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면 충분한 스토리 내 맘으로 넌 들어왔어’ 누군가가 눈 안에 ‘콕’ 들어오거나 가슴에 ‘콱’ 박히는 건 생각보다 굉장히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진다. 하루에도 수많은 연예인이 브라운관과 스크린 속에서 웃고 울고 노래하며 우리와 만나지만, 그 중에서도 제대로 ‘필(feel)’ 꽂히는 이들은 손에 꼽힐 정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어느 순간 그야말로 내게로 와 꽃이 된, 꽂힌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편은 tvN ‘삼총사’에서 열혈 무사 박달향을 연기 중인 씨엔블루 정용화,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서 천재 작곡가 이현욱 역을 맡은 정지훈, tvN ‘아홉수 소년’에서 피 끓는 열아홉 소년 강민구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비투비 육성재다.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매력이 철철 넘치는 이들을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다.

# 정용화, ‘잘생쁜’ 조선 시대 순정파 무사네

tvN ‘삼총사’에서 열혈 무사 박달향을 연기 중인 씨엔블루 정용화

무대 위에서 정용화는 시종일관 카리스마가 넘친다. 씨엔블루 멤버들과 합을 맞추며 자신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발산하는 그는 밴드의 보컬로서 이미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그가 드라마에서는 가수로서의 명성보단 조금 아쉬운 점이 존재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최근 방영 중인 tvN ‘삼총사’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연기력을 선보이며 노래 되고 연기 되는 ‘연기돌’의 진수를 느끼게 한다. 무관이 되기 위해 강원도 고성 산골에서 한양으로 올라온 박달향 역을 맡은 그는 이번 역을 통해 많은 도전을 하고 있다. 퓨전 사극이란 독특한 장르의 드라마에서 액션과 멜로를 모두 소화하며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매력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마냥 천방지축 개구쟁이 같은 미소를 지어 보이다가도 자신을 한양으로 오게끔 한 여인(세자빈이 된 윤서)을 마주할 때면 더없이 순수하면서도 아련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눈빛의 강약 조절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는 법 또한 터득한 듯한 그는 지난 21일 방송된 6화에서는 애절한 눈물 연기를 펼쳐 배우로서의 또 다른 가능성을 기대하게 했다. 연기뿐만 아니라 그의 비주얼적인 요소도 아직 덜 익은 청춘이자 좌충우돌 캐릭터인 박달향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고운 얼굴선이 자아내는 섬세한 분위기가 있으며, 여기에 더해 어떤 감정이든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는 맑고 큰 눈은 단순 명쾌하지만 앞으로 많은 사연을 담게 될 박달향을 소화하기에 제격이라 할 수 있다.

# 정지훈, 이 오빠가 한 능청스러움 하죠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서 천재 작곡가 이현욱 역을 맡은 정지훈

“내 개가 없어졌어!”의 습격에도 굴하지 않고 2화까지 꾹 참고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서 천재 작곡가 이현욱 캐릭터를 연기 중인 정지훈의 입에서 저런 오글거리는 대사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만의 색을 지닌 배우임을 증명했다. 가수 비이자 배우 정지훈. 그가 하이틴 인터넷 소설을 연상시키는 극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실로 다양하다. 연인을 잃은 슬픔에 잠겨 있는 남자, 죽은 연인의 여동생과 친해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자,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키다리 아저씨가 되려는 남자 등 좀체 일관된 정서로 연결되지 않는 인물을 표현하고 있기에 그 감정에 쉽게 동화되긴 어렵지만, 순간순간 몰입해서 보다 보면 그의 연기에 웃게 되기도 울게 되기도 한다. 특히, 2화에서 윤세나(크리스탈)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던 장면은 그의 진가를 잘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과장된 행동과는 달리, 표정 근육을 섬세하게 운용해 만들어내는 미세한 감정 변화 연출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러운 웃음을 짓게 만든다. 윤세나를 보고 집안으로 후다닥 뛰어 들어가거나 “아이고 도시락이 왔나”하며 현관에서부터 손을 휘휘 거리며 나오는 동작 등이 그러하며, 크리스탈과 대사를 주고받는 신에서 상대의 반응에 따라 실시간으로 얼굴 위에 여러 감정을 채색해 나가던 장면 또한 그렇다. 능청스러움의 달인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그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로 인해 너무나 뻔해 보이는 드라마의 전개를 그저 즐겁게 받아들이며 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 육성재, 운명이 아니어도 이런 소년이라면!

tvN ‘아홉수 소년’에서 열아홉 소년 강민구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비투비 육성재

운명을 믿는 소년. 아니, 첫눈에 반한 상대를 자신의 여자로 만드는 당돌하고도 용기 있는 소년이라 말하는 것이 맞겠다. tvN ‘아홉수 소년’에서 아홉 수의 시련을 겪고 있는 열아홉 소년 강민구를 비투비의 막내 육성재가 연기 중이다. 작년 한 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쑥쑥이로 브라운관에 데뷔했던 그는 1년 만에 당당히 주연급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드라마에 도전해 쓴맛을 봐야 했던 몇몇 예와는 달리 그는 1회부터 과민성 대장 증후군 때문에 유도 경기를 망친 상황을 코믹하게 묘사해 호평을 받았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소녀인 수아에게 “솔직히 운명 그런 게 어디 있냐”라며 자신이 힘들 때 등장한 그녀의 존재에 대해 감사함을 표하며 사랑을 고백한 장면은 스물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그이기에, 어떤 감정이든 본래 자신의 것인 양 표현하는 그이기에 너무나 자연스럽고 사랑스럽게 다가왔다. 스포츠카가 아니어도, 자전거를 타는 행위 하나만으로도 소년의 풋풋한 사랑을 표현하는 극중 민구는 드라마 속 인물인 동시에 현실 세계의 육성재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중 가장 하이라이트는 8화에서 자신의 마음을 수아에게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소극장 공연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던 모습이다. 실력파 아이돌 그룹의 보컬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이 장면에서 그는 귀여운 표정과 제스처로 배우와 아이돌로서의 매력을 모두 다 선보일 수 있었다. 그는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돌’로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제공. SBS,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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