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핑크
에이핑크
에이핑크

“여신 콘셉트는 흔해요! 에이핑크 있는 그대로의 예쁨을 살리면서 기분 좋은 웃음이 나오면 좋겠어요!” 에이핑크 화보를 어떻게 찍고 싶으냐는 물음에 기자가 했던 답이다. 아주 추상적인 기자의 말에 촬영 장소와 에이핑크의 기존 재킷 사진을 유심히 살펴본 뒤 결정 내린 콘셉트는 ‘작은 아씨들’이었다. 자매 같은 에이핑크의 매력을 살리면서 예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도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콘셉트였다. 화보 촬영 당일, 카메라 렌즈 속 에이핑크는 동화 속 ‘작은 아씨들’처럼 아름답고 예뻤다. 그러나 카메라 셔터 사이사이 에이핑크는 자매 같아도 너무 자매 같았다. ‘작은 아씨들’이 아니라 ‘웃긴 아씨들’이다.

# ‘에이핑크=먹방돌’ 맞습니다.
에이핑크는 참 잘 먹기로 유명하다. 에이핑크의 음식 사랑은 화보 촬영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촬영은 오후 1시에 시작됐다. 점심을 챙겨야 하는 시간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화보 촬영을 위해 분주했을 에이핑크를 위해 우유와 커피 등 음료수를 잔뜩 사서 건넸다. 음료수를 건넸을 뿐인데도 에이핑크는 감격한 듯한 눈망울을 보였다. 붙임성 좋은 은지가 “점심 드셨냐”며 말을 걸었다. 먹었다고 답하고, “밥은 잘 챙겨 먹고 있냐”고 되물으니 돌아오는 답변은 “아이고, 저희는 아침부터 설렁탕 먹었어요!”였다. 설렁탕이라니. 예상치 못한 음식과 반응이었다. 아, 이거 우유가 아니라 고기를 준비했어야 했나?

에이핑크의 음식 사랑은 촬영 중에도 계속됐다. ‘작은 아씨들’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사진기자가 화기애애한 미소와 분위기를 요구했다. 예쁜 표정만 짓던 에이핑크에게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요구하자 다들 어색하고 오글거리는 듯 주저했다. 이에 보미와 남주가 나섰다. 보미와 남주는 마치 복화술을 하듯 입가에 미소를 유지한 채 말하기 시작했다. 김밥, 떡볶이, 삼겹살 등등 각종 음식 이름을 나열했다. 에이핑크가 웃음을 위해 선택한 소재는 역시 음식인 것. 음식 이야기에 에이핑크 멤버들의 얼굴에는 절로 화색이 돌았다. 에이핑크, 먹방돌 맞습니다!

# 쉬도 때도 없는 상황극
보미, 남주, 초롱의 단체 촬영이 진행될 때였다. 집에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상황을 설정해 자연스런 워킹을 요구했다. 그저 예쁘게 포즈만 잡으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주체할 수 없는 상황극 본능에 보미는 문밖을 나서자마자 “집사님, 어디 계세요?”라며 상황극을 시작했다. 이에 남주가 “안녕하세요”라며 큰 눈을 깜빡거리며 호응했다. 초롱의 웃음이 터졌고, 보미는 웃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주변을 기웃거리며 상황극에 심히 몰두했다. 이후 그냥 서있는 포즈로 촬영을 재개했다. 예쁜 표정을 지어 달라는 요구에 남주가 자체 BGM을 깔았다. “뚜 뚜루 뚜 뚜 뚜루 뚜~♩(더 크랜베리의 ‘Ode to my family’)” 역시 에이핑크의 예능감 원톱 윤보미, 리액션 원톱 김남주였다.

실내 거실 카펫 위에서 이뤄진 단체 촬영의 순간은 상황극의 향연이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소품으로 영어가 적힌 책 2~3권을 에이핑크에게 건넸다. 향수, 거울 등의 소품도 함께 있어 책과 어울리는 사람에게 소품을 주기 위해 “가장 똑똑한 사람이 누구예요?”라고 물었다. 곧바로 은지가 “저요!”라고 대답했다. 은지에게 책을 주려는데 은지의 손에는 이미 다른 책 소품이 들려 있었다. 역시 똑똑하군?

책을 펼쳐든 에이핑크는 꺄르르 웃음을 짓더니 역시나 곧바로 상황극에 돌입했다. 에이핑크가 아는 영어란 영어, 아니 그냥 콩글리시가 방언 터지듯 나오기 시작했다. 멤버들은 해리포터 시리즈 속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 ‘익스페토 페트로눔’ 등이 시전됐다. 보미와 남주는 자기들만의 기도회를 열기도 했다. 책을 성스럽게 펼쳐 들고 알 수 없는 말을 읊조리는 보미와 남주를 보면서 ‘쇼타임’의 랩신랩왕을 확인했다. 촬영 시간이 촉박했지만, 그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 결코 멈출 수 없었다. “여러분, 여기는 ‘쇼타임’ 촬영장이 아니에요”라고 진정시킬 정도로 에이핑크는 비글미를 발산했다.

보미가 “집사님, 안녕하세요”라며 상황극을 시도하고 있다.
보미가 “집사님, 안녕하세요”라며 상황극을 시도하고 있다.
보미가 “집사님, 안녕하세요”라며 상황극을 시도하고 있다.

# ‘에이핑크의 쇼타임’ 마지막회를 기억하십니까?
‘에이핑크의 쇼타임’은 인터뷰에서도 계속 됐다. 멤버가 멤버에게 고마운 점을 이야기해달라고 질문하자마자 멤버들은 “오늘은 울면 안 돼”라고 결연히 외쳤다. 나은, 하영, 보미, 은지까지 수월하게 자신의 차례를 넘겼다. 의외의 복병은 남주였다. 남주는 말을 시작하자마자 큰 눈에서 눈물을 떨궜다. 울지 않기로 했던 멤버들이 차례로 놀렸다. 하영은 잔잔히 BGM을 깔았고, 초롱은 “‘쇼타임’ 마지막회 보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은지가 “내 얼굴 보면 울음 그칠 걸?”이라며 남주를 웃게 만들기도 했다. 남주는 울면서도 기자에게 “운 거 안 쓰시면 안 돼요? 팬들이 왜 이렇게 자꾸 우냐고…흑흑”라며 팬들의 반응을 걱정하기도 했다. 남주의 요청을 받아들여 남주의 울음은 인터뷰에 쓰지 않았다. 대신 비하인드에 쓴다. 남주는 많이 울었다.

# 눈앞에서 확인한 롱틀러? 진짜 리더 초롱
화보 촬영 내내 비글미와 애드리브가 넘치는 에이핑크의 활약(?) 속에서 초롱의 리더십이 빛이 났다. 멤버들이 저마다 애드리브를 펼치고 있을 때 사진기자의 눈과 입을 집중해 보고 있는 사람은 주로 초롱이었다. 초롱은 새로운 촬영 때마다 기자의 말에 집중하고 멤버들을 다독이는 역할을 했다.

초롱의 리더십은 인터뷰에서도 드러난다. 초롱은 에이핑크에 대해 가장 진지한 고민과 이야기를 들려주는 멤버다. 리더라는 직책도 있지만, 평소 멤버들과 함께 생각한 여러 이야기를 잘 정리해서 들려준다는 느낌이 강하다. 초롱의 말에는 리더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에이핑크 전체를 대변하는 힘과 진정성이 깃들어 있다. 그 힘에는 초롱이 이야기할 때, 초롱을 쳐다보는 멤버들의 신뢰 깊은 눈빛에서도 느껴진다. 인터뷰를 하게 되면 마냥 재미있고 풋풋한 소녀들인 줄만 알았다가 에이핑크의 깊은 속도 확인하게 된다. 인터뷰 마지막 질문인 2015년 덕담에 대해 초롱이 대표로 말하자마자 멤버들은 “인터뷰가 아니고, 힐링한 느낌이다”고 전했다. 멤버들은 리더 초롱을 의지하고 있었고, 멤버들 사이엔 끈끈함이 보였다. 그만큼 서로를 아끼고 소중히 여겼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장소협찬. JTN 멤버스 라운지

[SNS DRAMA][텐아시아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EVENT] 뮤지컬, 연극, 영화등 텐아시아 독자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 클릭!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