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권석정 기자] 이시몬과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은 코러스와 밴드로 처음 만났다. 이제 둘은 위치가 바뀌었다. 김종진이 이시몬의 앨범 제작자로 나선 것이다. 이시몬은 약 4년 전 지금은 어반자카파로 유명해진 조현아의 뒤를 이어 봄여름가을겨울의 코러스로 데뷔했다. 2013년에 ‘보이스 코리아’에 나가 준결승까지 올랐지만 데뷔가 쉽지는 않았다. 항상 자신들의 뒤에서 코러스를 하다가 방송에서 홀로 노래하는 이시몬의 모습을 본 김종진은 제작을 결심한다.
“저희는 다른 가수를 제작할 계획이 전혀 없었어요.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로 데뷔한 후 30년 동안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죠. 뮤지션과 제작자의 재능을 다른 거잖아요. 그런데 시몬이가 굉장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준우승에 멈추는 게 아쉬웠어요. 결승전을 치르기 전 시몬이에게 말했죠. ‘만약 네가 우승하지 못하면 우리가 직접 제작하겠다. 걱정 말고 노래해라’라고요.”(김종진)
이시몬의 데뷔곡은 김현철이 90년대에 히트시킨 곡 ‘연애’의 리메이크 곡으로 정해졌다. 오랫동안 활동을 쉬었던 90년대의 전설적인 프로듀서 김현철이 김종진의 부름을 받고 단박에 달려왔다. 김종진은 김현식의 앨범 ‘비처럼 음악처럼’가 나왔을 때인 1986년경에 압구정 삼원독서실에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김현철을 처음 만났다. “현철이는 제가 만난 천재 중 한 명이죠. 고등학생이었던 현철이에게 그럴 말을 해줬어요. ‘네 음악을 해라. 하지만 음악을 직업으로 삼진 말아라’라고. 그랬더니 하나는 듣고 하나는 안 듣더라고요.”(김종진)
이시몬은 요즘 듣기 힘든 허스키한 보컬로 이 곡을 멋지게 소화해냈다. “제게는 이 허스키한 목소리가 당연한 소리죠. 평생 들어온 목소리니까요.” 이시몬은 롤 모델이 한영애, 재니스 조플린일 정도로 강렬한 음색을 지니고 있다. “제 목소리가 하나의 장르가 됐으면 좋겠어요. 한영애 선배님은 동요, 트로트를 부르셔도 본인의 스타일로 만드시잖아요. 저도 그런 가수가 되고 싶어요.”(이시몬)
이러한 이시몬의 애늙은이 취향은 자연스레 봄여름가을겨울과 통했다. 김현철과 작업한 ‘연애’를 들어본 김종진은 곡이 마음에 들어 추가로 몇 가지 버전을 더 녹음했다. 이시몬이 가사를 쓴 영어버전과 업댓브라운이 참여한 밴드 버전, 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과 오랜 세월 함께 해온 베이시스트 최원혁이 ‘그루브 킹’이라는 예명으로 프로듀싱을 맡은 버전이 차례로 나왔다. “원래는 한 곡만 먼저 녹음하려고 했는데 시몬이가 노래 해석을 너무 잘하니까 멈추지 않고 계속 작업을 하게 되는 거예요. 원래 우리 봄여름가을겨울은 승률 낮은 게임은 안 하는데.(웃음) 아, 이래서 제작자들이 돈을 쓸 수밖에 없게 되는구나 싶더라고요.”(김종진) 봄여름가을겨울로서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본인들이 김현식을 통해 데뷔를 했을 때와 지금은 가요계가 천양지차기 때문이다. “안타깝죠. 우리 때는 경쟁이 없었어요. 그냥 음악이 있었죠. 지금 후배들은 음악과 경쟁이 공존하는 세상에 살고 있잖아요. 몇 년 연습을 하고도 1분 테스트 받고 당락이 결정되죠. 누군가에게 심사를 받고 주눅이 들잖아요. 뮤지션들은 자기애가 강한 사람들입니다. 후배들이 기가 꺾이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합니다.”(김종진)
이시몬은 3월 13~14일 양일간 총 3회에 걸쳐 서울 대치동 KT&G 상상아트홀에서 ‘반짝반짝 청춘의 라디오를 켜고’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콘서트에서 ‘연애’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라디오 콘셉트로 열리는 이 공연에는 암 투병 중인 전태관이 DJ박스에 앉아서 진행을 맡을 예정이다. “지금 태관이가 항암제 투여를 하면서 치료 중이에요. 그런데도 함께 무대에 서겠다고 해서 아이디어를 내게 됐죠. 태관이가 관객들의 사연도 읽어주고 곡 소개도 할 거예요. 그러면 그 소개에 맞춰 저와 시몬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 거죠.”(김종진)
이번 공연에는 김현철, 빛과 소금, 스윗소로우가 게스트로 참여한다. “현철이는 공식적으로 앞으로 노래는 안 할 계획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태관이의 소식을 듣고 이렇게 우리와 함께 해준 거죠. 언젠가 태관이가 드러머로 돌아오면 빛과 소금의 장기호, 박성식과 함께 봄여름가을겨울을 다시 재결성해보고 싶어요. 몇 줄 남지 않은 버킷리스트 중 가장 윗줄에 있는 목록입니다.”(김종진)
텐아시아=권석정 기자 moribe@
사진. 봄여름가을겨울
“저희는 다른 가수를 제작할 계획이 전혀 없었어요.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로 데뷔한 후 30년 동안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죠. 뮤지션과 제작자의 재능을 다른 거잖아요. 그런데 시몬이가 굉장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준우승에 멈추는 게 아쉬웠어요. 결승전을 치르기 전 시몬이에게 말했죠. ‘만약 네가 우승하지 못하면 우리가 직접 제작하겠다. 걱정 말고 노래해라’라고요.”(김종진)
이시몬의 데뷔곡은 김현철이 90년대에 히트시킨 곡 ‘연애’의 리메이크 곡으로 정해졌다. 오랫동안 활동을 쉬었던 90년대의 전설적인 프로듀서 김현철이 김종진의 부름을 받고 단박에 달려왔다. 김종진은 김현식의 앨범 ‘비처럼 음악처럼’가 나왔을 때인 1986년경에 압구정 삼원독서실에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김현철을 처음 만났다. “현철이는 제가 만난 천재 중 한 명이죠. 고등학생이었던 현철이에게 그럴 말을 해줬어요. ‘네 음악을 해라. 하지만 음악을 직업으로 삼진 말아라’라고. 그랬더니 하나는 듣고 하나는 안 듣더라고요.”(김종진)
이시몬(왼쪽), 김현철
김현철이 직접 프로듀서까지 봐준 ‘연애’는 딱 90년대의 감수성을 가진 곡이다. “김현철 선배님의 곡을 리메이크해보자고 제안 주셨을 때 정말 기뻤어요. 저 어렸을 때부터 무척 좋아했던 분이라 함께 작업한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죠. 대선배님과 작업하는 게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제 목소리를 좋아해주셔서 작업이 금방 끝났어요.”(이시몬)이시몬은 요즘 듣기 힘든 허스키한 보컬로 이 곡을 멋지게 소화해냈다. “제게는 이 허스키한 목소리가 당연한 소리죠. 평생 들어온 목소리니까요.” 이시몬은 롤 모델이 한영애, 재니스 조플린일 정도로 강렬한 음색을 지니고 있다. “제 목소리가 하나의 장르가 됐으면 좋겠어요. 한영애 선배님은 동요, 트로트를 부르셔도 본인의 스타일로 만드시잖아요. 저도 그런 가수가 되고 싶어요.”(이시몬)
이러한 이시몬의 애늙은이 취향은 자연스레 봄여름가을겨울과 통했다. 김현철과 작업한 ‘연애’를 들어본 김종진은 곡이 마음에 들어 추가로 몇 가지 버전을 더 녹음했다. 이시몬이 가사를 쓴 영어버전과 업댓브라운이 참여한 밴드 버전, 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과 오랜 세월 함께 해온 베이시스트 최원혁이 ‘그루브 킹’이라는 예명으로 프로듀싱을 맡은 버전이 차례로 나왔다. “원래는 한 곡만 먼저 녹음하려고 했는데 시몬이가 노래 해석을 너무 잘하니까 멈추지 않고 계속 작업을 하게 되는 거예요. 원래 우리 봄여름가을겨울은 승률 낮은 게임은 안 하는데.(웃음) 아, 이래서 제작자들이 돈을 쓸 수밖에 없게 되는구나 싶더라고요.”(김종진) 봄여름가을겨울로서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본인들이 김현식을 통해 데뷔를 했을 때와 지금은 가요계가 천양지차기 때문이다. “안타깝죠. 우리 때는 경쟁이 없었어요. 그냥 음악이 있었죠. 지금 후배들은 음악과 경쟁이 공존하는 세상에 살고 있잖아요. 몇 년 연습을 하고도 1분 테스트 받고 당락이 결정되죠. 누군가에게 심사를 받고 주눅이 들잖아요. 뮤지션들은 자기애가 강한 사람들입니다. 후배들이 기가 꺾이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합니다.”(김종진)
이시몬은 3월 13~14일 양일간 총 3회에 걸쳐 서울 대치동 KT&G 상상아트홀에서 ‘반짝반짝 청춘의 라디오를 켜고’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콘서트에서 ‘연애’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라디오 콘셉트로 열리는 이 공연에는 암 투병 중인 전태관이 DJ박스에 앉아서 진행을 맡을 예정이다. “지금 태관이가 항암제 투여를 하면서 치료 중이에요. 그런데도 함께 무대에 서겠다고 해서 아이디어를 내게 됐죠. 태관이가 관객들의 사연도 읽어주고 곡 소개도 할 거예요. 그러면 그 소개에 맞춰 저와 시몬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 거죠.”(김종진)
이번 공연에는 김현철, 빛과 소금, 스윗소로우가 게스트로 참여한다. “현철이는 공식적으로 앞으로 노래는 안 할 계획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태관이의 소식을 듣고 이렇게 우리와 함께 해준 거죠. 언젠가 태관이가 드러머로 돌아오면 빛과 소금의 장기호, 박성식과 함께 봄여름가을겨울을 다시 재결성해보고 싶어요. 몇 줄 남지 않은 버킷리스트 중 가장 윗줄에 있는 목록입니다.”(김종진)
텐아시아=권석정 기자 moribe@
사진. 봄여름가을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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