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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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박수정 기자] 박진영은 음악을 만들 때, 반드시 직접 느낀 것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즐기려면 진짜 느껴지는 걸 써야 재미를 느낀다”고 했다. 모든 작업의 과정이 박진영 인생을 기록하는 과정이었다. 올해도 활발한 음악 활동을 예고한 박진영에게 지금 가장 무엇인 즐거운지 물었다. 박진영이 현재 꽂혀있는 무언가가 궁금했다. 인터뷰가 끝나려는 찰나,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다. 여기에 박진영은 길고 무거운 답변을 했다. 60세까지 춤을 추기 위해 연구했던 생물학, 세상을 공정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 등등 박진영이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 “요즘 뭐가 제일 즐겁나”는 질문에 대한 박진영의 답을 그대로 옮긴다.

“요즘 JYP 직원들이 제일 즐거워하고, 내 팬들이 즐거워하는 게 즐겁다. 기가 살아있으니 좋다. 계속 그렇게 만들어 주고 싶다. 60세까지 내가 짜놓은 프로그램대로 살아야 하는 것을 생각하면 숨이 막히는데 60세 때도 춤을 잘 추려면 근력, 민첩성, 유연성, 순발력이 다 유지해야 한다. 지난 2년 동안 생물학과 관련한 공부만 한 것 같다. 의사보다 이제 더 잘 알 것 같다. 지난 2년 반 동안 피부과에 간 적이 없는데 주름살이 펴졌다. 모공도 작아지고, 2012년 9월 이후로 감기에 걸리지도 않았다. 운동하거나 춤을 출 때보면 시간이 거꾸로 가기 시작한 것이 느껴진다. 진짜 몸의 원리를 알게 됐다.

20대 때 자료화면과 비교하면 이번이 춤을 더 잘 추고, 더 빠르고 숨도 노래할 때 덜 찬다. 문제는 사는 게 너무 괴롭다. 이걸 구현하려면 먹는 것, 자는 것, 일어나는 것, 운동하는 것 모두 맞춰야 한다. 보답하는 의미로 결심을 하고, ‘-17년’, ‘-16년’ 카운트다운을 세면서 하고 있다. 60세까지만 딱. 팬들이 다 사회인이 됐는데 자기 사는 데도 힘든데도 나를 응원해준다. 굳이 시간과 노력과 돈을 빼서 나를 응원한다. 그나마 위로할 수 있는 게 내가 이렇게 힘들게 살아서 위안을 주는 것이다.

젊은이들한테도 어른들이 다 반칙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불법 편법 안 쓰고 아주 괴롭게 열심히 산 어른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기성세대에 배신감 느끼고, 허탈할 때가 있다. 어른들이 반칙하고, 자기들끼리 모여서 짝짝쿵한다. ‘어떻게 해야 내 자리를 지키고 다음 사람 못 올라오게 만들지’라고 고민한다. 이 가요계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게임의 룰을 바꾸는 방법에 대해 보고서를 만들어 기획사들을 만나서 설명했다. 결론은 절망이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인데 계란 흔적도 안 남는다.

20세 때는 세상을 공정하게 만들고, 신인들이 나와서 싸워볼만한 그런 세상을 꿈꿨을 텐데 이제는 자기들에게 유리한 것만 생각하더라. 사재기하는 증거를 경찰에 제출해도 잡히지도 않았다. 게임의 룰을 공정하게 만들고 싶다. 나는 그래도 살만한데 우리나라는 80년대 이후로 100대 기업에 들어간 기업의 개수가 적다. 새로운 것이 탄생되는 게 정말 힘들다. 힘을 더 기를 때까지 일단 나라도 열심히 하기로 했다. 이 맥 빠지는 세상에 뭔가 위안이라도 되고 싶은 마음이다. 내가 괴롭게 살아서 위안이 될 수만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박진영, ‘내가 최고다’ 아닌 ‘회사가 최고다’로 (인터뷰①)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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