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의 놀라운 상상력이란. 부동산 가게에 붙은 ‘평당 500만원’ 전단을 본 10살 지소(이레)는 생각한다. ‘500만원만 있으면 평당이라는 동네에 집을 살 수 있는 거야?’ 아빠가 집을 나간 후, 철없는 엄마(강혜정)· 다섯 살 남동생(홍은택)과 함께 승합차에서 기거하고 있는 지소는 500만원을 모아 집을 사기로 마음먹는다. 때마침 잃어버린 개를 찾아주면 사례하겠다는 전단을 본 지소는 개를 훔친 후 돌려주면 5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에 단짝 채랑(이지원)과 함께 완전범죄를 꿈꾼다.10. 세 명의 아역배우가 관객 마음을 ‘들었다 놨다~’ /관람지수 7

한마디로 반갑다. 아이들과 강아지가 나오는 ‘빤한 가족’ 영화라고 생각하면 금물이다. 시종일관 개성과 활기가 넘치는 영화는 우리가 그동안 가족영화를 얼마나 관성화해서 만들어왔고, 또 그것을 묵인해 왔나 반성케 한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가족영화가 지닌 미덕은 놓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 개성 넘치는 판타지를 풀어냈다. 2015년이 이제 막 시작했으니 이 영화를 올해의 가족영화라고 말하는 건 이를 것이다. 하지만 2014년 마지막 날 개봉했으니 이렇게는 말할 수 있겠다. 2014년 개봉작 중 가장 인상적인 가족영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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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내 흥미로운 것은 어린이 3인방의 기상천외한 도둑질을 ‘케이퍼 무비’ 식으로 비틀어낸 연출이다. 빠른 장면 전환과, 상상력 넘치는 작전노트와, 동화적인 CG가 한데 뭉쳐 근사한 명장면들을 만들어냈다. 범죄영화들이 취한 웅장함은 없을지 모르지만, 웬만한 케이퍼 무비보다 속도감 넘치고, 흥겹고, 찰지다. 김성호 감독의 차기작이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하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마법은 아이들의 놀라운 연기와, 그러한 아이들이 잘 뛰어 놀 수 있게 판을 깔아 준 성인연기자들의 마음에 있다. 사실, 김혜자-최민수-강혜정이 조연으로 뭉친 영화를 만나기가 쉬운 게 아니다. 좋은 취지의 영화를 위해 뭉쳤다는 이들의 마음이 좋은 만듦새로까지 이어져서 반갑다. 이제 남은 것은 좋은 작품이 좋은 흥행결과로까지 이어지는 가인데, 자본의 논리로 움직이는 영화시장에서 이 영화의 스크린 상황은 그다지 좋지 못한 분위기다. 다시 한 번 마법이 필요한 순간이다. 그 마지막 마법은 쥐고 있는 것은 관객. 과연 관객 입소문이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하면서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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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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