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풍문으로 들었소’
SBS ‘풍문으로 들었소’
SBS ‘풍문으로 들었소’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1회 2015년 2월 23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부와 권력을 모두 지닌 법조계 집안의 부부 한정호(유준상)와 최연희(유호정)은 고교 3학년인 아들 한인상(이준)이 서울대에 합격하자 이후 미래 계획으로 분주하다. 사법고시 합격 후 명문가와 결혼시키는 것이 부부의 계획이지만 인상은 뜻밖의 일에 맞닥뜨린다. 영어 캠프에서 만나 좋아하게 된 서 봄(고아성)을 찾아나선 인상은 봄이 자신의 아이를 가졌으며 곧 출산을 앞두고 있음을 알게 된다. 봄의 가족과 만난 인상은 봄을 책임지겠다며 부모님을 만나러 봄과 함께 집으로 향한다.

리뷰
곳곳에 숨은 풍자와 위트는 영화를 연상시키는 깊이감 있는 화면과 어우러지며 안정감있는 첫 회를 만들어냈다. 막대한 부와 권력, 기품있는 매너 등 무엇 하나 빠질 것 없어 보이는 법조계 집안의 부부 한정호와 최연희는 ‘한국사회 상류층’이라는 그들만의 리그를 견고히 다져 가며 자신들의 규격에 맞는 삶을 영위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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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순종적인 모범생 아들 인상 또한 잘 어울리는 액세서리처럼 예의범절과 그에 걸맞은 스펙을 갖추며 부부의 인생의 한 조각을 제대로 꿰어맞춰준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런 인상에게는 강렬한 사랑의 주인공 서봄이 있었다. 몇 개월 만에 만난 봄은 만삭인 배를 안고 있었다. 영어 캠프에서 만나 하룻밤 사랑을 나눈 이들이 불량 콘돔 덕(?)에 부모가 될 상황에 놓이게 된 것.

봄을 책임지겠다며 함께 집으로 향하던 인상은 충동적으로 강물에 빠져 죽을 고민도 하지만 잠깐 발을 담근 후 차가운 수온에 이내 철회하는 소심한 인물이다. 한편 연희는 아직 대학에도 입학하지 않은 인상의 미래를 사법고시 패스와 명문가와의 결혼으로 정한 후 점쟁이를 찾아 부적까지 구해 붙인다. 겉으로는 교양미 넘치지만 그런 연희의 속물성을 알고 있는 지영라(백지연)는 매번 연희를 비꼬기 일쑤다.

상류층의 허위 의식과 청춘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시종일관 코믹한 톤 속에서 펼쳐졌다. 보통 미니시리즈가 1,2회에서 주요 사건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속도감 넘치고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반면, 이 작품은 차분히 이야기를 풀어가며 이후 펼쳐질 사건과 인물의 면면을 세세히 보여주며 잘 짜여진 첫 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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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이나 바스트 숏을 자제한 연출은 배경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전체적인 분위기 전달에 주력했다. 이를 통해 인물들의 이중적인 면도 세심하게 드러났다. 겉으로는 누구에게나 젠틀한 매너남이지만 자신만의 기준이 확고한 정호와 품격 뒤로 속물적 시선을 지닌 연희, 모범생이지만 겁 많고 찌질한 면이 많은 인상, 인생 최대의 사건 속에서도 누구보다 초연한 봄 등의 모습을 통해 이후 이들이 펼쳐갈 이야기에 기대감이 실렸다.

수다포인트
– 말 더듬는 모습마저 자연스럽게 막강 소심 찌질남의 전형을 온몸으로 보여준 이준에게 박수를!
– “저, 기사님, 키스 한 번만…” 택시에서 매너있게 키스하는 새로운 방법 유행예감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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