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송화면
MBC ‘킬미, 힐미’ 2015년 2월 4일 오후 10시다섯줄요약
리진(황정음)은 차츰차츰 도현(지성)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한다. 도현의 어머니를 둘러싼 집안 사정을 알게 되면서 점점 도현에게 다가간다. 도현은 리진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 혹여나 자신에게서 세기가 빠져나올까 노심초사 한다. 한편, 도현은 오메가 작가의 실체가 바로 리온(박서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리온 역시 리진이 도현과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상심에 빠진다.
리뷰
도현은 드디어 만나게 된 오메가 작가, 리온에게 “남자 아이가 지하실을 무서워 했던 이유”를 물었다. 그렇게 자신 안의 상처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갔다. 고통과 맞서 싸워보려는 도현 안에는 여러가지 자아가 꿈틀대며 그를 방해했다. 그렇게 산산조각난 내면의 자신이 겉으로 드러나기까지 도현은 얼마나 자주 부숴졌던 걸까.
가장 삐뚤어지고 가장 포악한 도현의 자아, 세기는 마침내 나타나 도현의 세계를 부숴버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렇지만 또 하나의 삐뚤어진 영혼이 있었다. 리온이다. 남매라는 이름에 갇혀 살기에 리진에 대한 감정을 감춰야만 하는 리온은 이날 도현과 리진이 함께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괴로워했다. 그렇지만 끝내 드러낼 수 없는 감정이기에 혼자서만 버둥거릴 밖이었다. 마음이 사무치도록 아픈 두 남자는 그렇게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캐릭터로 다가온다.
‘킬미 힐미’는 서사적 완성도가 높은 드라마는 아니다. 신과 신 사이가 뚝뚝 끊긴다. 그렇지만 촘촘한 설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개가 매끄럽지 못할 뿐이다. 여하튼 이 드라마의 단점은 수많은 장점 속에 잘 가려져 있다. 그 장점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역시 캐릭터다. 7인의 인격을 가진 남자 주인공 캐릭터와 그보다 더 도드라지는 예능적 재미가 극대화된 여주인공 캐릭터로 인해 재미를 살려낸다. 물론 지성과 황정음의 역할이 크다.
그리고 이 극이 마냥 장난스럽지 않게 농도를 조절하는 것은 남자들의 상처의 몫이다. 다소 허술해보여도 어떡하나. 도현과 리진의 케미스트리가 재미나고, 도현의 상처, 리온의 상처가 마음을 울리는데.
수다포인트
-오리진은 그렇게 비서봇이 되었나 봅니다
-나나, 은근 기다려져요~나나야~
-세기가 나타났다!!! 그래, 남자는 역시 세기지!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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