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앵그리맘’ 최종회
MBC ‘앵그리맘’ 최종회
MBC ‘앵그리맘’ 최종회

[텐아시아=최보란 기자]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 최종회 2015년 5월7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강수찬(박근형)이 아들 도정우(김태훈)를 버리면서까지 감추려 했던 명성재단 사학비리가 드러났다. 수찬의 정치자금을 대주던 홍상복(박영규)를 비롯해 안동칠(김희원), 주애연(오윤아) 등 재단 비리와 연관된 인물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명성고 별관 붕괴 참사의 몸통이었던 홍회장의 형벌은 징역 2년에 그치고,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이마저도 채우지 않고 3개월만에 출소했다. 홍회장은 조강자(김희선)에게 복수하려 하지만 때마침 나타난 동칠이 그녀를 구하고, 아란(김유정)이 동칠의 조카임이 밝혀졌다. 홍회장은 동칠과의 몸싸움 끝에 죽음을 맞고, 상태(바로)는 그런 아버지의 죄를 대신해 검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강자와 아이들은 더 건강한 세상을 꿈꾸며 소중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리뷰

길었던 조강자의 싸움이 일단락 됐다. 명성 재단의 사학비리는 재단과 연결된 강수찬의 정치자금 비리로, 이는 다시 강수찬의 차명계좌를 정치권 뇌물 수수로 확대됐다. 강자의 작은 싸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적의 규모가 커졌고, 결코 이길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힘을 합쳐 강수찬을 비롯한 악의 세력들이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이는 엇뜻 해피엔딩인듯 보였다.

그러나 이것은 끝이 아니었다. 이미 정재계 거물들과 연결된 명성재단은 법으로도 처단할 수 없었다. 홍회장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을 진실이 담긴 명성 재단 장부를 이용해 막강한 힘을 과시했고, 결국 형을 다 채우지 않고 3개월만에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풀려날 수 있었다. 그런 홍회장은 강자에게 복수를 하려고 했지만 때마침 나타난 동칠과 몸싸움 끝에 명성고 별관 공사현장에서 폐자재에 깔려 죽음을 맞게 됐다. 동칠은 살려달라며 괴로워하는 홍회장에 “별관 붕괴 참사로 죽은 학생들의 기분이 그랬을 것”이라고 차갑게 내뱉었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엄마들의 용기였다. 처음에 강수찬과 홍회장을 상대로 홀로 대항했던 강자였지만, 점차 그의 곁에는 점차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다. 마지막회에서는 그간 두려움에 숨어 있는 엄마들이 강자에게 힘을 보태며 아이들을 위해 용기를 냈다.

홍회장의 아내인 한미주(김서라)는 자신의 명의로 된 차명계좌의 존재와 그 사용처를 법정에서 증언했고, 이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아들인 상태를 볼모로 한 협박 때문에 그간 침묵했던 한미주를 설득한 것은 바로 죽은 이경(윤예주)의 엄마였다. 그녀는 “첫째를 잃고 둘째를 지키고 싶은 마음에 입을 닫았다. 그런데 학교가 무너졌다. 둘째가 ‘나도 저기 다녔으면 죽을 수 있었겠다’고 하더라. 그때 정신이 들었다. 아이를 지키고 싶으면 내가 싸워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앵그리맘’은 어른들의 부끄러운 초상이 아이들의 미래에 영향을 미침을 보여줬다. 도정우는 법정에서 아버지 강수찬의 비리를 밝힐 결정적인 증거를 제출하며 “당신이 날 괴물로 만들었어. 한번이라도 날 있는 그대로 받아줬다면, 엄마와 절 진심으로 사랑했다면”이라고 울부짖었다. 그런 모습을 씁쓸하게 지켜본 상태는 아버지 홍회장을 향해 “그러게 제대로 살지 그랬어요. 저도 나중에 도정우처럼 되는거예요? 강수찬과 도정우를 보고 있으면 저랑 아버지 미래 같아서 무서워요”라고 소리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6개월 후,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 강자와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이 그려졌지만 비리로 얼룩진 참사는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강자는 그런 아이들을 지켜보며 “어른이 어른답지 못하면 아이들은 금방 알아본다. 서열은 파괴되고 권위는 추락한다”고 경고했다. 어른들의 무책임한 태도와 잘못된 행동들은 우리 아이들을 다시 위협에 노출시킬 것이며, 아이들은 일그러진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방송 말미 “세상에는 강자와 약자가 있다. 보통은 돈과 권력을 지닌 사람을 강자라 부른다. 하지만 그런 것 없이 강자인 사람이 있다. 세상에는 돈과 권력이 아닌데도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관계가 있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고 하지만 더 사랑하는 사람이 강자인 세상도 있다. 그런 강자들이 더 많이 이기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며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세상의 모든 이들이 강자가 되는 날을 소망하는 강자의 독백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앵그리맘’은 고교생 아이를 둔 엄마가 여고생으로 변신한다는 지극히 판타지적인 설정과 익숙한 현실 속 사건들의 오묘한 조화를 통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학교 폭력과 붕괴 참사, 뇌물 수수 같은 익숙한 현실 세계 사건들을 드라마에 끌고 들어옴으로써 현실과 판타지 사이의 경계 속에 때론 희열을 때론 분노를 자아내며 공감을 자아냈다. 비록 시청률은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카타르시스와 힐링을 선사했다.

수다포인트
-그래서, 강자와 복동이는 가망성이 없는 건가요?
-학교 붕괴 참사에 뇌물 리스트까지. 드라마인데 왜 현실같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최보란 기자 ran@
사진. ‘앵그리맘’ 방송화면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