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얼굴을 잊은 아내는 매월 5일, 기차역에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린다. 남편은 그런 아내를 옆에서 지키며 그녀의 기억이 돌아오기를 또 기다린다. 거두절미하고, 감동적이다. ‘5일의 마중’은 장예모가 왜 거장인가를 증명하는 영화다. ‘귀주 이야기’ ‘인생’ ‘집으로 가는 길’ 등 장예모의 담백하고도 뭉클한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 팬이라면, ‘5일의 마중’에 마음을 빼앗길게 분명하다.

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5일의 마중’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장예모 감독과 공리의 7년만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5일의 마중’은 매 월 5일 기차역에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진도명)을 기다리는 아내(공리)의 이야기를 그린다. 언론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장예모 감독과 극중 공리의 딸 단단은 연기한 배우 장휘엔, 프로듀서 장자오가 참석해 질의 응답시간을 가졌다.

Q. 문화대혁명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했다. 그 시대를 끄집어낸 이유가 있나.
장예모:
내가 16~26세 때 문화대혁명을 관통했다. 성장이 가장 활발했던 때여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굉장히 인상 깊었던 시기다. 문화대혁명은 많은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던 중국 역사상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특수한 시대적 배경을 통해서 가장 보편적인 인간의 감성과 심리에 대해 다뤄보고 싶었다. 예술가, 영화감독으로서 어느 시대를 불문하고 깊이 고찰하고 다뤄야할 가치 있는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했다.


Q. 아내와 남편, 그들의 딸에 대한 이야기다. 세 인물 중 아내에 이야기 초점을 맞춘 이유가 있나.
장예모:
어떤 이야기든 인물들 중 중심인물이 필요한 것은 보편적인 진리다. ‘5일의 마중’에서 중점을 둔 인물은 엄마다. 엄마에게 초점을 맞춰 기다림의 이야기를 펼쳐보고 싶었다. 기다림의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다림 자체가 희망을 품고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기다림의 이야기를 통해 비참한 현실에서 꺼지지 않는 인류의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름만 두고 보면 기다림의 의미를 함축한 인물은 아빠 루옌스다. 루옌스는 ‘기다림’이라는 문학적이면서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Q. 영화에 발레, 서예, 피아노 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이 등장한다.
장예모:
영화는 비주얼의 예술이다. 소설 원작을 영화로 바꾸면 시각적 효과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할지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발레나 서예나 고심하면서 설정해 놓은 비주얼적 효과다. 개인적으로는 피아노 치는 부분을 좋아한다. 피아노의 음률을 통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깊은 감정을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Q. 2000년대 들어 ‘영웅:천하의 시작’(2002) ‘연인’(2004) ‘황후화’(2007) 등 무협 블록버스터를 많이 내놨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평론가들이 ‘5일의 마중’을 ‘장예모의 과거로의 회귀’를 본격적으로 선언하는 영화같다고 말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장예모: 나는 원래 고요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가운데서 사람의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번 작품을 본 관객이 영화를 마음속에 새기고 그 여운을 간직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평론가들의 말에 감독이 하나하나 답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모든 건 관객이 판단할 몫이다.|


Q. 공리가 ‘5일의 마중’으로 금마장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장예모:
공리가 금마장 시상식에 ‘5일의 마중’으로 노미네이트 됐을 때 대만 영화팬들은 “서기 등 대만 배우가 이 역할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한 걸로 안다. 감독으로서 주연배우가 노미네이트 된 것은 기쁘게 생각한다.

Q. 장혜문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첫 작품부터 어렵지 않은 캐릭터를 맡았다. 소감이 어떤가?
장혜문:
캐스팅 당시 대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이었다. 세계적 스타 분들과 작업을 한다는 것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중압감이 연기를 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 특히 장이모 감독님과 공리 선배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훌륭한 인성을 배울 수 있었다.

Q. 차기작에 대한 힌트를 준다면.
장예모:
현재로서는 내년 초에 규모가 꽤 큰 블록버스터 영화를 계획 중이다. ‘5일의 마중’과는 굉장히 다른 상업영화가 될 것 같다. 판타지가 뒤섞인 무협 사극 영화를 계획 중에 있다.

부산=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부산=사진. 변지은 qus122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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