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뮤지스 팬들에게 물었다. 나인뮤지스의 매력은 무엇인지. 어느 시인의 시처럼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일 수 있지만, 한 달 사이에도 수많은 아이돌이 쏟아져 나오는 가요계에서 ‘그냥’이란 이유는 힘을 잃기에 십상이다. 요즘은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내 가수’의 매력 포인트를 모아 온라인상에서 적극적인 ‘영업’(글을 쓰거나 좋은 직캠을 공유하거나 그림을 올리는 식의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팬들에게 ‘내 가수’의 매력을 묻는 건 그 가수를 알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일 수 있다. 이 글은 나인뮤지스의 팬이라면 ‘아, 이런 매력이 있었지’라고 나인뮤지스에 대해 되짚어 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테고, 팬이 아니라면 ‘아, 이런 매력도 있구나’라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나인뮤지스 멤버들 각자 매력이 다 달라서 그 매력을 한 군데로 모으기가 참 어려운 일인데 굳이 꼽자면 믿음직스러운 사람들이라는 것. 그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없었더라면 오랜 공백기와 멤버 교체로 인한 불안함을 주체 못해서 팬질을 포기해버렸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듣고 싶은 말들이 참 많았는데, 분명 그들에게도 말 못할 사정이 있었을 테니까. 나뮤이기 때문에 믿고 기다린 것 같아요. 그 결과 저는 요즘 매일 행복을 느끼고 있구요! 공백기에도 지치지 않고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준 나뮤에게 고맙다는 얘길 해주고 싶어요.” (박혜주)
*‘팬들이 말한다, 나인뮤지스의 매력’은 등장하는 팬들의 이야기는 지난 11~12일 기자의 개인 트위터를 통해 서면으로 받은 내용을 선별해 구성했습니다.
# 매력 1. 도시적 외모 VS 털털한 성격. 극과 극의 반전매력
나인뮤지스는 평균 신장 172cm를 자랑하는 모델돌이다. 도시적이면서 시크한 외모에 세련된 아우라를 펼쳐 선뜻 다가가기 어렵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귀엽고 웃긴 반전 매력의 걸그룹. 자체제작 리얼리티 ‘나뮤캐스트’나 멤버들의 SNS에서 보이는 털털한 모습이 최고의 매력이다. 많은 아이돌이 반전 매력을 이야기하지만, 나인뮤지스는 그 반전의 격차가 매우 크다.
‘주간아이돌’에서 드러난 나인뮤지스 반전매력
‘주간아이돌’에서 드러난 나인뮤지스 반전매력
“나인뮤지스의 매력하면 외모와는 정반대되는 성격인 것 같아요. 무대나 생김새는 차도녀 같은데 하는 행동은 비글인 그 갭에서 오는 현실감이 좋아요. 또 다들 과거가 많은 멤버들이라 배울 점도 많구요.” (lau)
“센 인상과 소탈한 성격의 조합도 나인뮤지스의 매력 중 하나에요. 첫인상은 자칫하면 나인뮤지스에 대한 경계나 편견을 심어주기 쉬운 센 인상인데 그와 정반대되는 소탈한 성격들이 편견과 경계들을 무너뜨리면서 그게 오히려 더 큰 호감으로 변하게 하는 증폭제가 되기도 해요.”(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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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알았던 그룹들 중 첫 이미지와 현재 이미지가 다른 유일한 그룹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다들 키도 크고 얼굴도 예뻐서 처음에는 다가가기 힘들 줄 알았는데 차차 알아갈 수록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고, 다만 우리보다 먼저 힘든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내면은 그 누구보다 여리다는 걸 유일하게 알 수 있었던 그룹이었어요!”(익명)
“나인뮤지스하면 모델돌이라는 수식어가 빠질 수가 없죠. 그룹 평균키가 170이 넘는 이기적인 몸매와 도도하고 까질 할 것 같은 조금은 센 인상을 가진 걸그룹. 그들을 가장 잘 표현 할 수 있는 수식어임에 틀림없지만 때로는 고정되어버린 그 수식어가 그녀들의 가둬버리는 것은 아닌가 싶을 때가 많습니다. 모델돌이라는 수식어 뒤에 가려진 그녀들은 사실 누구보다 여리고, 천진난만한 20대의 여자들입니다. 예쁜 외모를 낭비(?)하며 조금은 엽기적인 표정을 지어 사진을 찍고, 똑똑할 것 같은 외모와 달리 조금은 헐랭한 말솜씨를 가지고 있는. 가끔은 주변 사람들이 시끄럽다 싶을 정도로 말이 많은 건 당연지사고, 서로 장난을 주고받느라 웃음도 끊이지 않고, 평소 낯간지러워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말들이 우연히라도 나오면 바로 울컥해서 눈물도 많이 흘리는 평범한 20대 여자들입니다.”(보름달)
“나인뮤지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완벽한 겉모습도 겉모습이지만 그런 비현실적인 면에 반하는 살짝 허술하고 친근한 모습들이 더한데 사람들이 그렇게 정말 매력적인 부분들은 잘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해요. 외모만 보자면 하나도 그렇지 않은데 SNS에서 보이는 일상적인 모습들이 굉장히 친근해요. 항상 친한 언니 혹은 사촌 언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박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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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력 2. 팬 사랑
팬과 끈끈한 소통을 펼치고, 사랑을 드러내는 점도 나인뮤지스의 매력이다. 아이돌 중에서도 SNS 활동이 활발한 편인 나인뮤지스는 팬들의 멘션에 답을 해주기도 하고, 관심글을 눌러서 피드백을 주기도 한다.
‘나뮤캐스트’에서 나인뮤지스의 팬사랑과 비글미를 확인할 수 있다.
‘나뮤캐스트’에서 나인뮤지스의 팬사랑과 비글미를 확인할 수 있다.
“당연히 팬사랑과 됨됨이요. 나인뮤지스는 보통 아이돌 팬덤이 과도기, 안정기에 접어드는 4년차가 돼서야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워낙 우여곡절이 많았던지라 아무래도 나인뮤지스 멤버들과 팬들 사이에는 애틋함이 있는 것 같아요. 평소 SNS로 소통을 많이 하는데 팬들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텍스트만으로도 다 느껴져서 마냥 좋은 걸 넘어 뭉클해질 때도 있고, 내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으로 우리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느낄 때는 도리어 미안해지기도 합니다.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우리를 항상 같이 바라봐주고 많이 사랑받는 느낌이에요. 볼수록 괜찮은 사람들이라 재작년 이맘때쯤 팬이 된 후로 왜 진작 이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했나 하루라도 더 빨리 사랑해주고 응원해줄 걸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나인뮤지스는 SNS(트위터, 인스타그램)으로 팬들과 활발하게 대화해주고 소통하는 게 장점인 것 같습니다.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팬들과 함께 나눠주는 게 참 고맙습니다.” (지나가던마인1)
“말하지 않아도 팬들의 마음을 먼저 알아주는 사람들입니다. 미안하다는 말보다 고맙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입니다. 걸어온 시간에 비해 이렇다 할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분명히 한 계단 한 계단 계속 성장해왔고, 그 성장에 발맞춰 한 사람 한 사람 마인도 늘어났습니다. 사실 우리는 그저 좋아서 따라왔을 뿐인데 함께 걸어왔다고 말해주고, 큰 힘이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에 언제나 마인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고맙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입니다.” (보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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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를 알게 된 것도 경리 팬이 된 이유도 예전 어느 악플러가 모욕적인 멘션을 보냈다고 기사를 통해 본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같은 여자로서 말이라도 그 다친 마음을 위로하고 싶어서, 멘션을 보낸 적이 있는데 본인의 마음을 생각하기 전에 오히려 팬을 더 생각하고, 위로해주는 사람이었어요. 늘 받는 사랑을 당연하게 느끼는 게 아닌 진심으로 감사해하는 마음이 늘 있다는 걸 느꼈어요.” (갱 곁에)
# 매력 3. 나인뮤지스의 섹시는 다르다
나인뮤지스는 늘씬한 몸매와 외모로 자극적인 노출 없이도 섹시함을 자아낸다.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매력은 같은 퍼포먼스라도 조금 더 고급스러운 섹시를 뽐낸다. 여기에 세련된 음악과 멤버들의 탄탄한 실력으로 섹시 걸그룹에 대한 편견을 깨트린다.
나인뮤지스 ‘드라마’ 무대
나인뮤지스 ‘드라마’ 무대
“나인뮤지스의 매력은, 너무 많아서 꼽기 어렵지만 아무래도 세련된 섹시함이 아닐까요? 굳이 과하게 노출을 하지 않아도, ‘나 섹시하죠?’라고 대놓고 어필하지 않아도 은근슬쩍 드러나는 성숙한 섹시미에 반하는 사람이 많으니까요. 뮤직비디오만 보더라도 노출이나 섹스어필이 아니라 나인뮤지스 개개인의, 그리고 그룹의 매력으로 가득해서 더 눈길을 끌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소지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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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하지 않음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섹시! 노출과는 전혀 상관없이 섹시하게 보이려고 하지 않아도 풍채에서 느껴지는 나인뮤지스 멤버들 특유의 당당함과 도시적인 이미지에서 섹시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나인뮤지스는 ‘예쁘다’, ‘섹시하다’라는 말과 동시에 ‘멋지다’라는 말이 뒤따라오는 것 같아요. 그런 점 때문에 코어팬층 이외에 20대 이상의 여성 라이트 팬층이 많은 게 아닐까 싶고요. 요즘 걸크러쉬라고 많이들 표현하죠?” (익명)
“나인뮤지스의 매력이라 함은 우선 다른 걸그룹과는 차별화된 고급스러운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여성성과 섹시함을 추구하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노출, 특정 행위나 부위를 강조하는 안무는 지양합니다. 가요계에 범람하고 있는 성상품화 콘텐츠 속에서 나인뮤지스가 돋보이게 해주는 매력인 것 같아요.” (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