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펀치’
SBS ‘펀치’
SBS ‘펀치’

‘펀치’가 ‘추적자’, ‘황금의 제국’을 잇는 웰메이드 드라마 탄생을 알렸다.

지난 15일 SBS 새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가 첫 방송됐다. ‘펀치’는 검찰청을 배경으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박정환이 세상을 바로 잡기 위해 고군분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SBS ‘추적자’, ‘황금의 제국’ 박경수 작가가 집필하고 ‘패션왕’, ‘두 여자의 방’ 이명우 PD가 연출했다.

딸을 향한 아버지의 부정을 사회구조적 비리와 함께 담아낸 ‘추적자’나 재벌가의 암투를 그린 ‘황금의 제국’을 통해 믿고 보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박경수 작가의 신작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던 이 드라마는 첫 회 스피디한 전개와 촘촘한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는 데 성공했다. 첫 회 시청률은 전국기준 6.7%(TNMS)을 기록해 동시간대 2위로 안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날 방송된 ‘펀치’에서는 정의와 권력이라는 뚜렷하게 대립되는 두 가치를 두고 싸우는 박정환(김래원), 이태준(조재현), 신하경(김아중)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부와 권력에 대한 불신감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 시기에 ‘펀치’가 던져주는 메시지는 무엇일지, 호기심과 함께 묵직한 끌림을 안겨주는 유려한 구성의 첫 회였다.

검사 박정환은 자신이 모시는 서울중앙지검장 이태준을 검찰총장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을 마다치 않았지만, 동부지검 검사이자 전 부인인 신하경으로부터 이태준이 연관된 비리사건을 전해 듣고 갈등을 빚게 됐다.

첫 회부터 스피디한 전개가 이어졌다. 이태준의 심복이 돼 권력을 얻으려는 정환의 물불 가리지 않는 불도저같은 행보와 정의를 지키려는 하경의 대립각이 날을 세우며 이후 이야기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검찰총장 자리를 위해 상대 후보에 대한 흠집 만들기도 서슴지 않고 가족의 비리도 무마하려는 모습은 실제 정치권과 닮아 있어 더 현실감을 자아냈다.

박경수 작가의 필력도 빛을 발했다. 긴박감 넘치는 첫 회만으로 전작들에 비해 한층 정교하고 탄탄해진 이야기 전개를 예고했으며, 간결하면서도 선굵은 대사는 도치법으로 완성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권력의 중심부를 탈환하려는 바로 그 순간, 느닷없이 찾아온 병마와 시한부 인생은 직진만을 고집하던 정환의 삶에 어떤 변환점을 가져올지, 그리고 그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무엇을 읽어낼 수 있을지 기대감을 안게 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3년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김래원과 검사이자 이혼한 싱글맘 역할에 도전한 김아중의 호흡은 진중하면서도 매끄러웠다. 선굵은 스토리 속에서 섬세한 감정표현이 요구되는 남녀주인공의 캐릭터는 김래원 김아중 두 배우의 자연스러운 호흡 속에서 녹아났다.

김래원이 연기하는 검사 박정환은 빠른 두뇌 회전력과 과감한 행동력을 갖춘 인물로 냉철한 판단력을 바탕으로 목표한 바를 저돌적으로 성취하는 칼날 같은 캐릭터. 김아중이 연기하는 박정환의 전 처 신하경은 그와는 정반대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정의롭고 인간적인 검사이기를 희망하는 그는 성공만을 향해 달리는 전 남편에게 연민과 미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딸 박예린(김지영)의 유치원 버스 급발진 사고를 수사하던 하경은 그 뒤에 정경유착의 비리가 있음을 직감하고 증거 수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전 남편 정환과 피할 수 없는 대립을 하게 된 하경은 권력만을 위해 질주하는 정환을 안타까워한다. 검찰총장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격돌한 정환과 하경은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예고하지만, 갑작스러운 정환의 시한부 선고를 받아든 하경의 마음은 복잡해진다.

두 사람은 굵직한 사건이 연이어 터지는 롤러코스터처럼 빠르고 긴박한 전개 속에서 자연스러운 조화를 보여줬다. 서로 대립각을 세우는 장면에서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세밀한 호흡이 눈길을 끌었다. 노회한 검찰총장 후보자로 사투리 연기를 선보인 조재은 비리와 부패의 온상인 검찰총장 이태준 역을 맡아 압도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악역을 시도한 박혁권도 이후 보여줄 반전에 힘을 실으며 극을 받쳐주는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첫 방송으로 기대감을 자아낸 ‘펀치’의 관건은 다소 무거운 소재의 이야기를 박진감있으면서도 얼마나 친근하게 풀어낼 수 있을지 여부일 것으로 보인다. ‘펀치’가 작품성과 시청자의 호응을 동시에 잡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펀치’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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