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EXID 솔지
[텐아시아=박수정 기자] 걸그룹 EXID 솔지의 2015년은 결코 잊을 수 없는 해가 될 것이다. ‘위아래’의 역주행으로 EXID가 음원차트 1위, 음악방송 1위를 거머쥐었고, 솔지는 설 특집으로 방송된 파일럿 프로그램 MBC ‘복면가왕’을 통해 가수로서 실력까지 인정받게 됐다. ‘복면가왕’이 MBC ‘일밤-복면가왕’으로 정규 편성되면서 ‘제2의 EXID 솔지’를 찾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역주행 신화와 가창력 재조명까지, 솔지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지는 최근 음악방송 현장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소감을 전했다.“정말정말 감사해요. ‘제2의 누구’가 제가 된 것이 아니라 ‘제2의 솔지’라고 칭한 자체가 영광스러워요. 그런 기회가 왔다는 자체에 감사드려요. ‘복면가왕’은 그냥 저를 살려준 프로그램이에요. 정규편성이 되고 나서 ‘마리아’를 부른 뒤 출연자들이 부르는 모습을 나중에 방송으로 봤는데 다들 정말 잘하시더라고요. 워낙 잘하셔서 ‘제2의 솔지’라는 칭호가 더 감사하고 과분하기도 해요.”
솔지는 EXID에 2012년에 합류한 새 멤버지만, 2006년 여성 듀오 투앤비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데뷔 10년차 가수다. ‘위아래’ 역주행이 있기까지 무려 9년에 가까운 무명 시절을 보내야 했다. 10년차에 들어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 솔지는 아직 빛을 보지 못한 다른 동료들에게 힘을 전했다.
“무명 생활을 9~10년 해보니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도 가수 생활을 하면서 고민하는 분들이 많아요. 제가 잘되고 싶은 이유도 그런 분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요. 그때 저는 그런 분이 없었어요. 예를 들면 김범수 오빠도 고생하시다가 나중에 인정을 많이 받았는데 저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 것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었어요. 꾸준히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는 오는 것 같아요. 그 기회를 잡는 것은 본인의 몫인데 그러려면 자기의 일을 열심히 해야겠죠. 가수면 노래를 잘하고, 무대를 잘해야 하는 게 직업이니까. 살면서 금전적이라든가 힘들 수도 있는데 웬만하면 꿈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솔직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우리가 ‘위아래’로 인기를 얻었지만, ‘복면가왕’을 통해 가수로서, 허솔지라는 사람을 인정해주신 것 같아요.”
솔지는 함께 투앤비로 활동했던 멤버 가빈에게도 응원을 전했다. 당시 김송이라는 본명으로 활동했던 가빈은 걸그룹 블레이디의 새 멤버로 합류했다. 블레이디는 신곡 ‘다가와’를 발표하고 활발한 활동 중이다.
“가빈이는 친동생이나 마찬가지예요. 잘됐으면 좋겠어요. 그 친구도 꿈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블레이디란 걸그룹으로 다시 나온 것이에요. 잘 되기까지 시간이 분명 필요하지만, 하던 대로 하면 가빈에게도 좋은 기회가 올 것 같아요. 노래는 정말 엄청 잘하죠. ‘복면가왕’에 나갔으면 좋겠어요!”
EXID가 가요계에 끼친 영향은 크다. EXID는 ‘직캠(팬이 직접 찍은 영상)’의 활용이나 역주행으로 인한 강제 컴백과 1위 등 새로운 사례를 만들어냈다. 기록이나 1위보다 의미가 있는 건, 실력이 있다면 언젠가 인정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위아래’의 중독성이 아니었다면, 하니의 직캠은 단순한 섹시 영상에서 그쳤을 것이다. ‘위아래’의 역주행으로 EXID가 알려져 ‘복면가왕’ 출연 기회를 잡았고, 솔지는 실력으로 그 기회를 살렸다. 한 편의 자기계발서 같은 내용이다.
솔지가 속한 EXID는 새 미니앨범 ‘아 예’로 컴백해 ‘위아래’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반짝 스타에서 그치지 않는 이유도 실력에 있다. 멤버 LE가 작사 작곡에 참여해 음악적 기반을 탄탄하게 만들고 있는 것. EXID의 행보가 보여준 교훈을 주목해야 한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MBC ‘복면가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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