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한정호(유준상)와 최연희(유호정)의 며느리 서봄(고아성)을 본격적으로 친정으로부터 분리시키는 1단계가 시작됐다. 이들은 사돈인 서형식(장현성)과 진애(윤복인)에게 달콤한 제안을 던진다. 한편 유신영 변호사(백지원)와 결탁, 상사 한정호를 치려했던 민주영(장소영)은 ‘갑’의 힘을 절감하고 계획은 잠정 보류한다.
리뷰
채찍보다 당근이 답이었다. 힘과 권력으로 사돈집을 다스리려다가 역풍을 맞았던 정호와 연희는 전략을 바꿔 ‘호의’라는 미끼를 던진다. 겉으로는 사돈식구들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척 하면서 속으로는 서봄과 그들은 같은 신분이 될 수 없음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려 한 것.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가성비 역시 끝내줬다. 봄의 아빠 형식을 로펌 한송의 라운지로 부른 정호는 형식을 VIP처럼 깍듯이 대하는가 하면 사업을 돕겠다는 제안을 한다. 형식은 정호의 VIP 대우에 얼떨떨하면서도 우쭐한 모습을 보인다.
정호가 형식을 구워삶을 때 연희는 봄의 엄마 진애를 공략했다. 사돈집을 찾은 연희는 “아버님이 자재를 손수 골라 지으신 집이다. 비좁지만 튼튼해 좋다”라고 말하는 진애에게 “검소한 모습 존경스럽다”라며 입에 바른 소리를 한다. 진애는 주택수리 전문 업체의 연락처를 조심스럽게 내미는 연희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한다.
이들 부부의 치밀한 계획은 봄의 언니 누리(공승연)에게도 향했다. 누리는 비서를 대동하고 나타난 봄의 모습을 보고 신분 격차를 실감하지만, 동생이 건네는 선불카드가 싫지는 않았다. 매번 아나운서 시험에서 미끄러졌던 누리는 사돈집의 도움으로 취직에 성공하며 말로만 듣던 ‘인맥’의 힘을 절감한다.
이처럼 봄의 가족들은 ‘가랑이에 옷 젖듯’ 정호와 연희의 손바닥 안에 들어서기 시작한다. 하지만 진짜 변화가 감지된 것은 봄이었다. 한정호가 지닌 힘의 위력을 눈앞에서 보고 듣고 느낀 봄의 마음속에 권력에 대한 욕망이 깨어난다. 급기야 봄은 연희의 비서 선숙(서정연)의 약점을 이용해 선숙에게 따끔한 충고를 하기까지 이른다. 연희가 그토록 강조했던 ‘아랫사람 제대로 부리는 법’을 연희보다 더 정확하게 휘두른 것이다.
연희의 말처럼 봄은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아는” 아이, 정호의 말처럼 “힘에 대한 감각”까지 지닌 아이였다. 한 씨 가문 명패에 이름을 새기며 진짜 로열패밀리로 거듭난 서봄의 욕망이 어디로 향할지, 풍문으로만 듣던 ‘개천에서 용난’ 사례라 해야 할까.
수다포인트
-채찍보다 당근이 답이었다
-변기 하나에도 의미가 있다. 안판석 풍자의 묘
-서봄은, 풍문으로만 듣던 ‘개천에서 용났다’ 사례?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SBS ‘풍문으로 들었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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