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머리가 나풀거리며 볼을 때려줘야 노래를 잘 할 수 있어요. 간혹 무대에서 리듬이 잘 안 타지면 머리를 흔들어요. 머리칼이 저를 애무해주길 기다리는 거죠. ‘잘 할 수 있어, 잘 될 거야, 정신 차려’라고”
무대 위의 마녀, 그 어떤 여가수보다도 무대 위에서 강한 마력을 발산하는 가수 한영애가 15년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한영애는 한국의 여성 아티스트 계보에서 매우 특별한 지점에 있다. 독특한 음색을 지님과 동시에 자신만의 색을 가진 퍼포먼스를 보여줘 왔고, 싱어송라이터로서 음악을 만들어왔다. 그녀의 옆에는 이정선, 엄인호, 김수철, 송홍섭, 윤명운, 이병우, 신윤철 등 장인들이 있었다. ‘누구 없소’ ‘코뿔소’ ‘바라본다’ 등 한 번 들으면 지울 수 없는 경이로운 음악들이 한영애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이번에 발표하는 6집 ‘샤키포’는 무려 15년 만의 정규앨범이다. 19일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쇼케이스를 연 한영애는 “15년이 마치 15일처럼 지나갔다”고 말하며 웃었다. “1999년에 나온 5집 ‘난다 난다 난·다’ 이후 ‘비하인드 타임(Behind Time)’, ‘5 플러스(5 Plus)’와 같은 앨범을 냈지만 그걸 정규로 칠 수는 없죠. 지난 10여 년 동안은 정신이 자유롭지 못했어요. 그래서 라디오 등 음악 외 활동에 매진했죠. 그러다 작년 가을에서야 앨범 작업 계획을 세웠어요. 더 참으면 터져버릴 것 같더라고요.”
신보에서 한영애는 한층 젊어졌다. 자신만의 아우라는 여전하지만, 트렌디한 어법도 피하지 않았다. 유앤미블루 출신의 방준석이 만든 ‘샤키포’는 최근 록의 어법이 가미됐다. “젊은이를 겨냥해보자는 생각이나 대화도 나눠본 적 없어요. 제가 요새 점점 젊어지는 것 같아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제 청년기의 단어들이 막 쏟아지고 있어요.”
앨범 제목 ‘샤키포’는 세상을 깨우는 주문, 기적을 이루는 주문으로 한영애가 인형의 이름에서 따온 단어란다. 이처럼 앨범에는 긍정의 메시지들이 담겼다. “우연히도 제가 쓴 가사, 다른 작사가들이 써준 가사들에 희망이라는 단어가 대두되더라고요. 요새 우리는 너무나 많은 슬픔을 이겨내야 하잖아요. 그런데 희망적인 노래는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요. 기적을 일으키는 희망을 담아보고 싶었어요. 기적이 별건가요? 일상을 이기는 것이 기적이죠.”
앨범 작업 방식에서도 한영애는 최근의 방식을 수용했다. “음악계가 많이 변했어요. 예전에는 작곡가와 편곡자, 연주자가 다 따로 작업을 했는데, 지금은 작곡가가 편곡까지 모두 책임지고 싶어 하더라고요. 그렇게 작곡가 본인들이 추구하는 걸 그대로 표현하다보니 앨범에 다양한 색이 들어간 것 같아요.” 본래 블루스, 록, 소울을 추구했던 한영애는 전형적인 밴드의 오서독스한 사운드를 고집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밴드에도 컴퓨터 음악이 가미되는 변화가 있었다. “음악에 따라 밴드가 변하는 것은 당연한 거죠. 6집에서는 여러 장르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음악이 되다보니 예전의 전형적인 밴드로만 표현할 수 없는 사운드들이 있었어요.”
발라드의 비중이 높아진 것도 특징이다. “만들다보니 발라드가 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저에게 블루스, 록 이런 것을 요구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풍의 음악은 좀 옅어진 것 같아요. 하지만 즐겁게 작업했답니다.”
새 앨범에는 대부분의 곡에 작가 황경신이 작사가로 참여했다. 이와 함께 강산에, 김도현, 방준석, 이은규 등이 작곡가로 참여했다. “황경신 작가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년 전쯤이에요. 친한 친구이자 후배죠. 그동안 작사를 부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번뜩 이 친구가 떠올랐어요. 둘이 자존심 세우지 않고 함께 상의를 해가면서 작업했어요. 저로서는 행운과 같은 작업이었어요.”
한영애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여전히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한다. 비결은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수면, 그리고 행복한 생각이라고. 음악에 대한 욕심은 더 커졌다. “주위에서 목소리가 안 늙었다고 하더라고요. 저 스스로도 힘이 모자란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그동안 참았던 힘이 이번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 같아요. 제가 살면서 가장 좋은 것이 무대라는 것을 발견했고, 또 그 생각이 변함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전 아직 소리가 많이 남았답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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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의 마녀, 그 어떤 여가수보다도 무대 위에서 강한 마력을 발산하는 가수 한영애가 15년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한영애는 한국의 여성 아티스트 계보에서 매우 특별한 지점에 있다. 독특한 음색을 지님과 동시에 자신만의 색을 가진 퍼포먼스를 보여줘 왔고, 싱어송라이터로서 음악을 만들어왔다. 그녀의 옆에는 이정선, 엄인호, 김수철, 송홍섭, 윤명운, 이병우, 신윤철 등 장인들이 있었다. ‘누구 없소’ ‘코뿔소’ ‘바라본다’ 등 한 번 들으면 지울 수 없는 경이로운 음악들이 한영애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이번에 발표하는 6집 ‘샤키포’는 무려 15년 만의 정규앨범이다. 19일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쇼케이스를 연 한영애는 “15년이 마치 15일처럼 지나갔다”고 말하며 웃었다. “1999년에 나온 5집 ‘난다 난다 난·다’ 이후 ‘비하인드 타임(Behind Time)’, ‘5 플러스(5 Plus)’와 같은 앨범을 냈지만 그걸 정규로 칠 수는 없죠. 지난 10여 년 동안은 정신이 자유롭지 못했어요. 그래서 라디오 등 음악 외 활동에 매진했죠. 그러다 작년 가을에서야 앨범 작업 계획을 세웠어요. 더 참으면 터져버릴 것 같더라고요.”
신보에서 한영애는 한층 젊어졌다. 자신만의 아우라는 여전하지만, 트렌디한 어법도 피하지 않았다. 유앤미블루 출신의 방준석이 만든 ‘샤키포’는 최근 록의 어법이 가미됐다. “젊은이를 겨냥해보자는 생각이나 대화도 나눠본 적 없어요. 제가 요새 점점 젊어지는 것 같아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제 청년기의 단어들이 막 쏟아지고 있어요.”
앨범 제목 ‘샤키포’는 세상을 깨우는 주문, 기적을 이루는 주문으로 한영애가 인형의 이름에서 따온 단어란다. 이처럼 앨범에는 긍정의 메시지들이 담겼다. “우연히도 제가 쓴 가사, 다른 작사가들이 써준 가사들에 희망이라는 단어가 대두되더라고요. 요새 우리는 너무나 많은 슬픔을 이겨내야 하잖아요. 그런데 희망적인 노래는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요. 기적을 일으키는 희망을 담아보고 싶었어요. 기적이 별건가요? 일상을 이기는 것이 기적이죠.”
앨범 작업 방식에서도 한영애는 최근의 방식을 수용했다. “음악계가 많이 변했어요. 예전에는 작곡가와 편곡자, 연주자가 다 따로 작업을 했는데, 지금은 작곡가가 편곡까지 모두 책임지고 싶어 하더라고요. 그렇게 작곡가 본인들이 추구하는 걸 그대로 표현하다보니 앨범에 다양한 색이 들어간 것 같아요.” 본래 블루스, 록, 소울을 추구했던 한영애는 전형적인 밴드의 오서독스한 사운드를 고집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밴드에도 컴퓨터 음악이 가미되는 변화가 있었다. “음악에 따라 밴드가 변하는 것은 당연한 거죠. 6집에서는 여러 장르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음악이 되다보니 예전의 전형적인 밴드로만 표현할 수 없는 사운드들이 있었어요.”
발라드의 비중이 높아진 것도 특징이다. “만들다보니 발라드가 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저에게 블루스, 록 이런 것을 요구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풍의 음악은 좀 옅어진 것 같아요. 하지만 즐겁게 작업했답니다.”
새 앨범에는 대부분의 곡에 작가 황경신이 작사가로 참여했다. 이와 함께 강산에, 김도현, 방준석, 이은규 등이 작곡가로 참여했다. “황경신 작가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년 전쯤이에요. 친한 친구이자 후배죠. 그동안 작사를 부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번뜩 이 친구가 떠올랐어요. 둘이 자존심 세우지 않고 함께 상의를 해가면서 작업했어요. 저로서는 행운과 같은 작업이었어요.”
한영애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여전히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한다. 비결은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수면, 그리고 행복한 생각이라고. 음악에 대한 욕심은 더 커졌다. “주위에서 목소리가 안 늙었다고 하더라고요. 저 스스로도 힘이 모자란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그동안 참았던 힘이 이번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 같아요. 제가 살면서 가장 좋은 것이 무대라는 것을 발견했고, 또 그 생각이 변함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전 아직 소리가 많이 남았답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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