동료가 되는 바이론 케네디를 만나서 함께 단편영화를 찍게 된다. 그 후 병원에서 구급전문의 수련의로 일하면서 바이론 케네디와 함께 시나리오를 써 저예산 영화를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매드맥스’다.
이 영화의 성공으로 조지 밀러는 감독 겸 각본가로 영화계에 입성한 후 ‘매드맥스2’ ‘매드맥스3’까지 연달아 성공시켰다. 1996년 연출과 각본을 맡은 ‘꼬마돼지 베이브’로 아카데미상 7개 부분 후보로 올라 작품상과 각색상, 시각효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79년에 첫 등장한 ‘매드맥스’는 갱들이 판을 치는 황폐한 호주를 배경으로 했다. 당시 맥스 역의 멜 깁슨은 23살의 무명 배우였고, 출연료는 고작 21달러였다. 개봉 후 검은 가죽 재킷을 입은 맥스는 세계적인 아이콘이 되었다.
하지만 당시 예산 문제로 멜 깁슨의 제복만 실제 가죽이었고, 다른 경찰들의 제복은 비닐이었다. 감독 본인의 자동차를 소품으로 사용해 박살내거나 50달러에 트럭을 빌려 촬영하는 등 영화를 만드는 데 들어간 제작비는 40만 호주달러였지만, 전 세계적으로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제작비 문제로 대규모 물량 액션보다는 황량한 벌판에서 펼쳐지는 자동차들의 속도감 있는 추격전이 주가 되지만, 스피디한 카 액션은 현재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펑크적인 서부극을 배경으로 새로운 세계관과 캐릭터, 감독의 의학적 경험을 바탕으로 소리만으로도 폭력을 극대화한 참신한 연출, 통쾌한 복수가 주는 카타르시스 등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1편의 성공에 힘입어 10배 이상 제작비가 늘어난 덕분에 2편에서는 조지 밀러 감독이 원했던 포스트 아포칼립스 이미지의 한 전형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매드맥스’ 시리즈 중 비평과 흥행 모두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으로, 몽타주와 내레이션이 결합된 인상적인 오프닝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핵전쟁 이후 모든 것이 파괴되고 경제적으로 몰락해 암울한 세계에서 무기와 석유 등 얼마 남지 않은 자원을 둘러싼 전쟁을 그린다.
450만 호주달러를 들여서 호주에서 1,000만 호주달러, 미국에서는 2,37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국내에서는 무정부적인 모습이 검열에 걸렸고, 액션이 잔인하다는 이유로 개봉되지 못했다. 1989년에서야 비디오로 만날 수 있게 됐다.
3편은 전작의 분위기를 이어받으면서 시리즈 중 가장 거대한 스케일을 보여준다. 다소 덜 미친 맥스의 등장으로 원래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지만, 1,200만 달러로 만들어져 1억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당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티나 터너가 여주인공과 주제가를 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1편과 2편의 촬영 이후 3편의 촬영지를 물색하던 중 조지 밀러 감독의 친구이자 ‘매드맥스’ 시리즈의 프로듀서였던 바이론 케네디가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하면서 여러 난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조지 밀러 감독이 크게 낙담해 액션 신에만 관여를 하고 다른 부분은 조지 오길비라는 다른 감독에게 일임하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14일 국내 개봉한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물과 기름을 가진 자들이 지배하는 희망 없는 22세기, 살아남기 위한 미친 폭렬 액션을 선보이는 재난 블록버스터로, 조지 밀러가 연출을 맡아 전편의 모든 것을 뛰어넘는 영화를 완성했다.
황성운 기자 jabongdo@
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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