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을 시작으로 이맘때 별다른 스케줄이 없으면 이병우 콘서트를 보러갔다. 같이 보러 가는 사람은 바뀌어도, 공연의 감동은 그대로였다. 이병우의 콘서트는 순서의 차이가 있지만 전개는 대개 비슷하다. 솔로 클래식기타로 시작해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키고, 밴드 및 오케스트라와 함께 영화음악을 연주하면서 화려하게 종장을 맞이하거나, 아니면 그 반대다. 중간에 신디사이저 기타 및 이펙터를 통해 난해한 선율을 선보이기도 한다. 썰렁한 유머는 덤이다.
ADVERTISEMENT
서정적인 멜로디는 이병우가 가진 일부에 불과하다. 이병우는 ‘기타바’로 바꿔 메더니 이펙터를 걸어서 기묘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부메랑 이펙터(연주를 즉석에서 녹음해 반복시킴)로 루프를 만들더니 그 위로 난해한 연주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마치 이병우의 작업실로 초대받아서 습작을 듣는 기분이었다.
신곡 ‘북극곰(Polar Bear)’에서 신디사이저가 신비로운 스트링을 깔자 실제로 북극이 펼쳐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병우 본인은 북극에 가보지 않았고, 객석에도 아마 북극에 다녀온 사람이 없겠지만, 이 곡을 들으니 왠지 눈앞에 북극이 펼쳐지는 듯했다. 이외에도 이병우는 신보 ‘우주기타’의 곡들을 연주했다. 이병우는 “우주라는 것이 우주 저 멀리에 있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주는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DVERTISEMENT
이병우는 공연 중간에 관객을 웃기려는 의도로 ‘로망스’의 멜로디를 어긋나게 연주했다. 가히 하루 종일 기타만 잡고 사는 사람이 생각할만한 유머가 아닌가.(나름 웃겼다) 앵콜로 연주한 ‘애국가’는 이병우의 유머처럼 순수하게 들렸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나승열
ADVERTISEMENT
[EVENT] 뮤지컬, 연극, 영화등 텐아시아 독자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 클릭!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