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용두사미로 끝날까? ‘빅매치’로 빅매치 제안

출발은 좋았다. ‘변호인’이 있어 신년 극장가는 뜨겁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후 가세(?)가 슬슬 기울었다. 기대를 모았던 ‘인간중독’이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채 퇴장했고, 봉준호와 김윤석, 박유천의 만남으로 이슈의 중심에 섰던 ‘해무’도 여름 빅4 전쟁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말았다. 제2의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노리며 출격한 ‘패션왕’ 역시 ‘인터스텔라’라는 거대한 우주를 만나 구멍에 빠지고 말았으니, NEW의 2014년은 용두사미에 놓일 위기에 처했다.

그런 NEW가 구원투수로 내세운 작품은 ‘빅매치’다. 2012년 ‘도둑들’부터 ‘신세계’, ‘관상’까지 3타수 3안타를 친 이정재가 주연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일단 기대가 모인다. 여기에 드라마 ‘미스터백’으로 인기 몰인 중인 신하균과 역시 드라마 ‘미생’으로 국민과장으로 칭송받는 이성민이 출연하니 드라마 덕을 어느 정도 기대해 볼만하다. 10대 팬들은 보아가 어느 정도 책임져 줄 테다. 영화는 개봉일을 12월에서 11월 27일로 앞당겼는데, 이것이 ‘신의 한수’가 될지 ‘악수’(惡手)가 될지는 두고 볼 일. ‘올 겨울을 책임질 유일한 오락영화’라 말하는 자신감을 보니, 일단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CJ=‘국제시장’, 안전하면서도 위험한 선택?

장동건의 ‘우는 남자’가 흥행에서 울고, 치명적 사랑을 그린 정우성의 ‘마담뺑덕’이 치명적인 흥행 실패를 겪기는 했지만, 그래도 올해 CJ는 정통 강호다운 면모를 뽐냈다. 올해 최고 흥행작 ‘명량’과 기대 이상의 최고 흥행작 ‘수상한 그녀’가 모두 CJ배급을 탄 영화들이다.


CJ의 마지막을 책임질 작품 ‘국제시장’은 어떻게 보면 안전한 선택이고, 또 어떻게 보면 모험이다. 일단 ‘해운대’로 흥행의 달콤함을 보여 준 윤제균 감독의 컴백작이라는 점, 격동의 현대사를 지내온 우리 아버지의 이야기라는 보편의 감정을 담았다는 점에서는 전자. 반면 140억 원 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위험 요소에 해당한다.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영화인 셈이다. 영화가 막강한 배급력을 타기 위해서는 어쨌든 일단 재미있고 봐야 한다.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등이 출연하는 영화는 12월 17일 베일을 벗는다.

쇼박스=‘상의원’ 마지막까지 사극이로소이다!

픽션사극 ‘조선미녀삼총사’로 불길한 한 해를 열었던 쇼박스는 개봉 전 ‘천만 관객’까지 바라봤던 웨스턴 사극 ‘군도: 민란의 시대’가 이순신과 산적/해적에게 너무 일찍 추월당하며 무더운 여름을 보내야 했다. ‘미스터 고’라는 뼈아픈 기억이 아물기도 전에 상처가 덧난 쇼박스는 이후 소규모 영화들을 풀며 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마지막은 정통사극 ‘상의원’이다. 쇼박스의 마지막 주자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만들던 공간인 상의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움을 향한 대결을 그린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출연 배우들이다. 한석규, 고수, 유연석, 박신혜 등 소위 ‘호감’이라 불리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예고편 공개 이후 영화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픽션사극으로 울고, 웨스턴 사극으로 마음 졸였던 쇼박스가 정통사극에선 웃을 수 있을까.

롯데=케이퍼무비 ‘기술자들’, 관객 마음 훔치나

올해 롯데는 가장 바빴다. 바쁜 만큼 천국과 지옥도 자주 오갔다. 일단 현빈의 복귀작 ‘역린’이 그토록 안 될 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침울해 있는 롯데를 구원한 것은 ‘해적: 바다에서 온 산적’이었다. 이후 추석을 노리며 나온 ‘타짜2’는 밑지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마음껏 ‘고’를 외치지도 못하고 퇴장했다. 기대가 컸던 영화인만큼 아쉬웠던 게 사실. 이 와중에 공포영화 ‘맨홀’이 흥행 맨홀에 빠졌고, 설경구 박해일의 ‘나의 독재자’가 기대 이상의 부진으로 ‘롯데’를 힘들게 하는 중이다.


그리고 12월. 당초 ‘협녀’가 12월 개봉작으로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이병헌 사건과 함께 내년으로 넘어가면서 마지막 키는 김우빈의 ‘기술자들’이 짊어지게 됐다. 순제작비 55억원이 투입된 이 영화는 동북아 최고 보안 인천세관에 숨겨진 검은돈 1,500억을 제한시간 40분 안에 털기 위해 모인 일당의 이야기를 담은 케이퍼 무비다. 이 영화의 흥행 키워드는 젊음. 그리고 그 젊음을 이끌어 갈 김우빈일 테다. 영화에서 금고털이범으로 분한 김우빈이 ‘도둑들’ 예니콜 전지현의 명맥을 이을까. 기대가 모이는 부분이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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