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뮤지스 팬들, 마인에게 물었다. 나인뮤지스에 대한 진짜 궁금증은 무엇인지. 어느 시인의 시처럼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일 수 있지만, 한 달 사이에도 수많은 아이돌이 쏟아져 나오는 가요계에서 ‘그냥’이란 이유는 힘을 잃기에 십상이다. 팬들은 스타의 일거수일투족, 모든 것에 관심을 쏟는다. 많이 아는 만큼 호기심도 많다. 팬들에게 ‘내 가수’에 관한 궁금증을 묻는 건 그 가수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할 수 가장 빠른 지름길일 수 있다. 마인의 질문을 바탕으로 나인뮤지스에게 직접 물었다.
나인뮤지스는 최근 새 미니 앨범 ‘드라마’를 발표하고 활발한 활동 중이다. 13개월 만에 돌아온 나인뮤지스는 새 멤버 소진과 금조를 영입했다. ‘드라마’는 7~80년대를 연상시키는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어우러지는 중독성 강한 레트로 펑키 스타일의 곡으로, 가장 친한 친구와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드라마에서나 일어날 법한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이유애린과 성아의 쫄깃한 랩과 나인뮤지스의 탄탄한 보컬라인 현아-경리-혜미-금조의 섹시함이 듬뿍 묻어나는 매력 있는 음색이 돋보인다. 나인뮤지스는 ‘드라마’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보이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 ‘팬들이 묻는다, 나인뮤지스’에 등장하는 질문은 지난 11~12일 기자의 개인 트위터를 통해 서면으로 받은 내용을 선별해 구성했습니다. 이번 편은 나인뮤지스가 가수로서의 이야기를 알 수 있는 답변들입니다.
Q. 1년이 넘는 공백기로 불안하기도 하고 생각이 많았을 것 같아요. ‘드라마’로 음원순위도 오래 유지하고, 1위 후보에도 오르는 등 각 음악방송에서 역대 최고 순위를 찍고 있는데 요즘 기분이 어떤가요? 이유애린 : 팬들이 좋아해주셔서 더 기분이 좋아요. 혜미 : 순위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팬 여러분들 덕분이에요. 우리가 잘하고 그런 것을 떠나서 팬들이 아니었으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오를 수 없는 순위였어요. 정말정말 감사해요. 그런데 처음이다 보니 실감이 잘 나지 않아요. 떨리거나 그런 것을 잘 못 느끼겠어요.
Q. 1위 공약이 있다면요. 경리 : 모든 멤버들이 반달머리를 하고 ‘드라마’ 무대를 하기로 했어요. 민하 : 또, 회식 자리 찾아가서 같이 불금댄스를 추는 건 어떨까요?
Q. 지난해에는 경리와 소진이 제국의아이들 케빈과 네스티네스티로 유닛활동을 했어요. 혹시 각자 멤버별 유닛하고 싶은 멤버가 있나요? 혜미 : 표박밥(표혜미, 박경리, 박민하, 구(舊) 막내라인을 일컫는 애칭)으로 귀여운 것을 해보고 싶어요. 또 현아 언니와 애린 언니, 금조랑 노래를 하고 싶어요. 뭔가 인디 감성도 느껴지면서 너무 알앤비 같은 것 말고요. 셋 다 목소리가 극과 극이니까 개성이 묻어나오지 않을까요. 현아 : ‘드라마’ 쇼케이스 때 애린, 혜미, 금조랑 노래를 했었잖아요. 그런 식으로 무대를 한 번 더 꾸며도 좋을 것 같아요. 그때 팀워크가 좋아서 정말 떨렸는데도 서로 서로 의지하면서 불렀던 터라 수월하게 했어요. 또, 제대로 된 섹시를 원하신다면 경리랑 애린이랑 셋이 해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혜미 : 나는 안 넣어? 민하 : 애린 언니 만능이네~ 성아 : 저는 애린 언니랑 소진이랑 힙합하고 싶어요. 소진 : 저도 평소에 추던 춤이 걸스힙합이니까 애린 언니랑 성아 언니랑 쇼케이스 때 춤췄던 멤버로 힙합스러운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어요. 민하 : 저는 표박밥으로 청순한 콘셉트! 경리 : 표박밥으로 큐티섹시! 군부대에서 보여줬던 그런 모습이요.
Q. 나인뮤지스의 원톱 예능감 이유애린, 자신이 예능 프로그램을 하나 기획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떤 걸 해보고 싶나요? 이유애린 : 짝짓기 프로그램이요. ‘천생연분’, ‘장미의 전쟁’ 같은 것이요. 사실.. 제가 외롭거든요. 연애를 하고 싶은데 대리만족을 해야 겠어요. 커플 만드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거기서 괜찮은 남자는 내꺼! 일동 : 하하하하.
Q. 이유애린은 방송에서 살신성인해서 분위기를 띄우고 개인기를 하시는데 혹시 집에 가서 자기 전에 침대에서 하이킥하면서 잠드나요? 이유애린 : 하이킥은 안 해요. 더 못 보여줘서 속상해요. 희생이 아니라 그냥 즐겁게 하는 거예요. 보는 사람들은 당연히 즐겁겠지만, 그 안이 즐거워야 보는 사람도 즐겁다고 생각해요. 매순간 재미있게 즐겁게 하고 싶어요. 웃기려고 하는 것이 절대 아니예요.
Q. 경리와 이유애린의 불장난 댄스는 어떻게 만들어진 건가요? 이유애린 : 멤버수가 줄다보니 동선이 흐트러졌었어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지나가며 보는데 경리의 힙이 정말 예뻤어요. 저 힙을 만지고 싶다!! 저 아이와 함께 춤을 추고 싶다!! 갑자기 삘을 받아서 경리한테 달려갔어요. 경리가 처음엔 부끄러워했는데 그 다음부터는 정말 잘해줬어요. 영상이 많이 화제가 됐더라고요. 경리 : 그걸로 팬도 많이 생겼어요!
Q. 이유애린은 ‘돌스’ 때부터 랩하는 목소리와 실력이 확 바뀌었는데요. 래퍼 이유애린은 노력형인가요? 천재형인가요? 이유애린 : 정말 다행인 게 음색이 조금 타고난 거 같아요. 일반 사람들과 똑같은 배워도 음색이 좋아서 더 잘하는 것처럼 보여요. 랩하는 분들이 이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하더라고요. 기교를 떠나서 음색이 타고나서 플러스 요인이 된 것 같아요.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래퍼로서 롤모델은 없어요. 있다면 너무 틀에 박혀 있고, 모방하는 것 같아 공부가 되지 않았어요. 저만의 색깔을 찾으려고 하고 있어요.
나인뮤지스가 SNS를 통해 공개한 셀카
나인뮤지스가 SNS를 통해 공개한 셀카
Q. 나인뮤지스는 SNS로 팬들과 소통을 많이 합니다. SNS로 팬들과 소통하는 것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이 있나요? 성아 : 만화를 그려준다든가 뭔가 날 위해 특별히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을 만들어줄 때 인상 깊어요. 민하 : 우리가 있기 때문에 하루를 즐겁게 보낸다든지! 이유애린 : 우리 휴대폰에 셀카보다 팬들이 찍어준 사진이 더 많아요. 카톡 사진도 다 팬들이 찍어준 사진이에요. 혜미 : 아침마다 ‘잘잤어?’, ‘밥먹었어?’라며 사소한 안부도 챙기는 것도 힘들 텐데 고마워요. 현아 : 동물 관련된 것 보내줄 때! 아침에 일어나서 보면 힐링되잖아요. 또 ‘현아시’ 같이 생일 챙기는 것에 놀랐어요. 그거 보내려고 알람까지 맞춘다니까 정말 대단해요.
Q. 소진과 금조는 SNS 안 하나요? 소진 : 아직은요.. 원래 잘 안했어요. 금조 : 연습생 시절에 하던 것을 다 없앤 상태에요. 지금은 눈팅만 하고 있어요.
Q. 나인뮤지스는 유독 여자팬이 많아요. 많은 이유가 있을까요? 성아 : 털털함? 경리 : 최근에 들었는데 여자인데도 멋있어 보인대요. 남자 아이돌 같은 느낌도 있대요!
Q. 성아는 ‘드라마’에서 래퍼로 변신했는데 다음 앨범에 랩과 보컬 중 무엇을 선택하고 싶나요? 성아 : 시켜만 주신다면…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저는 사실 이유애린 언니가 랩을 혼자 했으면 좋겠어요. 나인뮤지스를 생각했을 때 이유애린의 색깔이 더 많이 묻어났으면 좋겠어요.
‘드라마’ 포인트 안무인 불금댄스
‘드라마’ 포인트 안무인 불금댄스
Q. 나인뮤지스 매번 안무가 많은데 멤버 중에서 댄스 습득력이 가장 빠른 사람은 누구인가요? 현아 : 혜미! 습득력은 빠르지. 혜미 : 습득력은 빠른데 춤실력이 부족해요. 하하하. 현아 : 혜미가 기억을 잘해요.
Q. 그럼 습득력이 느린 사람은요? 민하 : 왜 나를 봐? 이유애린 : 민하는 많이 빨라졌어. 현아 : 다들 비슷비슷해요. 이유애린 : 나는 너무 속상해. 가르쳐주면 잘할 수 있는데 프리댄스로 하라면 못하겠어. 민하 : 왜, ‘야만TV’ 에서는.. (이유애린 흉내 중) 일동 : 하하하하.
Q. 앨범을 준비하고 콘셉트를 잡을 때 제일 신경쓰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아 : 기본적으론 몸매!! 마냥 살을 빼는 게 목적이 아니라 바쁜 스케줄을 무난하게 받아줄 수 있는 몸의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많이 해요. 콘셉트적으로는 잘 어울리는 것보단 잘 어울리게 우리가 어떻게 소화할 것인지 또 타이틀곡에 맞게 그리고 보여줄 수 있는 부분들이요. 예를들면 이번 앨범 재킷에 가발을 써서 기존의 색깔과 다르게 보여주려고 했다는 점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돼요.
Q. 작사 작곡에 흥미가 있는 멤버들이 있던데 자작곡 소식은 없나요? 현아 : 이제 슬슬 음악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듯 해요. 경리와 혜미도 조금씩 참여도를 높이고 있어요. 작년에 제가 에세이 ‘매일 매일 사랑해’를 내면서 책의 OST를 작사 작곡해 융합 콘텐츠를 만들어 보았는데 아무래도 그 시즌 즈음에 음악을 많이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만들어 놓은 곡들은 기존 나인뮤지스의 색깔과 맞지는 않지만 또 다른 나인뮤지스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시간날 때 다듬어 가고 있어요. 지금은 드라마에 집중을하기 위해 멈춰 있는 상태에요.
Q. 현아는 팬들이 29개월, 29일 나이를 줄여 말하는 응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현아 :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가 더 어렸으면 좋은가.. 저는 사실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살고 있어요. 늘 어렸을 때부터 나이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관해서 생기는 사람이 만든 숫자일 뿐이라는 생각이에요. 팬들이 응원이 평소에는 나를 귀엽게 해주려고, 책임감을 없애주려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요즘 문득 나이가 많은 게 불안하거나 싫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걸그룹을 나이 어린 친구들이 많이 하다보니 걱정이 되긴 해요.
Q. 현아는 과거부자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과거의 경력이 많아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현아 : 매순간이 기억에 남아요.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그 중 이준기 오빠와 뮤직비디오 찍었던 장면이 생각나요. 프로는 저런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준기 오빠가 3일 동안 잠을 한숨도 안자고 댄스를 하는데 지치지 않고 하셨어요. 저는 그때 전체 망사를 입어야 해서 눈치가 보여 화장실 못 가고 매니저 언니한테 찡찡댔거든요. 준기 오빠를 보면서 연예인이라는 것이 쉽지 않고, 프로 의식이 있고 자기 직업에 있어서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Q. 그런데 ‘저끝표’가 뭔가요? 혜미 : 아, 그게 라디오에서 말했던 외모 순위인가? 민하 : 신동오빠가 하는 라디오에서 외모 서열을 이야기하는데 “혜미 씨는 어느 정도에 있나요?” 하기에 제가 “저 끝에 있다”고 한 것이 ‘저끝표’가 됐어요.
Q. 그럼 혜미는 ‘저끝표’에 공감하나요? 혜미 : 절대 공감할 수 없어요.
Q. 혜미는 뮤지컬을 희망하던데 어떤 배역을 해보고 싶은가요? 또 똑똑함하면 표혜미라고 하는데 그 비결이 있나요? 혜미 : 뮤지컬 ‘위키드’에서 글린다 역을 해보고 싶어요.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보통 서브 주인공이면 악역이 많은데 전혀 그런 것도 없고 사랑스러워요. 저랑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똑똑함은 제가 잡다한 데 관심이 많아서 하루 종일 웹서핑을 많이 해요. 그런데서 오는 잡다한 지식들이 있어요.
센 언니들인데 알고 보면 귀요미
센 언니들인데 알고 보면 귀요미
Q. 올해도 팬들이랑 소풍을 가나요? 콘서트 계획은요! 현아 : 두 번째 앨범이 나올 즈음엔 소풍이 됐든 미니콘서트가 됐든 준비를 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시기도 있고, 회사와 이야기를 해야 겠지만 우리도 그날들이 기대가 되요.
Q. 나인뮤지스는 ‘센 언니들’, ‘무서운 언니들’이라는 인식이 강한 그룹입니다. 알고 보면 귀요미들인데 말이죠! 조금 더 대중에게 다가가야 할 시간이 온 것 같은데 어떤 생각들을 가졌는지 궁금합니다. 혜미 : 인터뷰나 리얼리티를 찍을 때, 평소에 내가 애교가 많지 않더라도 조금 더 과장해서 하려고 해요. 현아 : 대중에게는 음악방송 외에 보여줄 일이 적어요. 그래서 SNS로 많이 소통하려고 해요. 무조건 셀카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멤버들과 함께 노는 것도 올려요. 제가 민하를 애타게 불렀던 장면도 그것 중 하나예요. 그게 대중에게 어느 정도 가깝게 전해지느냐가 고민인데 그래도 우리가 최대한 할 수 있는 일은 그것이지 않을까요?
Q. 나인뮤지스를 하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다면 나인뮤지스를 계속할 수 있게 잡아준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일동 : 멤버들! 현아 : 작년 한 해 동안 정말 힘들었는데 정말 멤버들 덕분이에요. 우리가 서로서로 손을 잡고 있어서 지금 우리가 같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멤버들이 정말 힘이 됐어요. 이유애린 : 진짜 ‘고마움’이 잡아줬어요.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