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tvN 금토 드라마 ‘미생’이 종영까지 2회를 남겨두고 마지막 촬영을 모두 마쳤다. 방영 내내 직장인들을 웃고 울린 이 드라마는 이제 결말을 정하고 그 반응만을 기다리고 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이 원작과는 또 다른 어떤 엔딩을 보여주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 상태이지만, ‘미생’이 궁극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결국 한 조직을 구성한 조직원 개개인의 삶이 치열한 전투이며 가치있는 밥벌이라는 점이었다. 따라서 주인공 장그래(임시완) 뿐 아니라 다양한 인물들이 고루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졌으며, 그 결과 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수많은 배우들이 이 작품을 통해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미리 예견 가능한 부수적 결과이기도 했다.
고졸 출신으로 엘리트들만 들어간다는 상사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남되 그 조직에 적응해나가며 성장한 장그래를 통해 많은 취준생이 희망을 얻었고, 남성중심의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틴 안영이(강소라)를 통해서 많은 여대생이나 신입직원들이 용기를 냈다. 또 선배와 갈등을 빚은 한석율(변요한)과 장백기(강하늘)를 통해서는 신입직원들이 선배와 소통해나가는 법을 배울 수 있기도 했다. 이외에도 김대리(김대명) 등 대리급 직원들을 통해 중간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되새길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됐고, 모두가 원하는 워너비 상사로 그려진 오차장(이성민)을 통해서는 이 시대가 원하는 리더쉽도 반추해볼 수 있었다. 박대리(최귀화), 강대리(오민석), 하대리(전석호)를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는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전할 수 있었고, 덕분에 각 역할에 투입된 배우들 역시 자신을 알릴 기회를 얻게 됐다.
한 드라마 PD는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에게 ‘잘 살아야 한다’, ‘제대로 살아야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정작 그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나 스태프를 향한 처우가 부당한 경우들이 자주 발생한다”라며 “드라마를 통해 하나의 세계를 구현하고 메시지를 전한 연출자는 자신의 현장에 있는 이들을 먼저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 면에서 ‘미생’ 그리고 그 수장 김원석 감독은 충분히 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회에서 어떤 이야기를 전하던, 이 작품은 이미 가슴을 묵직하게 울리는 깊은 메시지를 전한 셈이다.
좋은 드라마는 인생을 돌이키게 해준다. ‘미생’은 충분히 그러했다. 드라마 안팎으로. 제목과는 달리 ‘완생’이 된 드라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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