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정말 예뻐요! 지금부터 망가질 시간입니다”

똘끼 충만 일명 ‘다다랜드(DADA LAND)’의 유쾌함과 강렬함을 가득 안은 다다라이프(DADA LIFE)가 공연에 앞서 던진 말이었다. 이 한 마디로 모두 환호를 지르며 정말 망가질 수 있었다.

지난 4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글로벌개더링 코리아 2014(GlobalGathering KOREA 2014)’가 개최됐다. 같은 날 서울 여의도에서는 불꽃축제가 진행됐다. 커플의 전유물이자 커플의 상징인 불꽃축제기에 솔로는 의기소침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불꽃축제를 못가도 괜찮았다. ‘글로벌개더링 코리아’가 있었으니까. 글로벌개더링 페스티벌은 주최국 영국에서 해외 여러 나라로 진출해 성공한 뮤직페스티벌 브랜드이자 전 세계 일렉트로닉 뮤직의 유행을 선도한다는 평단의 평가를 받고 있다. 라이브, 하우스, 트랜스 그리고 덥스텝 등 방대한 양의 EDM 장르를 다루는 유일무이 음악 페스티벌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9년 국내 최초의 글로벌 뮤직 페스티벌로 출범해 세계적인 EDM 아티스트를 라인업으로 소개하는 등 화려한 라인업과 유니크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콘텐츠, 트렌디한 세트리스트로 관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악 축제라는 평가를 받으며 성장세를 그려왔다.

열정의 축제를 축하해주듯 페스티벌 당일 날씨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게다가 개천절부터 시작해 주말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의 둘째날이었던 만큼 많은 이들이 일찍부터 잠실을 찾았다. 올해 ‘글로벌개더링 코리아’에서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던 아이템은 셀카봉이었다. 이제 더 이상 “사진 좀 찍어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었던 쑥스러움은 저기로 사라졌다. 셀카봉과 함께 화려한 가을날을 담는 이들이 속속 보였다. 페스티벌의 백미인 다양한 의상도 눈에 띄었다. ‘어벤져스’ 속 영웅 캡틴 아메리카부터, 귀여운 바나나, 애니메이션 ‘드래곤 볼’ 캐릭터,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 심지어 호텔 가운까지 유쾌한 의상의 향연이었다. 오히려 평범하게 입고 온 자신이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맑은 날씨와 함께 한국에서 음악 팬을 넘어 많은 대중에게 알려진 DJ라 평할 수 있는 DJ KOO(구준엽)가 등장했다. 그는 매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진행되는 댄스 뮤직 페스티벌에서 3년 연속 한국 대표로 선정돼 공연을 하는 만큼 클론 구준엽을 넘어 DJ로써 인정받고 있었다. DJ KOO의 음악에 맞춰 점점 열기는 더해지고 있었다.



이어 한국 일렉트로닉 뮤직 장르에서 독보적인 발자취를 그려오고 있는 이디오테잎(Idiotape)이 등장했다. 일렉트로닉 밴드인 이디오테잎의 시원한 드럼 소리와 흥겨운 음악이 이어졌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핫도그나 맥주를 먹는 줄은 굉장히 길었다. 줄은 매우 길었지만 최근 떠오르고 있는 베이스드롭의 듀오 베이스재커스(Bassjackers)의 음악이 흘러나오며 기다림도 하나의 퍼포먼스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다다라이프가 등장했다. 시원한 일렉트로 하우스와 탄탄한 실력의 라이브 무대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다다라이프는 그들을 상징하는 바나나, 샴페인이 나타내는 상징성처럼 자유로움 그 자체를 보였다. 등장부터 “여러분은 정말 예뻐요! 지금부터 망가질 시간입니다”(물론 영어로)라 외치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다다라이프의 무대와 함께 해가 지며 가을날의 파티는 무르익었다.

메인 스테이지 뿐 아니라 벙커 스테이지, 서브 스테이지의 공연도 함께 진행됐다. 특히 벙커 스테이지에서는 최근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해 큰 인기를 구가하는 줄리안의 디제잉도 진행됐다. 줄리안은 친구 얀과 함께 디제잉 무대를 꾸몄다. 그의 인기답게 실내에 마련된 벙커 스테이지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줄리안은 이미 ‘비정상회담’ 출연 전부터 꾸준히 디제잉을 해왔으며 옥상 파티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벙커 스테이지는 야외에서 진행된 메인 스테이지나, 서브 스테이지와 달리 실내였기에 조금 분위기가 달랐다. 실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보다 더 밀접한 사운드로 열기와 함께 DJ와 호흡하며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점프는 기본이었다.

메인 스테이지에서는 자한(Jahan), 야스민(Yasmine) 자매의 크루엘라(KREWELLA)가 열광의 도가니를 이뤘다. 매력적이고 여성스러운 보컬이 흡입력 있는 음악 세계를 그리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크루엘라의 무대에 관객들은 한국에서 돋보이는 ‘떼창’을 선보였다. 이에 크루엘라 자매는 열정적이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유일한 아쉬움으로 남았던 것은 나이프파티(Knifeparty)의 갑작스런 부재였다. 불과 공연을 하루 앞두고 나이프파티의 공연이 취소된 것이었다. 나이프파티는 식중독으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4개국 행사에 불참하겠다는 통보를 보냈다. 나이프파티는의 한국 공연 취소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결국 공연을 코앞에 두고 셔마롤러지(Shermanology)가 대신 무대에 섰다. 비록 나이프파티를 볼 수는 없었지만 셔마롤러지 역시 그 부재를 잊을 만큼 강렬한 하이브리드 점핑 일렉트로 뮤직 공연을 보여줬다. 셔마롤러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마지막 팀의 무대만이 남겨지자 열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무대를 준비하고 사운드를 체크하는 동안 조금이라도 등장할 것 같은 분위기에 관객들은 함성을 지르며 그 기대감을 표현했다. 그리고 메인 헤드라이너 엑스웰 잉그로소(Axwell Λ Ingrosso)가 등장했다. 화이트로 가득한 무대에서 멤버 엑스웰(Axwell)과 세바스찬 잉그로소(Sebastian Ingrosso)는 그들의 열정만큼 화려한 불꽃과 함께 디제잉을 펼쳤다. 엑스웰 잉그로소는 육중한 바이브와 함께 귀에 감기는 멜로디로 가을밤 대미를 장식했다.

‘글로벌개더링 코리아’가 진행된 잠실 주경기장 그 공간만큼은 일상에서 지친 모든 시름을 잊고 있는 그대로 즐기기에 충분했다. 그 날 처음 만난 사람이라도 함께 춤을 추고 음악을 즐기며 친구가 될 수 있었다. 흥겨움에 옆 사람을 쳐도, 셀카봉으로 사진을 찍을 때 다른 사람이 들어와도 모두가 웃으며 함께할 수 있었다. 그 날 모인 많은 이들은 나이와 국경, 성별을 뛰어 넘어 음악이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서로 뛰어놀았다.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제공. VU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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