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왕의 얼굴’ 1회 2014년 11월 19일 수요일 밤 10시
다섯줄 요약
선조(이성재)는 자신이 군주의 상이 아니라는 관상가 백경(이순재)의 말 때문에 왕이 된 후에도 악몽에 시달린다. 광해(서인국)는 관상쟁이를 시켜 자신의 관상을 바꾸려 하는 아버지 선조로 인해 고뇌한다. 한편 오라비를 대신해 사내의 삶을 살아가는 가희(조윤희)는 궁에서 열리는 기우제에 참석했다가 관상가 고산(이기영)의 눈에 띈다.
리뷰
빠른 이야기 전개, 판타지 섞인 화려한 액션, 웅장한 음악, 일촉즉발의 위기 등 ‘왕의 얼굴’ 1화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어당기는데 집중한 상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일단 성공적으로 보인다. 등장인물 소개, 관계, 갈등 등을 지루함 없이 버무려내며 인상적인 첫 얼굴을 선보였다.
제작보고회에서 윤성식 PD는 “‘왕의 얼굴’은 관상보다는 어떤 리더가 필요한가, 어떤 왕이 백성에게 필요한가를 얘기하는 드라마”라고 밝힌바 있다. 실제로 ‘왕의 얼굴’은 관상에 접근하는 선조와 광해의 모습을 대비시켜, 리더의 자질을 묻는다.
‘왕이 될 수 없는 관상’ 이라는 관상가의 말을 트라우마처럼 안고 사는 선조에게 ‘관상’은 권력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그는 “용상을 탐하지 말라. 마마는 왕이 되면 안 된다. 마마가 왕이 되면 나라는 큰 환란을 맞이한다”는 예언을 바꾸기 위해 자신의 관상을 보완해 줄 여인을 찾아 나선다. 심지어 길상을 타고난 아들 광해의 관상마저 침과 뜸을 이용해 바꿔 놓으려고 한다. 타고난 운명을 바꾸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선조는 드라마에서 광기에 사로잡힌 왕으로 그려진다.
반면 광해에게 관상은 백성의 얼굴의 마음을 읽게 하는 하나의 열쇠다. 자신의 ‘길상을 흉상’으로 바꾸려는 선조의 계략을 눈치 챌 수 있었던 것은 광해 스스로가 관상을 어느 정도 볼 줄 아는 인물로 그려졌기 때문. 특히 저잣거리에서 백성들의 관상을 살피는 광해의 모습을 통해 드라마는 “진정한 군주는 백성의 얼굴을 통해 그의 마음을 읽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사극은 현대극에 비해 현실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다. 실제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관상’, 드라마 ‘정도전’의 흥행 뒤에는 현 시대에 유효한 정치적 메시지가 자리해 있었다. 그런 점에서 ‘왕의 얼굴’은 시청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요소가 다분하다.
물론 위험요소도 있다. 광해가 아버지 선조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는 것이 선조가 갖지 못한 ‘왕의 상’을 타고났기 때문이라는 설정이 ‘참신함’과 ‘지나친 비약’ 사이에서 잠시 헤매게 한다. 선조의 상을 보완해 줄 여인 가희를 사이에 둔 부자의 삼각관계 역시 그러하다. 결국 ‘왕의 얼굴’의 관건은 소재주의에 함몰되지 않고, 메시지에 집중할 수 있는가에 달리지 않았나 싶다.
수다포인트
- 침과 뜸은 그 시대의 성형수술? ‘왕의 얼굴’ 선조가 이 시대 사람이었다면 ‘성형의 왕’이 됐을지도.
- 전국 점집에 복채 오르는 소리가
– 광해에게서 틈틈이 감지되는 ‘응칠’ 윤제의 향기. 캬~
글. 정시우 siwoorain@tenaisa.co.kr
사진. ‘왕의 얼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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