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cm가 넘는 큰 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슬림한 몸매, 시디 만한 작은 얼굴에 자리한 올망졸망한 이목구비. 어떤 것이든 잘 소화해낼 것 같은 정준영의 좋은 외적 조건 덕분에 오히려 촬영 콘셉트를 꽤 오랫동안 고심해야 했다. 그동안 그가 드러냈던 매력에 더해 조금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유명 영화 속 캐릭터를 모티브로 가져가는 것으로 결정. 최근 영화 ‘오늘의 연애’를 촬영 중이기도 하니, 자연스러운 연기도 기대해볼 만하겠다 싶었다. 물론, 록 스피릿으로 가득한 록커에게 조금은 낯선 시도였을지도 모르겠다.

10월 6일, 약속된 시간보다 30분 먼저 그와 스태프들이 도착했다. 누군가에 대한 이미지는 사소한 것에서 결정되기도 하는데, 이날 일찍 도착한 모습에 그가 일에 있어선 꽤 철저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인터뷰 중간에 “한 컷만 줄여줘요~” 라며 장난스럽게 말하던 그가 막상 촬영이 시작되고 나니 엄청난 포토제닉으로 변신한 것이다. 농담을 하다가도 셔터 소리에 금세 슬픈 눈빛을 지닌 남자(‘로미오와 줄리엣’)가 되었다. 촬영을 지켜보던 소속사 관계자는 “준영이가 말이 좀 짓궂어서 그렇지 정말 잘해요. 사진도 얼마나 빨리 찍는데요”라며 약간의 뿌듯함을 곁들여 말하기도 했다.

촬영 내내 영화 속 인물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또 다른 정준영이었을 뿐. 처음부터 캐릭터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닌, 영화 테마를 가져가기로 한 것이었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의상을 바꿔 입을 때마다 새로운 정준영이 나타났고, 그만의 고유한 분위기가 결합되어 묘한 매력을 풍겼다. 교복을 입고 촬영했을 때(‘늑대의 유혹’) 풍선 껌을 열심히 불던 그를 향해 다들 “껌 대신 담배를 줘야 하는 건가!”하며 웃었지만 껌 만으로도 상상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손동작, 시선, 몸의 자세 하나 까지 모두 반항적인 10대의 모습 그 자체였으니 말이다.

통나무를 베고 누워있는 장면을 찍을 때(‘흐르는 강물처럼’) 그가 한 말 중 잊히지 않는 것이 있다. “통나무를 베고 편한 표정을 짓는 건 너무 가식적인데…” 라며 논리적인 면모를 드러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촬영을 시작하자 브랜드 화장품 광고 모델 못지않은 싱그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 록커의 이토록 아름다운 프로 정신이라니! 이후에도 다른 콘셉트의 사진을 찍을 때마다 다양한 표정과 포즈를 쉴새 없이 선보인 그는 촬영의 귀재임을 몸소 증명했다. 소속사 관계자의 말처럼 그 덕분에 촬영은 예상보다 1시간이나 일찍 끝날 수 있었다. 굿 잡(Good Job)!

정준영, 청춘의 맨 얼굴(인터뷰) 보러 가기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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