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있는 사랑’ 방송화면
케이블채널 tvN ‘일리 있는 사랑’(극본 김도우, 연출 한지승, 제작 케이팍스)이 엄태웅과 이시영의 재결합을 그리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지난 3일‘일리 있는 사랑’ 마지막 방송에서는 장희태(엄태웅)와 김일리(이시영) 부부가 먼 길을 돌아 화합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희태는 일리를 위해 예전 준(이수혁)에게 만들어 달라 주문해 두었던 세상 하나뿐인 흔들의자를 선물했고, 그와 마지막으로 저녁 식사를 함께 하던 일리는 눈물을 흘리며 서로 같은 마음임을 확인했다.
준은 자신의 공방을 정리하고 멀리 떠나며 일리와 담담하게 이별을 맞았다. 길거리에서 다시 만나게 된 일리와 준은 서로에게 고마웠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며 각자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일리와의 만남으로 인연을 만드는 법을 배운 준은 항상 혼자가 익숙했던 예전과는 달리 동료,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며 한 뼘 더 성숙해졌다.
다사다난했던 희태의 가족들은 무거웠던 짐을 한 겹 벗어 버리고 평안을 찾았다. 그동안 수없이 바람을 피우며 아내 고여사(이영란)의 속을 썩였던, 희태의 아버지 장민호(임하룡)는 치매에 걸린 아내의 곁을 굳건히 지키는 든든한 남편이 되었다.
지난 19화에서 세상을 떠났던 희수(최여진) 역시 식물인간으로 움직일 수 없었던 살아생전의 모습과는 달리, 한결 자유로워 보이는 상상 속 모습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아릿하게 했다. 특히 방송 말미 “세상에 일리 없는 사랑이 있을까”라는 희태의 내레이션은 각자 일리 있는 사랑을 펼치는 극중 인물들의 모습과 오버랩되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일리 있는 사랑’은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전작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엄포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엄태웅은 이번 작품에서 사랑에 빠진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는 남편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하며 김도우 작가로부터 “진정한 배우”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시영은 극 초반 사랑스러운 말괄량이 4차원 여고생부터 두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게 된 여자까지 14년에 걸친 인물의 변화를 깊은 감성으로 그리며 ‘일리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수혁은 매력적이지만 어딘가 안아주고 싶은 김준 캐릭터를 완벽 소화하며 여심을 흔들어, 이번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영화 같은 영상미를 보여준 한지승 감독의 연출은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두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게 된 여주인공 김일리와 그런 아내를 바라봐야 하는 남편 장희태, 김일리를 보며 처음으로 설렘을 느낀 김준의 사랑이 화면 구성, 음악 등 어느 것 하나 한지승 감독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섬세한 감성을 입어 아름답게 빛났다.
주인공들뿐 아니라, 극중 식물인간인 최여진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독특한 연출 기법으로 화제를 모았다. 열정적인 첫사랑의 감정과 안정적인 마지막 사랑의 감정이 뒤바뀌어 찾아온 여성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함께, 극중 사랑에 빠진 아내를 바라봐야 하는 남편의 시선을 담백한 내레이션을 통해 그려낸 김도우 작가의 필력도 눈길을 끌었다.
제작진은 “사랑에 대해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보다는, 그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일리 있는 사랑’을 통해 사랑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 되짚어보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며 “그동안 많은 성원과 관심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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