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이철우(왼쪽)와 한승수
모델 이철우(왼쪽)와 한승수
모델 이철우(왼쪽)와 한승수

‘금남의 집’으로 여겨졌던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의 벽이 허물어졌다. 온스타일의 모델 오디션프로그램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가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아 처음으로 남자 모델이 합류한 ‘도수코 가이즈 앤 걸즈’(이하 ‘도수코’)를 선보였다. 남자 모델들이 합류하면서 합숙소엔 갈등이 줄고 웃음이 늘었다. 아니다 다를까, 로맨스가 꽃피기도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눈길을 끌었던 건, 실력파 남자 모델들의 합류로 한층 단단해진 ‘도수코’의 내연이다. 톱3까지 오르며 ‘도수코’의 성장을 견인한 한승수(19) 이철우(23)를 만났다. 앞으로 자주 만나게 될 이름들이다.

한승수. 사실 초반에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카메라 셔터가 ‘찰칵’ 돌아가고, 모든 게 변했다. ‘스타의 탄생’을 직감하는 것은 한 순간. 사각 프레임 안에서 한승수는 데일 듯 뜨겁고, 강렬한데, 오묘하기까지 했다. 그런 한승수의 재능 앞에 “나중에 다시 작업하고 싶은 모델”이라는 유명 포토그래퍼들의 고백이 이어졌다. 삽시간에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깊고 너른 눈빛’은 한승수 최고의 무기다.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포토그래퍼의 “이번엔, 강렬하게!” 한마디에 순식간에 눈빛을 바꿔 달았다. 순간 주변이 고요해졌고, 이유모를 불꽃이 하나 반짝 빛났다. ‘저 사람은 1초전까지 쾌활하게 웃고 떠들던 친근한 고등학생이 맞단 말인가!’ 장담컨대, 진짜가 나타났다!
한승수
한승수
Q. 생각했던 것 보다 쾌활하다.
한승수:
다들 놀란다. TV에서와 달리 실물은 온화하게 생겼다고. 사진만 본 사람들은 이미지가 세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밝은 성격이다. 사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굉장히 소심했다. 그러다가 중2때 뉴질랜드로 어학연수를 갔다. 그 곳에서 성격이 많이 변했다. 소심에서 적극으로! 주위환경이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개방적으로 바뀐 것 같다.

Q. 이전 ‘도수코’ 시리즈는 봤었나.
한승수:
전편, 다 봤다.

Q. 그렇다면 남자모델도 선발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어땠나. 망설였나, 기회다 싶었나.
한승수:
이전부터 남자 편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도수코3’의 여연희 선배님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특히 많이 했다. 그때 너무 재미있게 봤거든.(웃음) 그래서 소식을 듣자마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내가 어디까지가나 확인해 보고 싶기도 했다.

Q. 카메라만 갖다 대면 눈빛이 달라진다. 볼 때마다 무슨 마법을 부리나 싶었다.(웃음) 비결이 있다면.
한승수:
하하. 거울 보면서 연습을 많이 한다. 집중도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 모델은 언어가 아닌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이다. 말을 대신해서 사람들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것은 눈빛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경을 많이 쓴다. 거울 보면서 연습한 게, 큰 도움이 됐다.

Q. 많은 포토그래퍼들로부터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 마지막 미션을 촬영한 (대한민국 최고 포토그래퍼) 홍장현으로부터 “결과와 상관없이 한승수를 자주 부르게 될 것 같다”는 말도 들었다. 아마, 이번 출연을 통해 한승수가 가장 크게 얻은 건 그런 신뢰가 아닐까 싶다.
한승수:
그런 말을 듣고 싶어서 더 욕심을 내기도 했다. 탑3에 들면서 1등에 대한 욕구가 생기긴 했지만, 처음 ‘도수코’ 도전할 때의 목표는 1등이 아니었다. ‘스타일리스트, 포토그래퍼 등 많은 사람을 알아두자’는 게 처음 목적이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1등보다 값진 걸 얻었다고 생각한다.
한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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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쇼 보다는 화보 촬영에서 능력을 더 발휘했다. 화보에 최적화된 모델이라는 평가도 들었고. 그런 평가를 들으면 반대급부로 쇼에 대한 욕심도 생길 것 같다.
한승수:
‘도수코’ 나가고 이번(패션위크)에 쇼를 7개 정도 섰다. 그 전에는 하나? 많으면 두 개? ‘아, 방송의 힘이 이런 건가’ 했다.(웃음) 내가 지난 4월부터 모델을 시작했는데, ‘도수코’ 이전에는 활동이 많은 모델이 아니었다. 쇼든 잡지든 ‘도수코’를 통해 처음 경험한 것들이 많다. 그래서 재미가 있었고, 칭찬을 받아서 좋았다.

Q. ‘도수코’ 매 시즌마다 등장하는 논란은 현직 모델들의 도전이다. 외국 ‘도수코’의 경우 무명들만 출연이 가능한 걸로 안다. 아무래도 시청자나, 모델 경험이 없는 도전자들로서는 출발선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게다.
한승수:
개인적으로 현직모델과 아예 초보를 가르는 기준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본다. 가령 처음 화보를 찍는 도전자라도 열심히 하고 느낌 있게 사진이 잘 나오면 다들 “너, 어디서 사진 찍어봤냐. 잘 한다”라는 얘기들을 해준다. 반면 아무리 활동을 했었더라도 성과가 좋지 않은 도전자가 있고. 현직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그 안에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도전자라면 꼭 한번 거쳐야 하는 ‘메이크오버’ 때 반삭으로 파격 변신했다. 지금도 반삭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유가 있나.
한승수:
결승 들어가기 전, 3개월 쉴 때 머리를 길렀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반삭을 했다. 결승전에서 후회를 하기는 했다. (이)철우 형하고 (황)기쁨 누나는 헤어스타일을 계속 바꿔서 촬영하는데, 나는 그러지 못하니까. 그래도 나름 마음에 든다. 주위 반응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반삭을 계속 할까/말까 고민 중이다.

Q. 결승전까지 쉬는 동안, 살도 많이 빠진 것 같았다.
한승수:
하하하.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방송할 때 너무 많이 먹었다. 그땐 정말 많이 먹었다. 원래 삼시 세끼를 다 먹지 않는데, 그땐 꼬박꼬박 다 챙겨먹었다. 그러다보니 촬영 땐 몸이 좀 불어 있었다.

Q. 의외다. 살찐다고 ‘도수코’에서 못 먹게 하는 줄 알았는데.(웃음)
한승수:
먹는 건, 자유였다. 야식이 먹고 싶으면 냉장고에서 라면도 꺼내 먹고 그랬다. 그러다보니 살이 쭉쭉 쪘었다.
한승수
한승수
Q. 개인적으로 천을 이용한 강풍기 미션에서의 한승수가 굉장히 멋있었다.
한승수:
강풍기 미션은 운도 많이 작용했다. 반삭을 한지 얼마 안돼서 찍은 미션이라 부담이 있었는데, 천이 바람을 잘 타줬다.(웃음) 개인적으로는 외계인 미션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 날씨가 정말 뜨거웠다. 습하기까지 해서 모기도 굉장히 많았다. 여자 도전자들은 대부분 드레스를 입고 있어서, 남자들이 와이셔츠를 벗어서 덮어줘야 할 정도였다.

Q. 모델은 역시 타고난 끼가 가장 중요할까. 노력으로도 정상에 설 수 있다고 보나.
한승수:
노력하는 사람이 타고난 사람을 못 이기는 게 모델 바닥인 것 같다. 얼굴과 몸, 키로 어느 정도 분위기가 결정되니까. 물론 같은 조건이라면 끼에서 나뉘겠지만.

Q. 그랬을 때 한승수가 모델로서 타고난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
한승수:
나는 모델치고 키가 아주 큰 편은 아니다. 키에 비해서 몸도 많이 굵다. 지금은 몸무게가 70kg인데, 모델하기 이전에는 82~87kg 정도 했다. 모델이 너무 되고 싶어서 10kg을 빼서 프로필을 찍었다. 그렇게 해서 모델 에이전시 ‘DCM’ 전속이 됐는데, 초반에는 처진 살들이 있고 해서, 자신감이 없었다. 키 큰 형들 사이에서 주눅 들어 있기도 했고. 그래도 얼굴에 개성은 있다고 생각했다.

Q. 몸무게를 10kg 빼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왜 그렇게 모델이 간절했던 건가.
한승수:
쌍둥이 누나가 모델 활동을 했었다. 그때 누나가 보는 쇼영상을 통해서 남자 모델들의 워킹을 접했다. 정말 멋지고 당당해보였다. ‘나도 저 무대를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그래서 도전하게 됐다.

Q. ‘도수코’ 촬영하면서 스스로 위기다,라고 느낀 순간 있나.
한승수:
센 이미지에 싫증이 난 적이 있다. 세고 과묵한 성격이 아니라서, 강한 이미지로 계속 끌고 가기가 힘겨울 때가 있었다. ‘이미지가 같다. 항상 같은 얼굴이다’ 라는 심사평도 많이 들었다. 마지막 심사 때도 멘토 분들 대부분이 “항상 센 이미지다. 새롭지 않다.”라고 하셨다. 그때 (김)원중 선배님이 “그래도 그게 한승수의 장점 아닐까. 그걸 정말 잘 소화했기에 탑3까지 올라오지 않았을까”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말이 정말 큰 힘이 됐다.
한승수
한승수
Q. 센 이미지가 한승수의 장점인 건 확실하다.
한승수:
맞다. 하지만 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면 넘어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는 많은 걸 해 보고 싶다.

Q. 기복이 가장 없는 도전자이기도 했다. 매번 상위권을 유지했다. 미션 우승도 3회나 했고.
한승수:
나는 몰랐다. 누군가로부터 “승수는 4등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어”라는 말을 듣고서야 알았다. 운이 좋았다.

Q. 계속 잘 나가서 오히려 불안한 마음은 없었나.
한승수:
사실 느끼긴 했다. ‘머리 반삭하고 이미지가 세니까 촬영을 하면 계속 상위권이긴 한데, 나중에 1등은 못하겠구나.’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차츰차츰 올라가야 발전한다는 느낌을 줄 텐데, 나는 그런 건 아니었을까. 하나에 박혀 있는 고정된 모델이라는 느낌을 주면 어쩌나 싶기도 했다.

Q. 그나저나 생긴 것 보다 나이 많아 보인다는 소리, 억울한가.
한승수:
하하하. 고등학생이라고 하면 다들 놀란다. 처음 ‘도수코’에서 형 누나들도 나에게 “안녕하세요” 존댓말을 했다. 그런데 워낙 그런 말을 많이 들어서 괜찮다. 그것도 나를 표현하는 개성의 일종이 아닐까 싶다.(웃음) 그리고 다들 마지막엔 그런 말은 해 준다. “괜찮아, 앞으로는 그 얼굴로 쭉 갈 거야!”

Q. 중요한 약속이 있는 날인데, 입고 나온 옷이 마음에 안 든다면 어떻게 하겠나. 약속 시간은 한 시간 밖에 안 남았다.
한승수:
사실 의상에 큰 신경을 안 쓰고 살아왔다. 교복만 입고 다니다보니 여태까지 내 돈 주고 옷을 산 적이 없다. 그냥 엄마가 사다 준 옷들만 입었다. 가을이면 니트, 겨울엔 패딩!(웃음) 교복도 안 줄이고, 안 늘리고. 그냥 나오는 그대로 입었다. 하지만 이제 졸업도 하고 옷을 살 일이 많아 질 테니, 자연스럽게 관심을 쏟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한승수
한승수
Q. 배우는 옷 말고, 또 어떤 걸 입어야 할까.
한승수:
일단 예의와 노력. 그리고 또 하나를 뽑는다면 말조심.

Q. 아이디 도용 건으로 홍역을 치렀다고. 법적조치도 취한 걸로 안다.
한승수:
생각보다 절차가 너무 힘들다. 그보다 힘든 건 마음. 아무리 내가 아니라고 해도 결국 사람들이 믿어줘야 하는 게 아닌가. 그 일이 생긴 걸 알았을 땐 기분이 정말 안 좋았다. (정)용수 저격 글, (김)예림이에게 욕하는 글 등 괜히 미안했다. SNS는 더욱 더 안 하려고 한다.

Q. 최근 인터뷰에서 목표가 “‘모델스닷컴’(세계적인 모델 랭킹 사이트)에 이름이 오르는 아시안 모델이 되고 싶다”고 했더라. 우리나라에서 ‘모델스닷컴’에 이름을 올린 남자모델은 박성진이 유일한 것으로 안다.
한승수:
아마 그럴 거다. 대단한 일이다. 정말이지, 딱 한 번이라고 등록돼 보고 싶다. 꿈은 크게! 하하하. 뉴질랜드 어학연수 때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해외에서 활동해 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촬영차 뉴질랜드에 가게 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Q. 또 다른 목표로 “김우빈이 현재 하고 있는 브랜드의 모델도 되고 싶다”고 했던데.
한승수:
지XXX 브랜드를 굉장히 좋아한다. 비싸서 못 사긴 하지만 신상이 들어오면 확인은 하러 간다. 매장에 가면 바로 김우빈 선배 사진이 딱 붙어있는데, 너무 멋있다. ‘와, 나도 저럴 수 있을까’ 생각한다.

Q. 조만간 그렇게 된다,에 한 표 던진다.(웃음)

*‘도수코’② 이철우, 잇 아이콘이 될 남자(인터뷰) 바로가기 클릭

글. 정시우 siwoorain@tenais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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