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하나의 그룹이 유닛 활동을 선보이게 되면, 수많은 전략과 계산이 이뤄진다. 메인보컬의 능력과 더불어 원래의 그룹과는 차별화되는 유닛 콘셉트를 위한 소화 능력까지 여러 가지 기준으로 고심 끝에 멤버를 조합시킨다. 그런데 블락비 바스타즈는 ‘공 뽑기’라는 즉석 게임의 요소가 다분한 방법으로 유닛을 결성했다. 비록 이들 세 멤버가 과거 SBS ‘스타킹’에서 서태지와 아이들로 변신한 바 있지만, 바스타즈 결성에는 전략과 계산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치밀한 두뇌 회전이 없이도, 어떤 멤버들이 모이든지 자신 있다는 블락비의 모습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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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의 프로듀싱 능력이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품행제로’는 피오, 비범, 유권의 개성과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지코의 손길로 탄생됐다. 거친 중저음이 매력적인 피오는 특유의 때려박는 랩과 더불어 ‘품행제로~↗’라며 귀에 단 번에 꽂히는 킬링파트를 만들어냈다. 댄스와 보컬이 모두 가능한 비범과 유권은 파트를 주고받으면서 각각의 매력을 살렸다. ‘왔다리 갔다리 난 싸가지 바가지야 얄라리 얄라리야’과 ‘손들어 만세 해요 젊어서 노세요’에서 보이는 유권의 춤사위는 다분한 끼를 느끼게 한다. 유권과 피오가 자유로운 끼를 방출한다면, 비범은 조금 더 남자다운 비주얼을 강조한다. 리더이자 프로듀서 지코와의 합작이 이들의 매력을 더욱 살렸다. 지코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개개인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타이밍이 온 것 같다. 저뿐만이 아니라 어느덧 4년차 팀”이라며 유닛 활동 계기를 밝히며 기대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에는 지코뿐만 아니라 피오의 음악적 역량도 느낄 수 있다. 피오는 두 곡의 자작곡을 수록하고 유권과 비범의 듀엣곡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수록곡 작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코가 블락비의 음악을 통해 다양한 재능과 역량을 펼쳐왔던 것처럼 피오 역시 블락비 바스타즈의 미니앨범을 통해 새로운 면모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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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세븐시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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