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구봉구의 이름을 듣는다면 갸우뚱 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이름이 길구봉구라고?’, ‘본명이야?’, ‘봉구비어랑은 어떤 사이지?’, ‘힙합듀오야?’ 하는 질문이 이어진다. 독특한 이름만큼 비주얼과 스타일도 개성 넘친다. 하지만 두 사람은 무게감 있는 가창력과 감성 가득한 음색이 돋보이는 반전 발라드 듀오다.Q. 앨범 소개를 부탁한다.
비슷한 키에 형제 같이 비슷한 이름, 그리고 눈빛만 봐도 뭔가 통할 것 같은 호흡으로 얼핏 보면 형제라 느낄 수도 있는 두 사람이다. 형제는 아니지만 운명적인 만남으로 7년이 넘는 시간동안 함께 하고 있는 길구와 봉구,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어지는 두 사람은 소울풀한 발라드에서 발랄한 곡으로 또 다시 반전을 선보였다.
봉구 : 처음으로 나온 미니 앨범이다. 타이틀곡 같은 경우는 그동안 저희가 강한 음악을 많이 했었다. 아무래도 가창력을 확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힘을 빼 달달한 노래로 돌아왔다. 대체적으로 앨범이 밝은 편이다.
길구 : 전체적으로 데뷔 싱글보다 분위기가 확 밝하졌지만 1번 트랙 같은 경우에는 달달하면서도 씁쓸한 그런 분위기가 있다. 마지막 수록곡인 ‘어쨌든 투나잇(Tonight)’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작업했었던 곡인데 너무 신나서 수록했다.
Q. 밝아지고 달콤한 음악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봉구 : 특별한 계기는 없지만 꼽자면 ‘뭘 해도 예쁜걸’이란 곡이었던 것 같다. 녹음을 하며 이렇게도 해볼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다. 대중이 좋아해주고 저희 역시 좋아했던 노래라 하게 됐다.
길구 : 기존에 있던 곡은 고음이 많은 곡이었다. 그런 곡을 부르면 희열도 있고 재미도 있지만 솔직히 부담감도 있다. 어떤 면에서는 이번 앨범 곡들이 부담이 덜하기도 하다.
봉구 : 대중이 따라 부르기 쉬운 곡도 있다. 앨범에 관한 댓글을 봤을 때 “제발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 좀 발표해라” 이런 댓글 많다. 하하.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는 가창력보다 소통할 수 있는 쪽으로 신경 썼다.
Q. 타이틀곡 ‘달아’는 어떤 곡인가?
봉구 : 타이틀곡 ‘달아’는 달달한 알앤비 곡이다. 가사 내용도 그렇고 조금 끈적이는 그런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편하게 흘러가듯 들을 수 있지만 포인트가 있는 그런 곡이다.
Q. 각자 어떤 계기로 가수가 됐는지 궁금하다.
길구 : 이전에는 음악과 노래하는게 마냥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우연히 봉구를 만나고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봉구와 같은 팀이 된 후로 목표가 뚜렷해졌다. ‘이 친구와 하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혼자였으면 보컬트레이너가 됐을 것 같다. 운명이었다.
봉구 : 음악은 고등학교 시절 밴드 활동을 하며 시작했다. 사실 특별히 가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스무살 때 OST를 부른 적이 있었는데 당시 작곡가 형이 길구 형과의 팀을 제안했다. 그 때부터 가수라는 것을 해볼 수 있는 길이 만들어졌다.
Q. 두 사람의 첫 만남이 궁금하다. 서로의 첫 인상은 어땠는가?
길구 : 우연히 삼성동 편의점 앞에서 봤는데 알지도 못한 와중에도 “어? 봉구다!” 이런 느낌이 들었다. 봉구가 내게 먼저 말을 들었다. 그동안 어떻게 생겼고 이름도 저와 비슷한 애가 있다는 얘기만 들었다. 미국 가수 중 루벤 스터다드의 축소판이란 이야기를 들었는데 삼성동 편의점 앞에 딱 있더라.
봉구 : 구체적으로 둘이 팀을 하겠다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이렇게 듀엣 그룹이 될지 처음부터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형과 계속 둘만 함께 했다. 서로 키가 맞는 사람을 구하는 것도 힘든 것이었다. 하하.
Q. 길구봉구라는 팀명이 특이하다. 각자 본명이 맞는가? 어떤 이들은 봉구비어와 관련이 있냐 묻는 이들도 있더라.
봉구 : 하하. 봉구비어와 관련이 있었으면 좋겠다. 본명이 맞다. 이름인 봉구를 검색하면 고양이, 강아지, 비어, 밥버거 등이 나오더라. 길구봉구라는 이름을 들으면 모르시는 분들도 기억을 해주셨다.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해외 음반 활동할 때는 쥐비나인(GB9 : 길구의 ‘G’, 봉구의 ‘B’, 구를 뜻하는 나인) 이런 예명을 쓸까도 했다.
길구 : 길구 앤 봉구도 후보로 있었다. 그런데 너무 길고 기억에 남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길구봉구로 했다. 처음에는 많은 분들이 혹시나 이름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시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오래 음악도 하고 활동하다보면 그런 시선도 없어지지 않을까.
Q. 이미 7년 전 결성된 팀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늦게 데뷔한 사연이 있나?
길구 : 봉구와 팀으로 결성된 뒤 회사에 들어가고 계약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 쪽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흐르고 회사를 옮기게 됐다. 시기도 안 맞다 보니 일단 군대에 갔다 왔다. 다행히 지금 소속사 사장님을 만나게 됐다. 감사합니다. 하하. 대표님께서 오래된 팀일수록 기획하기 어려우셨을 텐데 아티스트로서 대우해주시며 데려오셨다.
봉구 : 오랜 시간 준비하다보니 자신감이 저하됐었다. 들어갔던 회사에서 일도 많이 생겼고… 적은 나이도 아니며 비주얼 적으로 뛰어난 것도 아니었기에 고민도 됐었다. 아무래도 돈을 벌어야하니 코러스나 트레이닝 쪽으로 가야 하나 했는데 대표님을 만나게 됐다. 응원해주신 덕에 앨범도 나왔고 정말 감사하다. 계속 노래할 수 있게 해주신 원동력이었다.
길구 : 저희가 되게 단순하다. 오랜 시간을 했으면 “그만 두자”는 말을 할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서로 의지하며 힘냈다.
Q. 오랜 시간동안 두 사람이 함께 해왔는데 다투거나 의견이 맞지 않은 일은 없었나?
길구 : 둘이 성격이 완전 반대인데 취향은 비슷하다. 그래서 부딪히는 일이 없다. 음악적인 것도 그렇고 커피 마시면서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한다. 하하. 아마 작업실 앞 커피숍에서 저희를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사를 쓸 때 네다섯 시간 정도 커피숍에 있는다.
봉구 : 길구 형은 굉장히 여리다. 상남자이길 원하지만 세심하고 배려가 깊은 성격이다. 주위 사람들도 잘 챙기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길구 형 주위에는 좋은 사람들 밖에 없다. (길구 : 내 주위 사람이 네 주위 사람이잖아. 하하) 아마 길구 형을 싫어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을 것이다. 저는 굉장히 반대다. 제 일이 아니면 신경 쓰지 않는다. 떼를 쓰기도 하고.
길구 : 봉구는 주변에 형, 누나가 많다. 귀여움을 받는 성격이다. 요즘은 봉구에게도 동생들이 많이 생기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봉구를 오래 봤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뿌듯하다.
봉구 : 길구 형이 저를 키웠다. 제게 있어서 큰 존재고 산 같은 사람이었다. 힘들고 배고플 때 길구 형이 삼겹살도 사주고… 천사다! 오랫동안 함께 하다 보니 다투는 일은 없다. 예전에는 고집도 많이 부렸는데 형이 늘 이해해준다.
Q. 가요계에는 다양한 그룹이 존재한다. 이 중에서 길구봉구의 차별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길구 : 봉구는 섬세하고 여리며 섹시한 보컬이다. 반면 저는 상남자 목소리가 강하다. 아무래도 다른 두 사람이 콜라보레이션 됐을 때 가장 좋은 팀이 아닐까 싶다. 음색이나 보컬적인 색으로 봤을 때 많은 듀엣 중 ‘길구봉구다!’ 하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일단 길구봉구의 곡은 두 사람의 색이 다르다 보니 파트가 분명하게 나눠져 있다. 혼자 부르기 조금 힘든 노래다. 듀엣하고 싶을 때 길구봉구 것이다! 어렵다면 키를 낮추셔도 된다. 하하.
Q. 길구봉구 두 멤버에게 롤모델이 있는가?
봉구 : 이적 형이다. 예전에 코러스를 한 인연이 있고 요즘에도 가끔 함께 술을 먹기도 한다. 형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음악 나올 때마다 형께 들려드리면 피드백도 해주시며 많이 도와주신다. 이적 형 코러스를 하던 중 데뷔하게 돼 제 자리가 공석이 됐다. 다른 분이 해야 하는데 배가 아프다고 해야 하나. 하하. 형의 코러스를 하며 일하는 것 같지 않고 너무 좋았고 그 무대의 일원이 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 ‘하늘을 달리다’ 부를 때는 정말 희열이 엄청났다. 형을 보며 저런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무대 위에서 이적 형처럼 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길구 : 이소라 선배님과 임재범 선배님이다. 두 분처럼 톤이 좋은 분들이 부럽다. 나이가 들어서도 따뜻한 톤으로 촉촉한 노래를 할 수 있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
Q. 길구봉구의 목표가 있다면?
길구 : 따뜻한 가수가 되고 싶다. 위로도 될 수 있고 저희 노래를 듣고 기분이 좋아지거나 힘들 때 따뜻한 온기가 됐으면 좋겠다. 다양한 장르를 상황에 맞게 하고 싶다. 전반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많이 하고 싶다.
봉구 : 비슷하다. 비가 오는 날이면 딱 떠오르는 노래가 있지 않나. 길구봉구 음악도 그랬으면 좋겠다. 어떤 상황일 때 딱 생각나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1위 가수, 대박 가수도 좋지만 꾸준히 음악하며 계속 사람들 귀에 들락날락할 수 있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제공. WS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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