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잇따라 출격을 앞둬 관객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10월에는 ‘제보자’, ‘마담뺑덕’, ‘슬로우비디오’, ‘맨홀’, ‘나의사랑 나의신부’ 등 다양한 장르와 색깔의 영화들이 릴레이로 개봉하며 극장가를 찾는 발길을 바쁘게 만들 전망이다.
‘제보자’는 10년 전 황우석 박사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대한민국을 뒤흔든 줄기세포 조작 스캔들의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박해일, 유연석, 이경영 등이 가세했고 ‘와이키키 브라더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남쪽으로 튀어’를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박해일이 연기하는 윤민철은 진실을 위해서라면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강단 있는 인물로, 냉철한 판단력과 강렬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깊은 내면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연석이 제보자 이장환 역을 맡아 박사와 함께 줄기세포를 연구했지만, 실험 과정의 비윤리적인 행위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연구팀을 나와 줄기세포 복제 논문에 대한 진실을 제보하게 되는 캐릭터다. 이경영은 인간배아줄기세포 복제 논문의 조작 스캔들 중심에 있는 이장환 박사를 연기하며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예고편에서는 대한민국 모두와 맞서 진실을 밝히려는 윤민철 PD와 제보자 심민호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그려내며 치열한 진실공방을 예고했다. “처음부터 복제된 줄기세포는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라는 심민호의 충격적인 제보로 취재를 시작하는 윤민철은 이장환 박사의 논문에 대한 의혹을 점점 키워간다. 하지만 이내 그가 이장환 박사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비난 여론과 보이지 않는 외압으로부터 취재 진행을 제지 당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손에 땀을 쥐는 긴박감을 선사한다.
같은 날 개봉하는 영화 ‘마담뺑덕’은 고전 ‘심청전’을 욕망의 텍스트로 바꿔보는 역발상으로 탄생한 작품. 심학규와 뺑덕 어멈을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불러내, 사랑과 욕망이라는 적나라한 인간의 감정을 생생하게 살려낸 치정 멜로물이다.
‘심청전’ 속 무능한 아버지 심봉사는 더 강한 욕망을 갈망하며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옴므 파탈 학규로 변신했고, 사악한 악처로만 그려졌던 뺑덕어멈은 사랑에 버림받고 집착에 눈 뜬 복수를 꾀하는 악녀 덕이로 새롭게 부활했다.
임필성 감독은 효를 담은 이야기가 사랑과 욕망, 집착의 텍스트로 변모한 과정에 대해 “‘심청전’이라는 이야기 자체가 상당히 끔찍한 테마가 많다”며 “구전되어 온 판타지 속에 여러 가지 궁금한 모티브들을 현대로 옮겨 치정 멜로로 푸는 아이디어가 굉장히 신선했다”고 밝혔다.
데뷔 이후 최초로 나쁜 남자로 변신하는 정우성은 자신에게 매달리는 덕이를 차갑게 밀어내는 것은 물론, 화염 속에 갇혀 소리치는 덕이를 바라만 보고 있는 모습으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한 남자로 등장한다. 이솜은 작은 놀이공원 매표소를 지키며 세상을 궁금해하는 스무 살 소녀에서 8년 후 위험한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한 번 학규 앞에 나타나는 덕이를 연기, 같은 인물이라곤 볼 수 없는 양극단의 모습을 보여준다.
같은 날 또 한 편의 색다른 영화가 개봉한다. ‘슬로우 비디오’는 남들이 못 보는 찰나의 순간까지 보는 동체시력의 소유자 여장부(차태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차태현이 주인공 장부 역을 맡았고, 남상미가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온 친구 수미 역을 맡았다. 오달수, 고창석, 진경, 김강현 등 명품 조연들이 가세했다. 메가폰은 ‘헬로우 고스트’의 김영탁 감독이 들었다. 차태현은 ‘헬로우 고스트’에 이어 다시 한 번 김영탁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뛰어난 동체시력으로 대한민국 CCTV 관제센터의 에이스가 된 장부가 화면 속 주인공들을 향해 펼치는 수상한 미션을 그린다. 동체시력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호기심을 끈다. 또 CCTV 관제센터라는 공간은 CCTV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담아낸다. 그 동안 감시, 범죄, 사생활 침해 등 부정적인 도구로 여겨지던 CCTV가 아닌 그 너머에 있는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을 그려낸다.
이어 10월8일에는 평범한 일상을 공포로 바꿀 도심공포스릴러 ‘맨홀’이 찾아온다. ‘맨홀’은 거미줄처럼 얽힌 지하세계, 맨홀을 지배하는 정체불명의 남자와 그 속으로 납치된 자들의 목숨을 건 생존 게임을 그린 도심공포스릴러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맨홀을 소재로 해 일상 공포를 전한다. 정경호, 정유미, 김새론 등이 출연한다.
어린 소녀,맨홀 뚜껑에 하이힐이 낀 여자,심지어 경찰까지 무방비로 길을 걷고 있던 사람들은 맨홀 속 ‘그 놈’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어두컴컴한맨홀 안에 사는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벗어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생존게임이 펼쳐진다.
같은 날 ‘맨홀’과는 정반대 분위기의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도 개봉한다. 이명세 감독 연출, 박중훈 고(故) 최진실 주연의 동명 로맨틱 코미디 작품을 2014년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작품. ‘효자동 이발사’를 연출한 임찬상 감독이 되살렸다.
1990년 개봉 후 20여년 만에 돌아온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4년 간의 연애 끝에 이제 막 결혼한 영민과 미영의 신혼생활을 담고 있다. ‘사랑하지만 때론 꼴도 보기 싫은’ 남녀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봤을 만한 상황과 대사들로 사실적으로 풀어냈다.
조정석과 신민이가 각각 영민과 미영을 맡아 신혼의 달콤한 판타지와 씁쓸한 현실을 솔직하면서도 담백한 연기로 표출했다. 여기에 라미란, 윤정희, 배성우, 이시언 등 조연배우들의 맛깔 나는 연기가 더해졌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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