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순수의 시대’ 포스터.
[텐아시아=황성운 기자] 한미 ’19금’ 영화가 극장가에서 힘을 발휘했다. 물론 각 영화에 피부로 전해지는 기쁨은 천자만별. 영화 ‘킹스맨’은 1위를 유지하며 기분 좋은 웃음을 이어갔고, ‘순수의 시대’는 2위라는 표면적인 성과를 올렸지만 우울하다. 김수미 주연의 ‘헬머니’도 개봉 첫 주 4위에 올랐고, 아카데미를 석권한 ‘버드맨’은 5위로 출발했다. 두 작품 모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다. 2015년 10주차(3월 6~8일) 극장가 5위권에서 3위 ‘이미테이션 게임’을 제외하곤 모두 ’19금’ 영화다.
2015년 10주차(3월 6~8일) 박스오피스 순위.
# ‘킹스맨’ vs ‘순수의 시대’, 싱거웠던 한미 ’19금’ 영화의 1위 다툼9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킹스맨’은 633개(8,085회) 상영관에서 51만 438명(누적 418만 8,243명)을 동원하며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개봉 4주차 주말, 벌써 개봉한지 한달 가까이 지냈지만, 흥행에서만큼은 이제 시작인 것 같다. 역대 외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중 처음으로 누적 400만 돌파했고, 전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 중에서도 흥행 TOP10에 진입했다. 올해 개봉작 중에서도 최고 흥행이다. ‘조선명탐정2’보다 시작은 약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 7일 40.4%, 8일 35.6%의 좌석 점유율 역시 10위권 내 작품 중 1위다. 전주에 비해 14.6%(8만 7,447명) 관객 감소에 그칠 정도로 안정적이다.
신하균 장혁 강하늘 주연의 ‘순수의 시대’는 ’19금 성인사극’의 탄생을 알렸다. 5일 개봉 첫 날 ‘킹스맨’과 4,000여명 격차에 불과했다. 1위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 6일부터 ‘순수의 시대’와 ‘킹스맨’의 격차는 벌어졌다. 결국 ‘순수의 시대’는 546개(8,061회) 상영관에서 25만 2,391명(누적 32만 4,313명) 동원에 그쳤다. ‘킹스맨’과 상영횟수는 비슷했지만, 관객 수는 절반 수준이다. 좌석 점유율이 심각하다. 7일 18.6%, 8일 15.3%에 불과하다. ‘이미테이션 게임’ ‘헬머니’ ‘버드맨’ 등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 개봉 첫 주 2위에 올랐지만, 흥행 전망은 매우 어둡다.
# ‘이미테이션 게임’ ‘헬머니’, 극장가 복병의 대결
‘이미테이션 게임’은 396개(4,679회) 상영관에서 19만 5,067명(누적 154만 7,408명)을 동원했다. 누적 150만 관객을 넘어서며 극장가 복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7일 34.2%, 8일 30.0%의 좌석점유율로, 이 부문에서는 10위권 내 작품 중 2위다. 그럼에도 상영횟수는 상대적으로 저은 편이다. 만약 이 작품이 직배사나 메이저 영화사의 수입 배급이었다면, 이보다는 좀 더 나은 흥행 성적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김수미 주연의 ‘헬머니’는 422개(6,027회) 상영관에서 19만 2,306명(누적 23만 2,146명)으로 개봉 첫 주 4위에 올랐다. 3위와는 약 3,000명 차이에 불과하다. 7일 23.9%, 8일 24.7%의 좌석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리 높은 건 아니지만, ‘순수의 시대’보다 훨씬 더 좋은 좌석 점유율을 보였다. 욕하고 싶은 사람이 아마도 많았던 모양이다. ‘이미테이션 게임’과 ‘헬머니’는 순위를 엎치락뒤치락하며 나름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 ‘버드맨’, 김치 논란은 정말 있었을까?
작품상, 감독상 등 올해 아카데미 주요 4관왕에 오른 ‘버드맨’은 380개(4,049회) 상영관에서 9만 6,696명(누적 11만 9,049명)으로 개봉 첫 주 5위에 랭크됐다. 아카데미 석권으로 관심을 모았으나, 개봉을 앞두고 김치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아직 그 영향 여부를 판단하기엔 섣부르다. 분명한 건 작품성 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버드맨’의 흥행 추이가 궁금하다.
# 빨리 식어버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개봉 전 뜨거웠으나 개봉 후 차갑게 식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270개(1,659회) 상영관에서 3만 3,421명(누적 34만 3,629명)으로 9위에 올랐다. 전주보다 5계단 하락했고, 관객 수는 79.3%(12만 7,963명) 감소했다. 개봉 2주차 주말을 보냈지만, 이 영화의 흥행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될 전망이다.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도 전편의 흥행을 넘기기엔 불가능해졌다. 397개(3,390회) 상영관에서 8만 1,326명(누적 383만 2,941명)을 더했다. 순위는 6위로 하락했다. 관객 수는 69.6%(18만 6,420명) 감소했다. 400만 돌파도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 ‘조선명탐정’ 3편 제작 소식이 들려올지 약간 애매해졌다.
# ‘킹스맨’을 잡을자 누구?
2015년 11주차(3월 13~15일) 극장가에는 ‘킹스맨’을 잡기 위해 ‘소셜포비아’ ‘채피’ ‘살인의뢰’ 등이 출격한다. 물론 이날 오전 9시 기준, 예매 점유율에선 ‘킹스맨’이 16.0%로 여전히 1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변요한 이주승 등 충무로 젊은 피를 내세운 ‘소셜포비아’가 14.4%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또 닐 블롬캠프 감독과 휴 잭맨이 만난 ‘채피’가 12.9%, 김상경 김성균 박성웅 주연의 ‘살인의뢰’가 11.1%를 기록 중이다. 만만찮은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위플래쉬’가 6.6% 예매 점유율로 ‘복병’으로 부상했고, 성룡 최시원 존 쿠삭 애드리안 브로디 등이 출연한 ‘드래곤 블레이드’는 현재로선 존재감이 없는 상황이다.
텐아시아=황성운 기자 jab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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