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긴 해도 최승현은 자신이 쥐고 있는 패를 다양한 가짓수로 활용할 줄 아는 남자다. 단순히 뮤지션과 배우를 오가는 걸 얘기하려는 게 아니다. 그는 자기 앞에 펼쳐진 판을 치밀하게 파악하고, 분석한 후, 민첩하게 대응한다. “어떤 확신이 없으면 움직이지 못하는 스타일”이지만, 대신 한 번 물고 늘어지면 끝장을 본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도 않는다. 그러고 보니 타짜 기질이 다분하다. ‘동창생’ 이후 10개월. ‘타짜- 신의 손’(이하 ‘타짜2’)의 함대길로 사는 동안 최승현의 얼굴에 옹골찬 남자의 향기가 자랐다. 아직 보여줄 패가 많이 남은 최승현에게 건네고 싶은 말은, ‘닥치고, 고(Go)!’

Q 얼굴에 뾰루지도 나고 많이 피곤해 보인다. 잠은 잘 잤나.
최승현: 요즘 통 못 잤다. 주말에 해외 스케줄이 있었다. 돌아온 후엔 영화홍보 활동을 계속 했고. 그래도 오늘은 개봉 날이라 설렘이 크다. 워낙 기대와 우려가 많았던 작품이라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면 조금은 홀가분할 것 같다.

Q. ‘우려’라고 했는데, 그런 세간의 평가들이 당신을 더 자극시키나 위축시키나.
최승현: 자극 시킨다. 그럴수록 위축과 반대로 간다.

Q. 음악 발매를 앞두고는 당신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커서 부담일 것 같고, 영화의 경우 그와는 반대의 반응이 있어서 또 신경이 쓰일 것 같다.
최승현: 솔직히 말하면대중들이 겸손한 모습을 좋아하니까 겉으로 표현을 안 할 뿐이지, 자신감은 항상 있다. 나는 어떤 확신이 없으면 움직이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앞날에 대한 직관력도 어느 정도 있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것들이 재미있다. 어떤 결과물이 나오기도 전에, 보지도 듣지도 않은 상태에서 얘기 하는 것들 있잖나. 그런 게 참 재미있다.

Q 보기도 전에 뭔가를 얘기하는 사람들은 어떤 선입견에 기반 해서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그게 재미있다고?
최승현: 선입견이 있으니까 오히려 나태해지지 않는 것 같다. 선입견이 오히려 나를 더 뜨겁게 한달까. 선입견 앞에서 더 용감해 지는 것도 같고. 선입견을 달고 다니는 직업인 것 같다. 배우나 뮤지션은.

Q. 확신이 없으면 안 움직인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타짜2’는 어떤 확신으로 움직인 건가.
최승현: 강형철 감독님의 에너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못하겠다고 했다. ‘타짜2’에 합류한다는 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은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굴곡진 함대길의 인생을 내가 과연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나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거다. 그런데 감독님이 보내온 시나리오를 봤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다. 4~5개월 정도 고민하다가 감독님을 직접 만났는데, 감독님이 시나리오 책을 건네면서 그러셨다. “나의 1년 이라는 시간이 담긴 시나리오에요. 이 시나리오, 승현 씨가 가지세요. 승현씨 꺼였으면 좋겠어요”라고.


Q. 오, 그 말이 ‘훅’ 들어왔겠다.
최승현: 그런 말을 해 준 사람이 처음이었다. 그것이 그의 화려한 입담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Q. 강형철 감독님이야말로 ‘타짜’시군.(웃음)
최승현: 그런가보다. 하하. 시나리오를 건네받고 감독님 눈을 딱 봤는데, 눈에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 단단함이 느껴졌다. 0.01%의 두려움도 보이지 않았다. 원래 확신에 찬 사람은 그 누구도 못 말린다고 하지 않나.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 시나리오를 다시 봤는데, 감독님의 에너지가 전이돼서인지 이 역할에 대한 어떤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게 ‘타짜2’를 하게 됐다.

Q. 사실, 대길은 빅뱅 무대에 서서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도 전혀 어색할 것 같지 않은 인물이다. 의상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고.
최승현: 맞다. 그래서 사실 그 부분에 있어서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 원작의 배경은 80년대지만, 강형철 감독님이 설계한 것은 현대였다. 전작의 고니와 차별화 되는 대길만의 개성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대길은 단순하고, 여자를 좋아하고, 돈에 약하고, 돈을 벌면 멋 부리기 좋아하는 인물이다. 현대시대를 살아가는 대길이 어떤 식으로 멋을 부릴까 고민하다가 나온 게 바로 컬러풀한 의상이었다. 강남에서 승승장구하는 대길이 옷을 막 바꿔 입을 땐, 마치 내 얘기인 것 마냥 카타르시스도 느꼈다. 실제의 나도 그랬으니까.

Q. 책임감 강했던 ‘포화 속으로’의 오장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묵직한 ‘동창생’의 리명훈, 도전을 즐기는 ‘타짜’의 함대길. 최승현은 어느 성향에 가장 가까운 것 같나.
최승현: 겁이 없는 건 함대길과 비슷한 것 같다. 항상 확신이 있는데, 그게 함대길처럼 한치 앞을 못 보기 때문에 생긴 확신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다행히 아직까지 무너진 적은 없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서 그런 걸까. 반대로 얘기하면 성공하고 싶다는 야망이 없기 때문에 두려움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Q. 이미 성공을 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최승현: 그건,아니다. 내가 성공했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것 같다. 성공을 했다면 항상 두려워 할 것 같은데, 두려움이 없다. 뭔가 내 위치를 빼앗길까봐 걱정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걸로 봐서는 아직 그 정도 위치는 아닌 것 같다.

Q. 그 말은 정상에 올라가면, 거기에서 떨어질 까봐 두려울 것 같다는 의미인가.
최승현: 그렇다. 두려울 텐데, 그런 마음이 없는 걸 보면 아직 성공한 것 같지는 않다.


Q. 와~ 도대체 어디까지 가야 성공인건가.(웃음)
최승현: 기준점은 없다. 어떻게 보면 성공이나 실패에 대한 생각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냥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아, 잘 모르겠다. 얘기하다보니까 자꾸 ‘딥(Deep)’해진다.

Q. 더 딥하게 가 보자. ‘동창생’ 인터뷰 때 그런 말을 했다. “나는 외로워야 하는 사람인 것 같다”고. 그 마음, 지금도 변함이 없나.
최승현: 그게 진지하게 외로워야한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뭐랄까. 아, 편해지거나 안정이 되면 안 된다는 쪽이 더 정확한 것 같다. 나는 마음이 편해지면 나태해지는 스타일이니까. 중간이 없다, 나는.

Q. 대길은 나락으로 떨어져도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인물이다. 실패를 해본 적이 없는 최승현은 어떨까. 어느 순간 모든 걸 탕진하게 된다면.
최승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함대길처럼 탕진할 정도로 무모하게 움직이진 않는다.

Q. 인생이 어디, 자기 뜻대로 되나. 무모하게 움직이지 않았다고 해서 무너지지 않는 건 아니다.
최승현: 함대길은 약간 다른 것 같다. 나는 함대길이라는 인물이 약간 안쓰러웠다. 그를 보면서 ‘확실히 쉽게 얻는 것은 쉽게 잃는구나’ 라는 것도 느꼈고. 나는 뭔가를 쉽게 얻으려 해 본 적이 없다. 항상 어느 정도의 기초 작업을 해두고 움직였다. 출연을 망설였던 ‘타짜2’에 올라타고 나서는 전혀 두려움을 가지지 않았던 것은, 앞서 수개월의 시간동안 고민하며 작품에 대한 기초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확신을 쌓기 위한 시간들을 가졌던 거다.

Q. 아귀(김윤석)의 유명한 대사가 있다. “내 돈 모두와 손모가지를 건다!” 인생에서 중요한 배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고 가정해보자. 상대가 당신에게 정말 중요한 하나를 걸라고 요구한다면, 어떤 것을 걸 텐가.
최승현: 아, 뭘 걸까… 내 자신은 언제든 걸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정말 중요한 순간이라면 목숨도 내 놓겠다는 의미다. 그런 게임에 들어가면 두려움이 없을 것 같다.

Q. 목숨이 가장 큰가? 목숨 대신, 목소리를 걸라고 하다면? 랩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최승현: 성대를 자르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게 낫다.(웃음)

Q. 사실 살면서 뭔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을 만나는 것이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연예인들은 조금 다른 것 같다. 배우나 가수라는 직업은 매순간 자신을 내 걸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거든.
최승현: 글쎄. 뭔가를 걸겠다는 사람은 오래 가지 못하는 것 같다. 뭔가를 건다는 것은 결국 야망인 것 같거든. 야망을 가진 사람들이 항상 목숨을 거는 것 같고. 그런 사람들을 만나보면 굉장히 여유가 없다. 눈에 초점도 없다. 한편으로는 불쌍하다. 진심 대신 야망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은 빨리 없어지니까.


Q. 그런 마인드라서 강형철 감독님이 그런 말을 했나 보다. “최승현은 테크니션이라기보다 아티스트에 가깝다”고. 건축가 ‘장 푸르베’를 좋아하는 걸로 안다. 장 푸르베는 예술과 실용성의 조화를 중시한 건축가다. 아트스트로서 최승현이 중요시 여기는 조화는 어떤 건가.
최승현: 세련됨. 그리고 뭐든 심플해야 한다. 미술가가 그림을 그려서 팔고, 조각가가 조각을 만들어서 팔듯, 나는 나를 만들어서 팔아야 하는 직업의 사람이다. 그랬을 때 내 자신이 군더더기 없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려고 노력중이고…그런데 오늘 왜 이렇게 딥하지? 아, 싫다는 게 아니다. 좋다.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Q. 나이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 중 어느 쪽과 더 잘 통하나.
최승현: 똑같다. 내가 정신연령이 굉장히 낮아서 그런지 나이가 많거나 혹은 적은 친구들이 편하다. 또래랑은 오히려 잘 안 맞는다.

Q. 정신연령이 낮아 보이지는 않은데.
최승현: 아니다 무모할 때가 있다. 나는 현실적이지 않은 생각을 자주 한다. 이성이 항상 서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아마 강형철 감독님도 테크니션은 아니 것 같다고 말씀하신 걸게다. 계산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니까. 가끔은 감성에 지나치게 치우치기도 한다.

Q. 그런 면모가 작업에 많이 묻어난다. 지난 11월 발매한 솔로 ‘둠다다’도 그랬는데, 그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최승현은 이미지가 영상화 될 것을 염두에 두고 음악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승현: 맞다. 나는 무조건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음악을 만든다. 음악과 이미지가 항상 같이 온다.

Q. 그렇다면 당신의 노래는 귀로만 들어서는 안 되고, 눈으로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인데.
최승현: 내가 봤을 때, 이제는 그렇게 해야만 하는 시대다. 앞으로는 더욱 그럴 테고. 음악은 무조건 비디오 아트웍의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멜로디 라인이나 코드는 이제 다 나왔기 때문에, 어정쩡하게 듣기 좋은 걸로 가다가는 세련된 음악이 힘들지 않을까 싶다.

Q. ‘둠다다’에 “난 21세기 범상치 않은 Korean MIC를 쥔 신들린 Rap basquiat”라는 가사가 나온다. 바스키아(화가), 좋아하나?
최승현: 바스키아를 표현한 이유가 뭐냐면, ‘둠다다’를 만들 당시 사람들이 듣기 좋지 않은 음악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지금도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모두가 똑같이 포장돼서 나오고 하나가 유행하면 우르르 따라가는 우리나라 가요계를 봤을 때 섞이기가 싫다는 생각을 했다.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나는 그게 너무 기형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형적인 환경에서 자란 아이를 빌어 그 기형적인 상황을 표현한 거다. 거기에다가 휘갈기고 싶었던 거다. 바스키아의 낙서들처럼.


Q. 굉장한 은유네. 그런데 연예인, 특히 아이돌 그룹은 트렌드를 만들어야 하는 입장인 것도 있지 않나.
최승현: 나는 솔직히 빅뱅이라는 팀이, 그리고 내가 아이돌이라는 생각을 태어나서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워낙 보이밴드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같이 묶이는 거라고 생각할 뿐. 만약 내가 아이돌이라고 생각했다면, 빅뱅이라는 팀에서의 나의 색깔, 혹은 빅뱅이라는 팀의 성향이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

Q. 휘갈기고 싶었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가요계를 바꾸겠다’는 건 아닌 것 같고. ‘내 길을 가겠다’ 정도로 생각하면 될까?
최승현: 정말 적나라하고 솔직히 말하자면, ‘둠다다’는 내가 음악을 하기 싫은 이유를 추상적으로 표현했던 곡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그 당시에는 기형적이라고 생각했다.

Q 연기는 어떤가. 연기에서는 스스로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 것 같나.
최승현: 잘은모르겠지만, 점점 단단해지는 느낌은 든다. 아직까지는 재미있다. 왜 ‘아직까지’라는 단서가 붙는지는 모르겠는데, 재미있을 때까지는 하고 싶다. 사람들이 원할 때까지는.

Q. 음악에도 ‘아직까지’라는 단서가 붙나?
최승현: 마찬가지다. 음악이나 연기나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둘을 분리해서 바라봤는데 어느 순간 그 생각이 변했다. 둘 다 어쨌든 표현을 하는 거니까. 그리고 둘 다흥이 떨어지면 미련 없이 그만 둘 거다.

Q. 대쪽 같은 면이 있다. 대길은 자신의 인생을 구해준 허미나(신세경)에게 “내 삶은 너의 것”이라고 말하며 모든 것을 내준다. 남녀를 불문하고 최승현도 누군가에게 모든 것을 걸 수 있겠나.
최승현: 아니, 아니.

Q. 당신을 위해 희생한 사람에게도?
최승현: 솔직히 말하면, 그런 사람을 아직 못 만나봤다. 그래서 그런 것 같다.

Q. 흠. 어떤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나.
최승현: 남녀가 다르다. 남자는 포용력이 넓은 사람이 좋다. 새로운 걸 받아들이고 공부하는 사람과 잘 맞는다. 더 알고 싶은 마음도 들고. 이성은 착한 여자. 옛날에는 외모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데, 이젠 그보다 착한 사람이 좋다. 그런데 착한 여자가 별로 없는 것 같아~

Q. 많이 데였나?(웃음)
최승현: 하하. 그런 건 아니고. 내가 연애를 많이 해보지는 않았지만 만난 여자들은 모두 착했다. 지금 오랜 시간 연애를 안 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을 때, 착한 여자를 못 만나서인 것 같다. 착하다는 기준? 글쎄. 착한…착한… 착한 거… 심성이 착한 여자?

Q. 하하하하. 그런 당신은 심성이 착한 것 같나.
최승현: 내가 생각했을 땐 착한 것 같은데. 하하하하. 나는 나쁜 생각을 못한다. 여우같은 면이 없다.


Q.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물어봤다. 정말 착한 것 같고. 그나저나 아직 당신 자신을 걸어보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 게 살짝 안타깝다.
최승현: 내가 독신주의자 성향이 있다. 누군가에게 나의 인생을 걸고 싶지는 않다. 부담을 주기도, 부담을 받기도 싫다. 이건 너무 솔직하게 얘기하는 건데… 결혼의 가장 최악은 그거 일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항상 누군가와 한 장소에 있어야 한다는 거.(일동 탄식 섞인 탄성)

Q. 와~ 진짜 혼자 살아야겠다. 집을 위아래로 구하든가, 주말 부부를 하든가.
최승현: 성향상 결혼은 너무 답답할 것 같다. 나에게 있어 모든 것을 거는 것은 아마 ‘결혼’이 아닐까 싶다. ‘결혼’은 한다는 것은 정말 내 모든 것을 건다는 의미일 거다.

Q. 자유롭고 싶다고 했는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YG라는 기획사에 소속돼 있다. YG가 자유분방한 성향의 회사라고 해도, 어쨌든 음반활동을 하는데 그 큰 회사의 뜻은 완전히 무시하고 갈 수는 없을 텐데.
최승현: 그 안에 속해있는 사람 중에 가장 말을 안 듣는 사람이 바로 나다.(웃음) 얼마 전에 타블로 형도 그런 얘기를 하더라. “네가 그렇게 거절을 많이 한다며” 아웃사이더라는 얘기를 굉장히 많이 듣는다. 그리고 이젠 내 성향들을 잘 아니까, 특별히 어떤 것을 강요하거나 그러진 않는다.

Q. 솔로 음반은 언제 만날 수 있을까.
최승현: 내놓고 싶을 때. 곡이 있기 때문에 완성은 언제든 시킬 수 있다. 빨리 내 놓는다면, 2-3주 후에도 가능하다.

Q. 그런데 완벽하게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는 내보내지 않는 성격 아닌가.
최승현: 언제나 준비가 돼 있는 아이 아닌가, 나는.(일동폭소) 음악에 있어서는 항상 준비가 돼 있다.

Q. 연기적으로는?
최승현: 연기는 일단시나리오를 분석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그리고 영화는 음악과 달리 내가 하는 대로 나오는 게 아니라, 연출자의 예술 안에 들어가서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대신 해 주는 거잖나. 그런 면에서 두려운 직업이기도 하다. 음악은 실패하면 ‘내 잘못이구나’, ‘내가 너무 내 색에 빠져 있었구나’ 하면 되는데, 작품은 많은 사람들과의 약속이고, 내가 한대로 나오는 게 아니니까.

Q. 그런 연기의 세계가 어떤가.
최승현: 스릴이 있다. 타짜에 나오는 대사처럼 나는 “돈 말고 스릴 때문에 일하는 스타일”같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is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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