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부탁해’ 이경규 이예림 부녀.
‘아빠를 부탁해’ 이경규 이예림 부녀.
‘아빠를 부탁해’ 이경규 이예림 부녀.

SBS 설 특집 ‘아빠를 부탁해’ 2회 2015년 2월 21일 토요일 오후 6시

다섯 줄 요약
이경규 이예림, 조재현 조혜정, 강석우 강다은, 조민기 조윤경 등 네 쌍의 부녀는 처음으로 단 둘이서 하루를 보냈다. 이경규 이예림 부녀는 둘을 이어주는 매개체인 강아지와 함께 했고, 조재현 조혜정 부녀는 소박한 나들이에 나섰다. 조민기 조윤경은 혹독한 ‘살림’ 교육이 이어졌고, 강석우 강다은은 캐노피 제작에 돌입했다. 네 쌍의 부녀들은 각기만의 방식으로 하루를 채웠다. 둘 만이 시간을 보낸다는 것에 어색해하던 부녀들은 차츰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에게 다가갔다.

리뷰
딸을 사랑하는 아빠의 마음은 알고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분명 아빠도, 딸도 서로의 마음이 어떻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게다. 중요한 건 ‘표현’이다. 사랑하는 연인에서도 사랑한다는 ‘표현’이 중요하듯, 가족끼리도 그 표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고 있어도 표현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오해와 아쉬움이 겹겹이 쌓이고, 그 쌓인 만큼이나 어색함은 굳건해 진다. ‘아빠를 부탁해’의 아빠들은 그런 표현을 못하고, 딸들도 그런 아빠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한다. 그 공감대가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을 것만 같았던 ‘가족 예능’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또 다른 재미와 웃음, 눈물을 만들었다.

‘아빠를 부탁해’를 보고 있으면 아빠와 딸의 관계 개선은 참으로 쉬워 보인다. 딸들이 바라는 건 정말 사소한 것들이다. 조재현의 딸 조혜정은 아빠와 스티커 사진을 찍고, 같이 버스를 탔다. 또 보드게임을 즐겼다.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들에 조재현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딸 조혜정은 “아빠와 길을 걷는 그 자체가 좋았다”고 할 정도다. “얼마나 좋았는지 자랑하더라”는 엄마의 말이 더해졌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지나치지만, 사실은 그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다. 조금만 눈을 돌린다면 어렵지 않다. 물론 쉽진 않겠지만, 지레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를 알려준 것만 해도 ‘아빠를 부탁해’의 역할은 충분하다.

‘아빠를 부탁해’는 2회로 종영됐지만, 그 이후가 더욱 궁금한 프로그램으로 남았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부녀들은 겨우 한발 다가섰다. 그래서 다음이 궁금해졌다.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어색해했던 이경규는 딸 예림과의 대화가 많아졌을지, 조재현은 딸과 시간을 보내는 데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지, 조민기는 친구 같은 아빠로 지내고 있는지, 강석우는 딸과 많은 추억을 만들고 있는지 말이다. 이경규는 방송 말미에 “방송이 아니었다면 계속 이랬을 거다. 어색하게. 진짜”라는 말을 남겼다. 그 말이 ‘아빠를 부탁해’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이경규의 말처럼, 딸을 가진 수많은 아빠들이 그럴 것이다.

특히 ‘아빠를 부탁해’는 성인인 딸과 아빠 사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아빠를 내세운 기존의 육아예능과는 확실히 색다른 재미를 부여했다. 기존 육아예능은 어린 아이들의 귀여움과 돌발 행동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아빠들의 고군분투가 재미를 가져왔다. 반면 ‘아빠를 부탁해’는 귀여움과는 거리가 멀지만, 아빠들의 고군분투는 여전했다. 무엇보다 딸들의 고민과 생각을 직접적으로 전해진다는 점에서 ‘무한공감대’가 형성된다. 20대의 딸들이 던지는 말 한마디는 많은 아빠의 마음을 칠 것으로 보인다. ‘아빠를 부탁해’의 최대 강점이다.

수다포인트
-뜨끔하신 아빠들 많죠?
-이경규는 정말 라면의 신이군요.
-청소기 다섯 대는 좀 너무하지 않나요.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사진. SBS ‘아빠를 부탁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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