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프리티랩스타’ 출연진들
‘언프리티랩스타’ 출연진들
‘언프리티랩스타’ 출연진들

[텐아시아=박수정 기자]말도 많고, 탈도 많던 Mnet ‘언프리티 랩스타’가 치타의 우승으로 마무리를 장식했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국내 최초의 여성 래퍼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을 놓고 실력파 여성 래퍼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 치타, 제시, AOA 지민, 키썸, 육지담, 졸리브이, 타이미, 제이스, 릴샴 등 9명의 래퍼들이 출연했다.

힙합씬에서 보기 드문 여성 래퍼들의 활약상과 디스전에 ‘언프리티 랩스타’는 매회 화제를 모았다. 출연자들이 선보인 가사 속에 담긴 이야기와 더불어 여성 래퍼들의 진짜 실력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아이돌이라는 편견과 맞서 싸워야 했던 AOA 지민, ‘쇼미더머니’ 탈락의 설움을 딛고 ‘언프리티 랩스타’ 우승을 따낸 치타, 수년 전부터 펼친 디스전의 끝을 본 타이미와 졸리브이 등 래퍼들은 저마다의 과제에 부딪히며 자신을 증명했다. 국내 힙합씬에서 보기 드물었던 여성 래퍼들의 지평을 넓혔다.

여성 래퍼들의 활약상을 선배 래퍼는 어떻게 지켜봤을까? 지난 12일 정규 4집 앨범 ‘오만과 편견’을 발표한 아웃사이더를 만나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자들에 대한 코멘트를 부탁했다. 아웃사이더는 ‘언프리티 랩스타’의 모체 프로그램인 Mnet ‘쇼미더머니2’에 출연한 바 있다. 또한, 속사포랩의 창시자이자 ‘외톨이’, ‘슬피 우는 새’ 등 히트곡으로 사랑받은 국내 대표 래퍼다. 아웃사이더는 “‘언프리티랩스타’에 출연한 모든 여성 래퍼들에게 ‘누군가와, 세상의 시선과, 그리고 자신과 싸우느라 수고했다’라는 말과 함께 자신만의 방식으로 걸어가는 그녀들의 멋진 행보를 기대하고 응원한다”고 전했다. (코멘트는 가나다순)

아웃사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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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릴샴
아웃사이더 : 방송에 모습을 보여서 이미 편견이 있는 타 출연진들과는 달리 릴샴은 ‘언더그라운드의 기대주’였다. 릴샴은 기존의 오디오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루브한 플로우와 힙합 고유의 섹슈얼한 가사, 그 이외의 자신의 장점들을 방송이라는 틀 안에 전혀 담아내지 못했다. 방송에서 보인 밝고 활달한 성격을 바탕으로 다시금 자신의 진가를 재 증명해나가기를 기대한다.

#육지담
아웃사이더 : 무지막지한 발성의 소유자. 지코와 함께한 ‘밤샜지’는 육지담 발성을 무기로 한 ‘육지담 맞춤곡’이었다. 단, 현재까지는 ‘그것’밖에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다. 타고난 발성을 무기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엄청난 속도로 발전될 ‘래퍼’ 육지담을 기대해본다.

# 제시
아웃사이더 : 주 포지션이 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로 많은 관심과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본토에서 자란 그녀의 발음과 태도에서 매력을 느낀 것이 아닌가 싶다. 확실히 관중을 끌어내는 에너지가 있다. 노래와 랩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다소 제한적인 언어적 리릭을 적절히 조화시킨다면 ‘오래’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충분히 멋지지만, 오래도록 멋진 그녀의 모습을 보고 싶은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 제이스
아웃사이더 : 제이스는 이렇다 할 벌스 없이 탈락으로 마무리 됐다. 여성 래퍼들 사이에서 선배로서의 면모나 계속해서 샷아웃했던 힙합레이블 브랜뉴뮤직 소속 아티스트로서의 증명을 해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좀 더 힙합적인 필드에서의 구체적인 경험을 쌓는다면 자신만의 연륜을 바탕으로 보다 멋스러운 래퍼가 되지 않을까 싶다. 외모에서 보이는 철저한 자기 관리가 제이스의 음악에도 이어지기를 응원한다.

# 졸리브이
아웃사이더 : ‘타이미와의 신경전’은 이번 프로그램의 가장 큰 화두였다. 터무니없는 래퍼 지망생들보다는 힙합적으로 깊이 있는 가사와 안정적인 라이브를 보여줬다. 디스전으로 인한 대중들의 피드백에 랩적인 평가는 다소 공정치 못했다고 본다. 다듬어지지 않은 톤과 플로우가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힙합스러웠지만, 그렇기에 자신의 캐릭터와 음악을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능력이 분산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지민
아웃사이더 : 힙합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아이돌 래퍼’의 등장은 어떠한 편견보다도 ‘이 정도면 생각보다’라는 평가가 방패막이로 작용하여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듯 했다. 그러나 ‘한정된 플로우’나 ‘터무니없는 가사’ 등으로 뮤지션으로서의 명예를 얻지 못했고, 수많은 힙합 팬들의 질타를 양산했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매번 노력했다는 점에서 기존 아이돌 래퍼들보다 많은 발전과 경험을 하게 된 계기가 된 듯싶다. 대중가수와 래퍼라는 두 포지션을 자신의 음악과 활동에 어떻게 담아내는지에 따라 이번의 경험이 독이 되기도, 지민만의 무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치타
아웃사이더 : ‘쇼미더머니 시즌1’의 홍일점으로서 이렇다 할 랩을 보여주지 못했던 치타의 두 번째 등장이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보다 강렬해진 메이크업을 바탕으로 한 비주얼 변화로 자신의 각오와 비장함을 화면에 드러냈다. 치타의 태도와 스타일이 음악적으로도 그대로 표출됐다. 메이저씬의 활동이나 ‘이효리와의 콜라보 무대’에서 보여준 댄스 퍼포먼스의 활용, 타 래퍼나 가수와의 콜라보 무대는 일체 지양하고 오로지 힙합 안에서 자신의 감성을 멋드러지게 표현했다. 그 진가가 더 값진, 이번 시즌의 가장 큰 수혜자다. 그만큼 준비하고, 준비된 래퍼다.

# 키썸
아웃사이더 : 외모 덕분에 관심을 받았기에 외모 때문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래퍼다. 역시나 그렇기에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현재로선 제대로 된 음악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단계로의 도약과 증명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제시와의 배틀에서 보여준 의외성을 가사에 잘 풀어낸다면 재미있는 캐릭터를 가진 래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타이미
아웃사이더 : 이비아 시절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타이미 이후 작품들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들리는 로우톤의 랩을 구사했다. 최근 방송에서 보여준 랩에선 다소 톤을 높이고 힘이 실린 보이스를 들려줬고, 이제야 자신의 톤을 완벽히 찾은 모습이다. 제이스와의 배틀 그리고 마지막 무대에서 보여준 타이미의 랩은 확실히 모두를 놀라게 만들 정도로 강렬하고 확고했다. 데뷔 이래 수년간 크고 작은 고충을 겪어온 타이미에게 ‘언프리티 랩스타’는 ‘여성 MC로서의 첫 증명’이었다. 이제는 그 어떤 때보다 ‘랩과 음악’으로 증명할 시간이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Mnet ‘언프리티 랩스타’, 아싸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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