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샤벳[텐아시아=한혜리 인턴기자] 신곡 ‘조커(JOKER)’로 돌아온 그룹 달샤벳에 노래를 듣고있노라니 명절에 용돈을 모아 사촌들과 들어간 전자오락실이 떠오른다. 알록달록한 화면과 혼란스러운 뿅뿅거림으로 나의 발목을 잡는다. 달샤벳의 노래는 그 어릴 적 오락실처럼 작은 공간에 오밀조밀하게 꽉 차있다. 게임의 효과음 같은 통통 튀는 반주는 달샤벳 음악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정신없지만 어느새 반주의 맞춰 춤을 추며 달샤벳 플레이리스트에 발이 묶인 나를 볼 수 있다. 데뷔곡 ‘수파 두파 디바’부터 ‘조커’까지 달샤벳은 오락실 게임처럼 즐거운 음악을 선사했다. 달샤벳의 성장과 변화를 오락실 게임에 비유했다.
달샤벳의 아이덴티티를 데뷔부터 지금까지 발표된 그녀들의 타이틀곡으로 아티스트의 히스토리를 살펴본다. 변천사를 통해 음악적 스타일, 콘셉트 변화를 중심으로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그 속에서 일련의 콘셉트의 연관성을 찾아 그녀들의 성장과 변화를 한 눈에 알아본다. 오락실처럼 즐거운 음악을 들려준 달샤벳의 타이틀곡을 재미난 게임에 비유했다.
달샤벳 ‘수파두파디바’, ‘핑크로켓’, ‘블링블링’
# 수파 두파 디바(Supa Dupa Diva) : 간단한 ‘팩맨’으로 몸풀기2011년 가요계 슈퍼 디바의 탄생을 외치며 6명의 멋쟁이 예비스타가 나타났다. 그녀들의 수장인 이트라이브(E-TRIBE)의 히트곡 ‘유고걸(U-Go-Girl)’의 펑키함과 ‘지(Gee)’의 소녀스러움을 함께 담았다. 거기에 브라스 사운드를 더해 그녀들의 첫 등장에 당당하게 걸을 수 있는 힘이 돼 주었다. ‘수파 두파 디바’는 달샤벳에게 몸풀기이자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아가는 오락실의 ‘팩맨’이 되었다.
# 핑크 로켓(Pink Rocket) : 자리를 옮겨 ‘갤러그’로 로켓 신호탄을 쏘다
몸을 풀었으니 본격적으로 그룹의 아이덴티티를 다지기 위해 게임에 돌입한다. 몸풀기의 ‘수파 두파 디바’보다 사운드는 촘촘해졌고 그렇다고 발랄함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작은 로켓이 끊임없이 발사되는 배경의 효과음은 비행기로 수많은 미사일을 쏘는 ‘갤러그’를 연상케 한다. 핑크색의 로켓을 발사하듯 러블리한 매력을 발산하는 그녀들. 아직 어린 티가 묻어나는 목소리와 어색한 발음들이 핑크색의 여린 느낌을 강조한다.
# 블링블링(Bling Bling) : 버섯을 먹고 몸이 불어난 ‘슈퍼마리오’
게임 속 ‘슈퍼마리오’가 앞을 향해 달려가듯 노래의 템포는 전보다 빨라졌다. 디스코를 외치며 더 강해진 전자음향은 복고와 미래를 함께 접목시킨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버섯을 먹고 몸이 불어난 ‘슈퍼마리오’처럼 단순한 박자의 풍성해진 전자사운드는 듣는 아가씨도, 아저씨도 일어나서 왼쪽 오른쪽을 찌르며 디스코를 추게 만든다.
달샤벳 ‘힛 유’, ‘미스터 뱅뱅’, ‘있기 없기’
# 힛 유(Hit U) : 신중하게 조준하고 원샷 원킬, ‘건 슈팅게임’달샤벳에게는 일련의 일탈 같은 곡이다. 여태껏 보여주던 소녀의 발랄함을 던져버리고 이별 후 다시 나타난 남자에게 냉정한 여성으로 돌아왔다. 달샤벳 특유의 풍성한 사운드와 빠른 템포는 그대로 유지했다. ‘힛 츄’라는 제목답게 ‘더러운 손 저리 치워, 사라져줘’ 등 직설적인 언어로 여자의 분노를 표현했다. 게임 화면 속 좀비를 해치우기 위해 전자총을 든 나처럼 뮤직비디오 속 지율은 멋진 원샷, 원킬의 총 솜씨로 남자의 잔상을 해치운다.
# 미스터 뱅뱅(Mr. Bang Bang) : 호흡을 가다듬고 한 번에 슛! ‘바스켓 볼 게임’
메인 래퍼 비키가 팀을 나가고 보컬 라인의 새 멤버 우희가 투입되면서 달샤벳에겐 여러모로 재정비가 되었던 정규1집 앨범이다. 막내 수빈의 총성으로 시작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듯한 발랄한 전자사운드가 돋보인다. 우희가 투입 후 확실히 보컬라인이 풍성한 전자사운드에 맞춰 안정적이고 풍성해짐을 느낄 수 있다. 달샤벳은 한숨을 고른 후 새
멤버 영입으로 결정적인 슛을 날려 성공적인 3점을 득점한 셈이다.
# 있기 없기 : 쉴 틈 없는 발재간의 향연, ‘펌프’
복고와 미래를 함께 보여준 아이러니한 디스코에 코미디를 살짝 얹었다. 유행어의 제목처럼 뮤직비디오도, 노래도 유쾌하다. 후렴구 ‘있기 없기 그러기’의 말끝마다 ‘기’ 를 붙인 경쾌한 라임에 나도 모르게 경쾌한 스텝을 구사하게 된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와 따라 하기 쉬운 간단한 안무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랑을 받아 노라조 이후
처음으로 음악선별에 까다로운 상인들이 있는 시장에서 무대를 꾸몄다.
달샤벳 ‘내 다리를 봐’, ‘비비비’, ‘조커’
# 내 다리를 봐 : 몸은 피곤하지만 내 흥은 그대로 ‘코인 노래방’‘펌프’를 하고 내려오니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몸은 힘들지만 한껏 오른 흥은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 동전을 들고 ‘코인 노래방’으로 향한다. 새침한 듯, 깜찍한 달샤벳의 ‘내 다리를 봐’를 예약하여 가벼운 율동과 가벼운 노래를 구사한다. 비록 직설적인 표현의 제목과 치마 덕분에 선정성 논란에 휘말렸지만 힘을 빼고 가볍게 바뀐 창법에 어울리게 치마를 살랑살랑 흔드는 몸짓도 가볍다.
# 비 비 비(B. B. B) : 시간차 공격으로 결정적 한방을 날리는 7인의 춘리, ‘스트리트 파이터’
차이나 풍의 전자사운드가 격투 게임의 ‘스트리트 파이터’의 중국 소녀 춘리를 연상케 한다. 특히, 우희의 파트인 후렴구에서는 날카로운 춘리의 발차기같은 귀에 쏙쏙 꽂히는 박자가 인상적이다. 하늘아래 같은 색상이 존재하지 않는 립스틱처럼 총천연색을 자랑하던 달샤벳의 뮤직비디오는 좀 더 세련되고 단조로운 색으로 변화했다. 멤버들은 노출이
없어도 섹시한 눈빛으로 많은 사람들을 홀려버렸다.
# 조커(JOKER) : 마지막 하이라이트, 최고의 집중력으로 ‘두더지 잡기’
이미 키는 많이 컸던 막내 수빈이 전곡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할 만큼 성장했다. 수빈의 손길이 닿은 이번 8집 타이틀곡 ‘조커’는 브라스 사운드와 어우러진 건반 소리가 세련된 멜로디 구사하며 ‘조커, 조커’의 인상적인 후렴으로 대중을 사로잡는다. 달샤벳은 이제 5년차의 프로 아이돌이 되었고 다양한 시도로 많은 것을 즐기고 보았으니 이제는 선택과 집중의 시기가 되었다.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두더지를 잡을 때처럼 최고의 집중력으로 한 방을 내리칠 때가 왔다.
한혜리 인턴기자 hyeri@
사진.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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