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조금 유치하지만 달달한 러브스토리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극본 노지설, 연출 박형기) 5회에서는 서로 호감을 느끼는 이현욱(비)와 윤세나(크리스탈)의 사이에서 신해윤(차예련)과 시우(엘)이 마음을 드러내면서 사각관계의 점화를 알렸다.

이날 이현욱의 품에 안겨 있는 신해윤의 모습을 목격한 윤세나는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세나는 마음을 다잡고 밤새도록 작업에 몰두해 마침내 곡을 완성했고, 현욱에게 이를 들려주며 반응을 살폈지만 마침 해윤이 등장해 자리를 떴다. 이때 시우가 나타나 왜 전화를 받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제야 자신의 전화벨이 울리고 있다는 것을 안 세나는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시우는 현욱과 해윤이 옆에 있음에도 세나를 향해 “너 왜 이렇게 사람 두근거리게 만드냐?”라며 마음을 고백했다. 네 남녀의 마음 속에 미묘한 감정이 꿈틀거리며 엇갈린 러브라인의 시작을 예고했다.

이들의 러브라인은 전형적이다. 천재적인 능력과 젊은 나이에 성공을 이룬 테리우스 같은 남자 현욱과 언니를 잃고 빚더미에 올라 앉은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캔디형 여주인공 세나의 만남은 마치 순정만화 같다.

죽은 여자친구의 여동생에게서 옛 연인의 모습을 보는 남자주인공, 그리고 언니의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 여주인공. 서로가 소중한 사람을 잃은 상처를 보듬으며 사랑을 키워가게 된다는 설정은 흥미롭긴 하지만 다소 진부하다. 마침 남자는 연예기획사 대표고, 여자는 천재적인 음악 재능을 지니고 있다. 이들이 남다른 인연으로 엮어 있다는 운명을 강조하는 듯하다.

이 때문인지 드라마는 처음부터 유치하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키다리 아저씨 현욱과 캔디걸 세나의 만남부터 세나에게 닥치는 시련, 성공 스토리로 이어질 예상 가능한 전개 등이 드라마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낮춘다는 것.

하지만 이 같이 빤 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을 잡아 끄는 ‘내그녀’만의 매력이 있다. 비와 크리스탈은 기대 이상의 케미스트리로 순정만화 속 주인공 같은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비는 죽은 연인의 동생 세나에 대한 애틋함과 그녀를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을 섬세한 감성연기로 풀어 내며 호평을 얻고 있다. 크리스탈 또한 기존에 보여준 유쾌발랄한 캐릭터를 벗어나 가슴 속 상처를 간직한 여인으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와 크리스탈은 가수 출신이라는 우려에도 불구, 오히려 이를 살려 가요계를 배경으로 한 이번 작품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캐릭터 설정과 맞아 떨어져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드라마의 장면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음악이 드라마에 특별함을 더하고 있으며, 크리스탈은 노래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다소 진부하지만 익숙한 대사들은 ‘내그녀’의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내그녀’는 어디까지나 로맨스 드라마. 이 또한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따라 달달함을 강조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배우들의 케미, 신선한 음악과 어우러져 ‘내그녀’ 특유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그녀’가 본격적인 러브라인을 예고한 지금이 ‘유치하다’는 평가를 뒤집을 수 있는 드라마의 터닝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네 남녀의 감정이 엇갈리기 시작한 시점, 현욱과 세나의 예견된 사랑이 얼만큼 달달하고 애틋하게 그려질 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SBS ‘내그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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