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트로피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막을 내렸다.시상식은 끝났지만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제기됐던 인종차별 논란으로 여전히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등 총 4개 부문을 석권한 영화 ‘버드맨’은 예상치 못한 한국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아카데미는 지난해 영화 ‘노예12’의 스티브 맥퀸 감독에게 트로피를 선사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감독에 작품상을 수여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1년만에 또 다시 보수적으로 회귀, 후보작 선정 과정에서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시상식에서 마틴 루터 킹 감독의 전기영화 ‘셀마’가 작품상과 주제가상 단 두 부문에 오르는 데 그쳤다는 점을 두고 평론가 및 영화팬들 사이에서 비판이 일었다. ‘셀마’의 여성 감독 에바 두버네이는 골든글로브와 달리 감독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올해 남녀 주연상과 조연상 후보 20명도 모두 백인으로 채워졌다. 이에 이번 시상식은 ‘가장 뻔한 시상식’, ‘백인들의 잔치’였다는 아쉬움도 제기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4관왕에 오르며 아카데미를 빛낸 ‘버드맨’은 대사 논란에 휩싸였다. 극중 엠마스톤이 한국인이 운영하는 꽃집에서 “X같은 김치 냄새가 진동해(It all smells like f**king kimchi)”라고 말한 대사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
한국 개봉은 3월5일이지만, 미국에서 미리 영화를 관람한 일부 관객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를 알리면서, 해당 표현이 한국인을 비하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과 과민 반응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아카데미상은 미국영화업자와 미국내 영화단체인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 협회에서, LA의 개봉관에서 일주일 이상 상영된 영화를 대상으로 심사하여 수여하는 미국최대의 영화상이다. 미국 영화계 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관심과 흥미의 대상으로 그만큼 다양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 2006년에 열린 제7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조지 클루니에게 남우조연상을 안긴 영화 ‘시리아나’는 때아닌 표절 논란으로 화제가 됐다. 프랑스 시나리오작가 스테파니 베르뇨가 ‘시리아나’가 자신의 시나리오 일부를 표절했다며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와 조지 클루니의 제작사 섹션 에잇, 스티븐 개건 감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
요르단에 거주하며 중동지역 지정학 전문가로 활동해온 베르뇨는 자신이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작업했던 시나리오 ‘오버사이트’에 등장하는 15∼20개 장면이 ‘시리아나’에 통째로 도용됐다며 200만유로(약 24억원)를 요구했다. 워너 브라더스 측은 이에 대해 “타당성이 없다”며 “우리의 입장을 법정에서 변호하겠다”고 대응했다.
지난 2012년에는 제8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할리우드 스타이자 ‘콘트라밴드’ 제작자이기도 한 마크 윌버그가 수상 결과를 미리 누설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상식 결과는 대체로 맞아 떨어져 유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마크 윌버그는 “정보통을 통해 이번 오스카 결과를 미리 알고 있다”며 ‘아티스트’가 작품상을, ‘아티스트’의 주인공 장 뒤자르댕이 남우주연상을 탄다고 밝혔다. 또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은 ‘헬프’의 비올라 데이비스와 옥바티아 스펜서가 받으며, 남우조연상은 ‘비기너스’의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수상한다고 주장했다. 마크 윌버그는 ‘휴고’는 의상상과 미술상, 촬영상을 받으며, ‘트랜스포머3’가 음향효과상을 받을 것이라고 폭로했다.
이는 대체로 맞아 떨어졌으나, 여우주연상은 비올라 데이비스가 아닌 ‘철의 여인’의 메릴 스트립에게 돌아갔다. 의상상도 ‘휴고’가 아닌 ‘아티스트’가 거머쥐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상을 수상한 여배우들은 이혼을 하게 된다는 일명 ‘오스카의 저주’에 대한 논란도 증폭되고 있다. 12년동안 오스카상을 받은 12명의 여배우들중에 9명이 이혼을 하였으며 대표적으로 기네스 팰트로, 줄리아 로버츠, 할리 베리, 샤를리즈 테론, 힐러리 스웽크, 리즈 위더스푼, 케이트 윈슬렛 등이 있다.
오스카의 저주는 이런 파경 뿐만 아니라 여배우들의 흥행 부진으로도 나타난다는 속설이 있다. 이러한 속설때문에 케이티 홈즈는 오스카상 수상을 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수상여부와 상관없이 톰 크루즈와 갈라섰다. 2013년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제니퍼 로렌스는 수상 이후 남자친구인 니콜라스 홀트와 이별과 만남을 반복했지만, 약혼까지 한 뒤 끝내 결별했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버라이어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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