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이경규, 강석우, 조민기, 조재현
또 하나의 가족 예능이 온다.2월 SBS에서는 방송인 이경규와 배우 강석우, 조재현, 조민기가 딸과 함께 하는 신규 예능 ‘아빠를 부탁해(가제)’를 선보인다.
‘아빠를 부탁해’는 50대 아버지와 20대 딸이 서로 가까워지는 과정을 그리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성인이 되며 자연스레 아버지와 서먹해진 딸이 일주일에 하루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중한 추억을 쌓으며 부녀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콘셉트다. 바쁜 일상으로 인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이때,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새로운 리얼리티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대한민국 대표 중년 아빠인 방송인 이경규를 비롯하여 배우 강석우, 조재현, 조민기가 출연을 확정지으면서, 대한민국 톱스타인 이들이 과연 집에서는 어떤 아버지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 네 아버지는 성인이 된 딸을 가진 이 시대 평범한 50대 가장으로서의 모습을 꾸밈없이 리얼하게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함께 출연할 4명의 딸들도 솔직담백한 모습을 선보이며 통해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성인이 된 딸과 아버지의 일상을 담는다는 점에서 기존 육아 예능과 차별화되지만, 스타 2세를 통해 부모로서 스타의 모습을 재조명한다는 점은 궤를 같이 한다. 지난해 육아 예능, 스타 2세 예능, 가족 예능으로 불리는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생겨나며 방송가에 붐을 형성했다. 포맷만 조금씩 달리한 이들 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이 다소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올해 MBC ‘아빠 어디가’가 폐지되는 등 육아 예능이 다소 주춤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동시간대 선두를 차지하며 여전히 강세를 떨치고 있고, SBS ‘오! 마이 베이비’ 또한 지난달 시청률 7%를 재돌파하는 등 조용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육아 예능의 붐을 이끌고 온 ‘아빠 어디가’의 폐지에도 불구, 후발 주자에 속하는 이들 프로그램이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을 무엇일까.
‘아빠! 어디가?’ 매회 방송마다 이슈가 되고 출연진들이 광고를 휩쓸 정도로 프로그램이 큰 사랑을 받을 때가 있었지만, 출연진 하차 논란과 반복되는 여행 콘셉트의 지루함을 극복하지 못했다. 반면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기획 초기부터 ‘아빠! 어디가?’의 기본 포맷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지만 화려한 캐스팅과 자신만의 정체성을 잡아가면서 점차 입지를 단단히 했다.
‘아빠! 어디가?’도 시즌 2로 새 단장하고 분위기를 전환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김성주의 둘째 아들 민율이와 정웅인의 세 딸 삼윤이가 귀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육아 예능의 잇딴 등장으로 시청자들의 선택권은 넓어졌고, 눈은 더욱 높아져 있었다. 더욱 새로운 것을 찾는 시청자들의 기호를 제대로 파악한 새로운 예능들이 ‘아빠 어디가’에 머물렀던 눈길을 빼앗아 갔다.
육아 예능 전성기를 연 ‘아빠 어디가’는 여행이라는 설정된 상황 속에 아빠의 활약 영역이 한정돼 있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일상으로 영역을 확대해 아빠의 꾸밈없이 완전한 육아에 초점을 맞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오 마이 베이비’는 아빠로 한정짓지 않고 한 가정의 육아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면서 차별화 했다.
특히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함께 놀아주며 자기 일까지 해야 하는 아빠들이 ‘슈퍼맨’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정했다. 이 속에서 진땀 빼는 아빠들의 좌충우돌 육아기가 웃음을 유발하고,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 가는 아빠들의 모습이 감동을 준다. ‘슈퍼맨’이 돼야 했던 아빠들의 눈물 나는 육아기는 엄마들의 자녀에 대한 애정과 육아의 고됨을 간접 경험하게 하며 엄마 역할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성과도 거뒀다.
이 같은 기존 육아 예능의 생존법을 살폈을 때, ‘아빠를 부탁해’는 콘셉트의 반복에서 오는 피로도를 극복하고, 자연스러운 공감을 자아내는 것이 우선 과제로 보인다. 과감히 출사표를 던진 ‘아빠를 부탁해’가 기존 가족 예능과 다른 매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텐아시아 DB, SBS K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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