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터리드가 31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Mnet ‘슈퍼스타K6′ TOP6 생방송 무대에서 탈락 후 인사를 하고 있다.

경연이 시작되기 2시간 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 앞은 공연장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저마다 무리를 지어 모여 앉은 팬들의 손에는 김필, 임도혁, 곽진언, 송유빈 등 경연 참가자들의 이름이 적힌 응원 도구가 들려있었다. 31일 오후 진행된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6(이하 슈스케6)’ 생방송 현장의 풍경이다.

TOP6 경연의 이전 무대와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곽진언, 김필, 송유빈, 장우람, 버스터리드, 임도혁 등 TOP6 참가자뿐만 아니라, 심사위원들의 표정에서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 시즌의 부진을 딛고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지만, 아직 진행 중인 경연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일 터. 첫 생방송 경연을 시작한 이래 네 번째 무대인 이번 경연은 그간 화제성에 덮여 있던 참가자들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무대이자, ‘슈스케6’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전초전이기도 했다.

‘스페셜 트랙’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경연의 포문은 ‘괴물 보컬’ 임도혁이 열었다. 자신의 외모 때문에 제대로 평가 받을 기회조차 박탈돼 왔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눈물지은 그는 김건모의 ‘첫인상’을 선택해 재지(jazzy)한 느낌으로 소화했다.

곽진언이 31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Mnet ‘슈퍼스타K6′ 생방송 무대에서 이문세의 ‘옛사랑’을 부르고 있다.

다음 무대를 받아든 이는 ‘슈스케6’의 중심에 선 남자 곽진언. 그는 처음으로 버스킹을 할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문세의 ‘옛사랑’을 불렀다. 곽진언은 특유의 어쿠스틱한 감성을 살려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평가’가 아닌 ‘감상’을 하게 한다”는 심사위원 김범수의 심사평처럼, 꾸밈없이 진심으로 노래한 딱 곽진언다운 무대였다.

세 번째 무대는 어느덧 ‘기사회생’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밴드 버스터리드였다. “노랠 불러보지만 아무도 듣지 않아 난 예쁘지 않아”라는 가사가 자신들의 음악 인생을 노래하는 것과 같았다는 버스터리드는 투애니원의 ‘어글리’를 선곡해 ‘살풀이’에 가까운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진 두 무대는 발라드에 강세를 보이는 참가자 송유빈과 장우람이었다. 송유빈은 조규만의 ‘다 줄거야’에 자신만의 감성을 담아냈다. 원곡만큼의 감흥은 없었지만, 앳된 송유빈의 얼굴처럼 노랫말에는 ‘풋풋한 청년’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겼다. 하지만 송유빈은 이번 무대에서도 기술적인 부분은 극복하지 못했다. 미숙한 끝 음 처리와 달린 호흡은 심사위원 백지영으로부터 “제대로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평을 들어야 했다.

장우람은 휘성의 ‘위드 미’를 선곡해 색다른 매력을 꺼내 보였다. 그러나 평이 갈린 것은 마찬가지. 심사위원은 이승철은 여전히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장우람에게 “관객을 리드하는 능력과 매력이 부족하다”고 혹평했고, 김범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선전했다”는 평을 더했다.

대망의 마지막 무대를 꾸민 건 ‘고드름 보컬’ 김필. 그는 기성 가수들도 어려워한다는 이소라의 곡 ‘바람이 분다’에 지난했던 무명시절의 아픔을 담았다. 이변은 없었다. 경연에 최적화된 무대 구성과 함께 짙은 감성을 담아낸 ‘바람이 분다’는 TOP6 경연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최고 점수를 받았고, 김필은 TOP5에 안착했다.

현장에서 참가자들의 무대만큼이나 기자의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바로 심사위원들이었다. 확실히 공동심사를 통해 참가자를 선발하는 예선과 생방송 심사는 달랐다. 무엇보다도 모든 경연이 끝나기까지 심사위원들 간의 대화가 없었다. 각 심사위원들만의 고유의 색깔을 존중하겠다는 ‘슈스케6’의 심사 원칙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다.

가수 윤종신

생방송이 시작되기 3시간 전에 만난 심사위원들은 ‘심사’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발언은 윤종신으로부터 나왔다. 그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심사 기준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말에 “올해는 심사위원과 시청자 간의 대립이 이전 시즌보다 덜 한 것 같다. 되레 네 명의 심사위원이 확고하게 자신만의 심사평을 내놓은 것이 더 넓고 많은 시청자에게 공감을 살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네 명의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다 보니 ‘저 심사위원은 나와 생각이 비슷하네’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이게 시즌6만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승철, 윤종신, 백지영, 김범수 등 네 심사위원의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일례로 각 참가자의 무대마다 반응하는 방식도 달랐다. 김범수는 첫 무대를 꾸민 임도혁의 노래에 김범수는 홀로 리듬을 탔고, 이는 곧 좋은 심사평과 점수로 이어졌다. 반면 곽진언, 김필의 무대에는 윤종신과 백지영이 가장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승철은 버스터리드의 무대에 몸까지 흔들며 반응했다. 대체로 음악을 들을 때의 반응과 평가가 연동했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생방송 무대에서만큼은 심사위원의 평가는 절대적이지 않다. 하지만 서로 다른 시각으로 무대를 평가하고 참가자들에게 혹평 혹은 조언을 건네는 네 심사위원의 존재는 ‘슈스케6’의 상승세와 무관하지 않다. 이번 경연 무대에서 심사위원들이 가장 자주 언급한 단어는 ‘경연’이었다. 이는 장기를 살린 임도혁과 도전 대신 안정을 택한 곽진언, 김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경연에 적합한 무대를 꾸며 달라”는 주문을 받은 참가자들이 다음 TOP5 경연까지 어느 정도로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꺼져가던 ‘기대감’이라는 불씨를 되살렸다는 것. ‘슈스케6’는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닐까.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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