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삼시세끼’ 1회 2014년 10월 17일 오후 9시 50분
다섯 줄 요약
작은 씨앗 하나로 시작된 이서진, 옥택연의 유유자적 시골생활기가 시작됐다. 하늘을 찌를 듯한 절벽 아래 옥빛 물결이 흐르는 강원도 정선의 한 마을 수수밭 한가운데 덩그러니 남겨진 두 남자는 생애 처음으로 삼시세끼를 직접 만들어 먹는 미션을 받는다. 끝없는 노동에 지친 이서진은 제작진에게 푸념을 늘어놓기 시작하고, 그 와중에 특급 게스트 배우 윤여정, 최화정이 이들을 찾는다.
리뷰
“이거 망한 프로그램이에요.” 자연으로 돌아간 이서진이 가장 많이 내뱉은 말이다. 출연자가 계속해서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의심한다는 것. ‘삼시세끼’의 참 재미는 그 지점으로부터 시작된다.
‘하루에 세끼를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단출한 콘셉트가 의미 있게 다가온 건 출연자들의 공이 크다. 배우와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아무런 지식 없이 밥을 짓고, 경작 활동을 하는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또 두 사람이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시종일관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다는 것도 예능적 재미를 더하는 요인이다.
헌데 어떤 다이내믹한 그림도 없는 이들의 잔잔한 일상을 바라보다 보면 묘한 ‘동경’ 혹은 ‘공감’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한 끼를 만들기 위해 불을 지피고, 재료를 구하고, 요리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시청자로 하여금 ‘식사’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게 한다. ‘삼시세끼’는 그간 보이지 않았던 ‘식사’ 이면의 이야기를 조명함으로써, ‘식사’ 자체의 의미를 격상시킨다.
특별 게스트로 정선을 찾은 윤여정, 최화정의 심리 변화도 ‘삼시세끼’의 정체성을 좀 더 굳건히 하는 효과를 냈다. 투덜거리며 변변한 화장실조차 없는 시골을 찾은 두 여배우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과, ‘식사를 한다’는 행위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상에서 벗어날 때 내면의 욕구들이 흘러나왔다는 점에서는 이들의 시골행도 ‘여행’의 연장선이었던 셈이다.
농촌무식자와 투덜이, 그리고 사기꾼 PD의 만남은 그 조합만으로도 기대감을 높이다. 또한, 별일 없을 것만 같던 잔잔한 일상에서 식사와 삶에 대한 여러 가지 고찰들이 묻어난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유럽도, 대만도, 페루, 라오스도 아닌 강원도 정선이건만, 삶의 의미를 찾는 나 PD의 여행은 계속되고 있는 듯하다.
수다 포인트
– 매니저의 번호를 몰라서 집에 전화하는 이서진 씨. 이게 바로 우리의 모습은 아닐까요.
– 방송 1회 만에 ‘옥빙구’ 수식을 얻은 옥택연 씨. 새로운 ‘예능 기대주’의 탄생입니다.
– 가방을 가득 채운 요구르트에서 윤여정 씨 어머님의 사랑이 느껴집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tvN ‘삼시세끼’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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