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습적 압수수색으로 자신의 치부가 담긴 칩이 공개될 위기에 처하자 극단적 공격성을 드러내며 하경을 향해 차를 돌진시킨 윤지숙은 이날 자신의 행위를 모두 이태준(조재현)의 탓으로 돌리며 오른팔 호성을 회유했다. 자신이 이 자리에서 무릎을 꿇으면 검찰 개혁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는 것. 끔찍한 사고 앞에 호성 역시 어찌할 바를 모르긴 마찬가지였지만 이태준을 잡겠다는 일념이 그를 움직여 조직적 사건 은폐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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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때 박정환이 마지막 카드를 내밀며 윤지숙을 잡겠다는 의지에 불을 밝혔다. 신하경을 차에 치어 중태에 빠뜨린 윤지숙의 살인미수 행각을 휴대전화를 통해 낱낱이 들었던 정환이 차에 묻어있는 혈흔을 증거로 채취해 혐의 입증에 바짝 다가갔기 때문이다.
학수고대한 윤지숙에 대한 처벌이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상상치도 못한 복병이 등장해 상황을 전복시켰다. 이호성이 윤지숙을 살리기 위해 하경을 친 범인으로 윤지숙의 외아들인 이상영을 지목해 사건을 무마한 것. 만약 이 자리에서 윤지숙이 처벌받으면 검찰 개혁이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 애써 덮은 병역비리사건 또한 밝혀질 것이 자명하기에 아들을 대신 잡아넣으라는 조언 앞에 윤지숙은 아들을 희생양 삼는 선택을 감행하는 것으로 자신을 드러내게 됐다. 도저히 감출 수 없는 자신의 죄과 앞에 대가지불을 한 것은 이번에도 역시 윤지숙이 아닌 다른 사람, 그것도 그의 피붙이인 아들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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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는 정글 같은 세상에서 인생의 빛이 되어준 한 여자를 향한, 세상과 작별하는 한 남자의 뜨겁고도 절절한 마지막 사랑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 SBS ‘펀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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