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 시리즈가 막이 열렸다. 지난 8월 22일 첫 방송된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6(이하 슈스케6)’는 막강한 화제성을 입증하며 식었던 오디션 열풍을 재점화시키고 있다. 방송 다음날이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슈스케6’ 참가자의 이름으로 도배된다. 음원차트에는 참가자가 불렀던 노래의 원곡이 1위를 차지하는 등 ‘슈스케6’는 방송 초반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미 중 하나는 시청자도 심사위원의 일환으로 참가자를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시간 검색어 1위, 음원차트 1위 등 방송 외적으로 나타나는 지표는 ‘슈스케6’ 참가자의 화제성을 입증하는 시청자 심사위원들의 활약상이다. 또한,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통해 노래를 감상하는 또 다른 포인트를 보는 것도 재미다. 텐아시아는 전문 보컬코치와 함께 ‘슈스케6’를 다시 돌아보고, 심사평을 곁들이고자 한다.

# 투희빈 : 백지영 ‘사랑 안해’

장수빈, 이준희, 서진희로 구성된 투희빈은 백지영의 ‘사랑안해’를 선곡해 감성 가득한 무대를 꾸몄다. 이승철은 “노래가 슬프네. 누가 불러도”라고 말했고, 백지영은 “내가 잘한 게 아니였다”며 모든 심사위원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아 미션을 통과했다.



보컬코치 Joe : 두 여자 참가자와 미성의 한 남자 참가자가 함께 여자 곡을 불렀다. 전혀 문제가 될 것 없는 선곡인 동시에 오히려 좋은 선곡이 아니었나 싶다. 콜라보 미션이니만큼 서진희와 장수빈이 욕심내지 않고 이준희 참가자를 메인 보컬로 하여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이준희는 남자임에도 아직 변성기를 거치지 않은 미성을 가지고 있어서 두 여자 참가자보다 고음에선 더 애절하고 힘 있는 가창을 보여주기에 적합해 노래파트의 분배가 정말 좋았다. 무엇보다 이준희는 애절함을 잘 살리는 보컬스타일을 가지고 있지 않던가! 어린 나이에도 어떻게 저런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정말 부러운 재능이다.

# 브이라인 : 이승철 ‘희야’

김소리, 이해나, 최연정으로 뭉친 브이라인은 이승철의 ‘희야’를 감성적이면서도 애절한 하모니로 재탄생시켰다. 김범수는 “연습할 시간이 없는데 얼마 정도 연습을 했느냐”며 놀라워했고 이승철은 “예전 슈퍼위크와 차원이 다른 무대를 보여준다”라고 칭찬했다.



보컬코치 Joe : 예선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지 않았던 여자 보컬 참가자 3명이 한 팀이 되어서 명곡 ‘희야”를 불렀다. 셋 중에서 가녀린 음색을 가진 김소리가 곡의 첫 시작을 끌어준 것은 곡의 느낌을 살리는 데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처음부터 곡의 대한 리스너의 집중도를 높이는 음색의 보컬로 시작한 것. 좀 더 깊은 음색을 가지면서 셋 중 가장 개성적인 목소리를 가진 최연정은 김소리와 대조적인 보컬로 세련된 느낌을 자아낸다. 걸그룹 메인보컬 출신의 이해나는 고음파트를 담당하면서도 여자 보컬들에게 꽤 어려운 3옥타브 레 이상의 음역을 파워풀하게 잘 소화했는데 세 명의 참가자 중에서 아마 고음을 잘 소화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보컬이 가능한 참가자이다. 개인적으로 벗님들의 조합만큼이나 각 보컬들의 음색적인 면에서 좋은 팀 조합이 아닌가 생각한다.

# K2U : 걸스데이 ‘썸씽’

두 흑인 보컬인 그렉과 제이슨 레이 그리고 힙합 듀오 명콤비트윈즈가 함께 걸스데이의 ‘썸씽’을 불렀다. 이들은 현란한 보컬 테크닉을 선보였지만 김범수는 무대를 미8군 장기자랑에 비유하며 “완숙미가 확실히 떨어진다”고 표했다. 이승철은 이들을 탈락시킨 후 “왜 미국에서 안 뜨는지 알겠다, 못 뜨겠더라”며 실망감을 표했다.



보컬코치 Joe : 흑인보컬들이 가진 장점을 경쟁무대에서 강한 무기로 활용하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안타깝게도 노래의 후반부에서 들려준 고음파트들은 다소 무리한 시도였다. 다양한 시도는 좋지만 어디까지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오디션에서는 모험보다는 이미 가진 강점을 잘 살리는 것이 중요했는데 두 흑인 보컬 모두 훌륭한 보컬들임에도 단점이 드러날 수 있는 시도와 전반적인 완성도의 부족을 보이면서 탈락했다. 콜라보 미션은 개인의 능력만으로 평가받는 미션이 아닌만큼 참 어려운 미션인데 안타깝다.

# 빨간 한라봉 : 샤이니 ‘드림걸’

제주소녀 이예지와 밴드 볼 빨간 사춘기가 합친 빨간 한라봉은 샤이니의 ‘드림걸’을 재해석했다. 기대주들의 만남이었지만, 심사위원들은 어우러지지 못한 하모니를 지적했다. 김범수는 “재연 배우를 보는 것 같았다. 어색했다”고 혹평했고, 빨간 한라봉은 탈락했다.



보컬코치 Joe : 볼 빨간 사춘기의 보컬 안지영의 엣지하고 밝은 음색과 이예지의 부드럽지만 풍부한 음색이 어떻게 어울릴지 궁금한 무대였다.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 전체적인 퍼포먼스의 완성도는 부족했지만, 두 보컬의 음색은 잘 어울렸다. 하지만 윤종신 심사위원의 말대로 이예지의 음색이 부각된 면이 사실인데 이예지의 목소리가 안지영에 비해서 고음에서 다소 불안하지만 불륨적인 면에서는 유리한 면이 있기 때문에 그런 차이를 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예지의 보컬은 아직 3옥타브대에서 강하게 노래하기엔 불안한 측면이 있는데 이 무대에서 그 부분이 드러난 듯 보인다.

# 삼발라 : 임창정 ‘흔한 노래’

이은서, 송유빈, 최지훈의 세 고등학생 참가자로 이뤄진 팀 삼발라는 임창정의 ‘흔한 노래’를 선보였다. 투희빈과 함께 맞붙은 이들은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았지만, 아쉽게도 탈락했다.



보컬코치 Joe : 이은서와 송유빈의 보컬이 안정적이어서 듣기에 흠잡을 부분 없이 곡을 소화했다. 특히 이은서의 감정과 호소력은 여자 참가자 중에서도 정말 훌륭하고 송유빈의 경우 이미 섬세한 표현이나 감정이 좋고 곡 또한 자신이 잘 소화하는 음역대로 무난하게 소화한다. 최지훈의 보컬도 이승철의 지적대로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고 2옥타브 솔 이상의 음들에서 약점이 드러나기 쉬운 빌드다. 그러나 감정적으로는 이은서와 송유빈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점을 커버하는 데 도움이 됐다.

# 미카 vs 더블 T.O.V : 에일리 ‘헤븐’

필리핀 4자매와 힙합 듀오의 만남이다. 이들은 에일리의 ‘헤븐’을 미션곡으로 선택해 뛰어난 호흡을 보여줬다. 심사위원들은 미카에 대해 “유니즌 멜로디를 부르는데 한 색깔이 돼서 나온다. 밸런스 좋고 톤이 좋다”고 칭찬했고, 이승철은 “백업 코러스를 해달라. 우승하면 나를 백업으로 써달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결국 미카가 더블 T.O.V를 누르고 합격했다.



보컬코치 Joe : 애초에 에일리 팬인 미카에게 유리한 선곡이었을지도 모른다. 미카는 생방송 라이브에서 정말 큰 유리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이고 보컬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알미라의 보컬은 기술적으로 모든 여성참가자들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 여자에겐 고음역대로 볼 수 있는 3옥타브 미와 그 이상의 음역을 안정되고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소화해 낸다. 단순히 음역대를 떠나서 프로가수들도 힘 있고 안정되게 내는 것이 쉽지 않은데 말이다. 다만, 스테이지가 진행됨에 따라 난이도가 높은 곡을 소화하게 된다면 고음을 내더라도 지속적으로 강하게 고음을 내야하는 곡들은 컨디션에 따라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일 수도 있는 보컬스타일이다. 고음이 배치되면서도 임팩트만 주는 것이 포인트가 되는 곡을 선곡한다면 더욱 완벽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 임도혁 vs 장우람 : 박효신 ‘야생화’

‘슈퍼스타K6’ 6회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곡이다. 임도혁과 장우람이 함께 부른 ‘야생화’에 심사위원도 극찬 퍼레이드를 펼쳤다. 윤종신은 “서로의 노래를 들으면서 지르더라. 이건 실력이 돼야 하는 거다.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갔다는 게 느껴졌다”고 칭찬했다. 백지영은 임도혁을 향해 “이렇게 높은 음을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건 재능”이라고 심사평을 했고 김범수는 “장우람을 그동안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 오늘 무대에서 정말 굉장했다”고 말했다.



보컬코치 Joe : 걸출한 보컬 두 명이 박효신의 ‘야생화’를 부른다는 것만으로 벌써 많은 이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는 선곡이다. 개인적으로 장우람 참가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선곡이다. 상대적으로 고음에 유리한 목소리를 가진 임도혁 참가자에게 유리한 음역대의 선곡이기 때문이며 예선과 팀미션에서 활약도를 봐도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다.

그러나 곡의 저음와 중음대에서는 분명히 장우람 참가자의 목소리가 존재감과 컬러감을 보여줬다. 이는 상대적으로 음색의 명료함과 전달력 면에서 장우람 참가자의 목소리가 중음대에서 임도혁 참가자보다 유리한 면이 있기 때문. 이 부분이 심사위원들의 평가대로 전체적인 퍼포먼스에 큰 역할을 했다. 임도혁 참가자는 자신의 모든 보컬 능력을 보여주려고 작정한 것처럼 곡의 고음파트에서 장점을 유감없이 쏟아냈다. 이미 뛰어난 남자 프로가수들도 소화하는 2옥타브 라 이상의 음역대의 강하고도 표현력을 가진 소리로 노래했다. 이 음역대에서 남자가수는 무리 없이 파워풀한 가창을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은데 상대적으로 장우람이 담당했던 파트보다 기술과 함께 표현 모두 쉽지 않은 파트를 부름으로써 경쟁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점했다.

보컬코치 Joe
美 Vocology In Practice 공인 보컬 코치
前 세스 릭스 SLS 공인 보컬코치 (2011-2013)
Vocalize U 한국어 번역 및 감수 (보컬트레이닝 어플)
프로가수,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 맴버, 배우 등의 지도 해 온 보컬코치이자 매년 세계적인 보컬코치(‘아메리칸 아이돌’, ‘더 보이스’ 담당)들을 한국에 초청해 보컬들을 위한 전문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SEVS EVENT 대표.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Mnet ‘슈퍼스타K6′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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