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명 ‘이병헌 협박’ 사건이 걸그룹 글램 멤버 다희와 모델 이지연의 실형 선고로 마무리 됐다. 하지만 이병헌도 이미지 실추라는 커다란 핸디캡은 안게 됐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배우에겐 가장 큰 죗값이다.
15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서관 523호 법정에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공갈) 혐의를 받고 있는 이지연과 다희에 대한 선고공판이 열렸다. 재판부는 이지연에게 징역 1년 2월을, 다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날 공판에서 재판부는 “제시된 증거를 살펴보면 연인으로부터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받은 이지연이 모멸감에 의해 벌인 행동이라기보다 금전적인 동기가 우선하는 계획적인 범행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공소사실의 유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으나 행동의 후회와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지 피해자에 대한 반성이라 보기 어렵다”며 “이지연에 징역 1년 2월, 다희에 징역 1년을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재판부는 “피해자 역시 유부남이자 유명인으로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피고인들과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게임을 통해 키스 등의 신체 접촉을 하고 이성적 관심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 이 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이병헌의 잘못을 질타했다.
재판부의 이러한 시각은 대중의 마음과도 정확하게 일치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대중의 진짜 관심은 선고 결과가 아니다. 그보다는 연기파 배우 이병헌이, 게다가 유부남인 이병헌이 자신보다 어린 여성들과 온전히 못한 행동을 했다는 것에 주목한다. ‘배우 이병헌’과 ‘인간 이병헌’의 괴리에서 느끼는 배신감이 큰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사건 이후 대중은 피고인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피해자 이병헌의 행동에 날선 칼을 휘두르고 있다. 이병헌을 향한 대중의 신뢰가 땅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또 있다. 이병헌을 믿고 그를 기용한 영화 투자사와 제작사과 감독과 스태프들 모두 졸지에 피해자가 됐다. ‘이병헌 협박 사건’이 터진 이후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 ‘협녀’와 ‘내부자들’은 현재 개봉일도 잡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영화 관계자들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영화가 개봉을 한다고 해도 뿔난 민심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또한 이번 사건이 완전히 종결된 것인지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피해자와 피고인 측은 7일 내에 판결 내용에 대해 항소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판 선고 후 이지연의 어머니는 법원을 나서며 “죄송하다. 모두 자식을 잘못 키운 죄”라고 말하면서도 “변호인과 상의를 한 후 항소 여부를 추후 결정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사건을 정말 종결된 것일까, 아니면 새로운 싸움이 시작될까. 가장 큰 죗값을 받아든 것은 누구일까. 그리고 과연 이병헌은 돌아선 대중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이 모든 것은 시간이 알려줄 것이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이지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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