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럼디에어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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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 마일로와 지로 이뤄진 2인조 밴드 프럼디에어포트는 서정적 멜로디와 진취적 메시지라는 확고한 정체성에서 팀을 출발시켰다. 11개월 동안의 작업을 걸쳐 발표하게 된 정규 1집 앨범 ‘유 쿠드 이매진(You Could Imagine)’에도 그 생각이 또렷이 느껴진다. 1번 트랙부터 천천히 들어보면 마치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다. 자신만의 판타지 세계를 만들게 된다. 프럼디에어포트의 음악은 마치 팀명 그대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공항을 제공한다.

프럼디에어포트는 무섭게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팀이다. 지난 2012년 발표한 데뷔 싱글 ‘컬러스(Colors)’로 해외 여러 음악 사이트 및 커뮤니티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어 2013년 발표한 세 번째 싱글 ‘타임라인스(Timelines)’는 미국 인디 셔플 차트에서 다프트 펑크(Daft Punk)를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들 음악의 힘은 무엇일까.

Q. 첫 정규 앨범이다. 소감이 어떤가?
마일로 :
11개월 만에 정규 앨범으로 찾아뵙는데 감회가 새롭다. 이제 시작이니 좋은 활동과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2015년 됐으면 좋겠다. 사실 싱글이나 EP는 회사 없이도 개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정규 앨범은 질도 높아야 하고, 욕심을 부릴려면 회사 없이 안 된다. 재작년에 좋은 회사를 만나서 정규 앨범까지 내고 나니 굉장히 좋고, 의욕에 차 있다.

Q. 정규 앨범에 대한 만족도를 점수로 매긴다면.
마일로 :
78점. 보완해야 될 점은 많은데 그래도 우리 둘이 만든 앨범이니까 자부심이 가져도 될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자부심과 이 앨범에 만족도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자부심은 100점인데 만족도는 78점이면 평균 이상이니 괜찮지?
지 : 저는 2점 더 보태서 80점.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 더 발전해야 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80점!

Q. 앨범 타이틀을 ‘유 쿠드 이매진(You Could Imagine)’으로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
마일로 :
이번 앨범에 콘셉트가 판타지였다. 일상생활에서 기준을 잡아서 대중에게 다가가거나 뭔가 메시지를 제시하다 보면 조금 지치는 경우가 있더라. 내가 듣기에도 이래라저래라 이러는 경향이 있다. 좀 더 색다르게 접근할 방법이 없을까. 어떤 다른 관점, 다른 상상에서 접근하자. 나니아 연대기 같은 세상을 만들어서 거기 안에서 함께 가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앨범은 답이 아닌 길을 제시하는 앨범이다. 함께 답을 찾아서 그 여정을 보자. 그 여정의 이륙을 해서 착륙을 하기 까지 내용인데 우리 음악을 들으면서 그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하는 취지에서 이름을 ‘유 쿠드 이매진(You Could Imagine)’으로 짓게 됐다.

Q. 많은 작곡가들이 일상을 소재로 영감을 얻고 공감을 자아내는 편인데 프럼디에어포트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마일로 :
우리도 일상에서 영감을 얻는다. 영화를 진짜 많이 보는 편이기 때문에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려고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식으로 나온다. 현실 속에서 어떻게 나올까 생각하다 유치하지 않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

프럼디에어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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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앨범 타이틀을 ‘사이트(Sight)’와 ‘플라잉 월스(Flying Walls)’로 더블타이틀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 :
‘사이트’를 처음부터 타이틀로 생각했는데 미국 공연에서 ‘플라잉 월스’가 현장 반응이 좋았다.
마일로 : 비행의 시작과 마무리를 타이틀곡으로 한 느낌도 있어서 좋다. 처음에는 ‘사이트’가 꿈에 들어가는 듯한 그런 작용으로 여행이 시작된다. 일종의 스토리텔링을 넣으려고 했다. 중간 트랙인 ‘인조이 더 플라잇(Enjoy the Flight)’라는 인스트 트랙이 있는데 연주곡임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비행기를 타고 상상할 수 있을만한 곡이다. 그 다음 트랙에 대한 기대감도 올릴 수 있다. 마지막에는 ‘플라잉 월스’로 착륙하는 과정까지. 일렉트로 팀들은 굉장히 쉽고 즐기는 경향이 대부분인데 우리는 일렉트로 록 씬 중에서도 서정적이고 진취적인 매력을 다루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은 서정적인데 메시지는 진취적이다. 각 노래마다 스토리텔링에 신경을 많이 썼다.

Q. 그런데 거의 모든 곡의 가사가 영어다. 국내 리스너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엔 한계가 있지 않을까.
마일로 :
충분히 그런 방향성을 생각해 한국어를 조금씩 넣어 놨다. 충분히 리스너들이 들으면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어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둘이서 음악을 해외에서 먼저 시작을 하면서 그쪽으로 방향성과 정체성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 정체성을 버리기가 쉽지 않았다. 일렉트로 같은 장르가 유럽에서부터 시작된 음악이기 때문에 영어가 더 노래를 잘 살린다. 판소리에다가 영어를 입혔을 때 느낌이 안 나듯이 말이다. 한국어가 곡의 발란스를 깨트리는 듯한 늬앙스를 풍기기도 해서 그것을 연구하는 과정에 있다. ‘사이트’에는 한글과 영어를 섞었는데 이런 식으로 대중에 다가가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Q. 음악으로 먹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했나?
마일로 :
고등학교 1~2학년때부터 생각했다.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고 굉장히 진보적인 음악을 했다. 그때부터 프로뮤지션으로 데뷔를 해서 20세 때부터 영화 음악을 했다.
지 : 영화를 공부해서 원래 꿈은 영화 쪽이었는데 음악을 계속 하고 있었다. 군대에서 생각을 많이 하면서 내 재능을 판단하다 보니 영화는 아니었던 것을 같았다. 좋아하는 게 음악이니까.

Q. 음악적 파트너로 서로를 정하게 된 계기는?
마일로 :
좋아하는 아티스트도 비슷했다. 콜드 플레이나 드림 시어터나 그런 팀들을 좋아하고, 그런 류의 음악을 하고자하는 의지가 있었다. 그것을 대중화시키고, 진취적인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점이 맞았던 것 같다. 간단하게 즉흥 연주를 하면서 나왔던 것이 ‘컬러스’였다. 서로 그 노래가 잊히지 않아서 서로 연락을 했다. 앨범 발매를 해보자. 그러기 전에 이 팀에 대한 정체성이 필요할 것 같다. 팀 이름을 짓자. 공항에서 여러 가지 인생의 많은 것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주제가 있고나서 제목을 정하는 것처럼 공항에서 수많은 감정의 공유들, 우리들의 진취적인 메시지를 담고 싶어서 프럼디에어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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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난 2013년 해외에서 발매한 싱글 ‘타임라인스(Timelines)’로 미국 ‘인디 셔플(Indie Shuffle)’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기분이 어땠나?
지 :
당연히 좋았다. 맨땅에 헤딩식으로 했으니까 ‘타임라인스’가 그렇게 됐을 때 이 팀으로 계속 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그걸로 회사를 들어가게 됐다.
마일로 : ‘컬러스’와 ‘타임라인스’ 같은 경우 실질적인 성과도 있었지만, 팬들에게 오는 메일이나 메시지들을 보고 우리가 올바르게 하고 있고, 좀 더 힘을 내서 이 여정을 진행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것을 토대로 좋은 메시지와 좋은 음악, 대중에게 다가가기로 노력하자.

Q. 프럼디에어포트는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 것인가?
마일로 :
스토리텔링과 진취적인 메시지를 가지고 시작했기 때문에 그것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Q. 이번 앨범으로 어떤 평가를 받고 싶나?
마일로 :
그런 것들을 생각하기보다 다양한 평가가 나오면 좋을 것 같다. 모두가 다 다르게 음악을 듣는다. 중점적으로 듣는 포인트가 다른데 각자의 느낌대로 피드백해주셔도 좋다. 음악 평론가 분들이나 기자님들이나 어떤 방법으로 표현해주신 건 관심과 애정이다. 거기서 우리가 또 다음에 어떤 부분에 신경 써야할지 느낄 수 있다. 음악은 대중을 생각하는 게 음악이기 때문에.

Q. 그렇다면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나?
지 :
음악하는 이유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목표다. 그냥 꾸준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꼭 대박이 난다기 보다 꾸준히 음악할 수 있는 여건이 되고, 실력이 그만큼 꾸준히 됐으면 좋겠다.
마일로 : 해외의 많은 팬에게 알려지는 아티스트가 됐으면 좋겠다. 더불어 그렇게 됐을 때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던 게 의사는 육체를 치료하고 음악가는 영혼을 치유한다는 것이었다. 앞으로도 우리 팀이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할 수도 있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됐으면 좋겠다.

Q. 프럼디에어포트는 음악과 공연의 질감이 상당히 다를 것 같다.
마일로 :
다르다. 라이브는 파워풀하고 록킹하다. 음악으로 들을 때는 하나의 파스텔로 그림을 그리는 듯한, 상상이 펼쳐지지만, 라이브 공연은 물감 던지는 그런 축제 같은 느낌이다. 앨범은 캔버스에다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면, 라이브는 색소 폭탄을 던지는 그런 느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일로 :
트랙별로 주옥같은 노래들이다. 11개월에 걸쳐서 열심히 준비한 만큼 다 들어줬으면 좋겠다. 페스티벌부터 여러 가지 다양한 방면으로 찾아뵈려고 노력할 테니 관심과 사랑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리스너가 없으면 아티스트도 없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플럭서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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