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 있는 사랑 이시영
일리 있는 사랑 이시영
‘일리 있는 사랑’ 이시영이 참아왔던 속내를 격한 오열로 드러내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시영은 지난 16일 방송된 tvN 월화 드라마 ‘일리 있는 사랑’에서 새로운 사람 준(이수혁)에게 끌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일리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 시청자들을 웃고 울렸다.

이날 일리는 준의 앞에서 천상 사랑에 빠진 여자였다. 일리는 준의 말 한마디에 설레고 준을 만나러 가기 전 데이트를 앞둔 소녀처럼 옷을 고르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직접 확인한 적 없는 여자친구의 존재에 우울해하며 크게 질투를 해 준에게 독설을 내뿜기도 했다. 이성적으로 준을 밀어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일리의 행동은 오히려 점차 준에게 가까워져만 갔다.

준과 함께 있는 일리는 마치 예전 고등학생 시절 희태(엄태웅)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혹은 희태와 운명처럼 조우했을 때처럼 생기 넘치고 사랑스러웠다. 그렇기에 현실은 더욱 비참했다. 거동조차 하지 못하는 희수(최여진)를 테라스에 두고 잠시 잊은 채 일을 하던 사이 비가 내렸다. 이를 본 시어머니는 일리의 뺨을 때리며 분노를 참지 못했다.

이후 일리의 발길이 향한 곳은 준의 공방이었다. 붉어진 일리의 뺨을 본 준은 “울고 싶으면 울어라”라며 일리를 다독였지만 일리는 단호했다. 그간 자신이 울면 몇 배나 더 미안해하는 남편 때문에, 속상해하는 엄마 때문에 울음을 속으로 삭여왔기 때문이었다.

언젠가부터 주위 사람을 위해 자신의 감정조차 숨겨온 일리에게 준은 잔인할 정도로 정곡을 찔렀다. “당신은 노예다. 꼭두각시다”라는 말로 어렵게 다독였던 일리의 상처투성이 마음을 들쑤신 것이다. 비수 같은 준의 말에 결국 일리는 무너져 내렸다. 남편 앞에서조차 울지 못했던 일리가 참아왔던 속내를 드러내며 악에 받친 듯 소리를 지르고 오열을 했다.

그런 일리에게 곁을 내어주고 ‘내 앞에서 울어도 된다’는 말로 위로를 전한 준은 마치 14년 전 처음으로 서로에게 마음을 열었던 일리와 희태의 모습을 연상하게 했다. 그저 철부지인 줄로만 알았던 일리의 눈물이 일방적 장난 같았던 일리와 희태의 관계를 변화시킨 것처럼, 다시금 흐른 일리의 진한 눈물 역시 일리와 준의 관계가 단순한 설렘이 아닌 좀 더 깊고 진중해질 것을 예고하는 듯했다.

이시영은 이렇듯 조금씩 변해가는 일리의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해 누구나 이해할 수밖에 없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일리의 사랑이 ‘일리 있음’을 연기로 증명해낸 것이다.

글. 임은정 인턴기자 el@tenasia.co.kr
사진. tvN ‘일리 있는 사랑’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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