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브리원 ‘에이핑크 쇼타임’

걸그룹 에이핑크가 2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체 리얼리티 프로그램 케이블채널 MBC에브리원의 ‘에이핑크의 쇼타임(이하 쇼타임)’이 중반을 넘어섰다. 무대 위에서는 요정돌의 순수한 매력, 무대 아래에서는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을 선보이는 반전 매력의 에이핑크답게 에이핑크는 ‘쇼타임’에서도 자신들의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 ‘쇼타임’ 제작진은 지난달 6일 개최했던 제작발표회에서 ‘에이핑크의 쇼타임’을 통해 6인 6색 여섯 소녀들의 매력을 지켜보는 쏠쏠한 재미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쇼타임’을 통해 발견한 멤버별 매력은 무엇일까? 6인 6색 베스트 장면을 꼽아봤다.

# 초롱 : 엘프녀의 반전매력+롱리다의 위엄


‘쇼타임’에서 리더 초롱의 첫 시작은 아쉬웠다. 번지점프에 실패했고, 워터파크도 즐기지 못했기 때문. 고소공포증과 물공포증을 모두 갖고 있는 초롱에게 ‘쇼타임’ 1,2회는 자신의 역량을 펼치기엔 아쉬웠을 수도 있다. 그런 초롱이 물 만난 물고기처럼 날아다닌 순간은 5회 노래방 장면. 삼촌팬들이 좋아하는 에이핑크 노래로 ‘유유(U You)’를 꼽은 초롱은 카메라를 향해 시도 때도 없이 사랑의 총을 쏘며 발랄한 비글미를 맘껏 뿜어냈다. 정녕 번지점프가 무서워 눈물 흘린 그 사람이 맞는 것인가. ‘쇼타임’ 5회에서는 리더로서 초롱의 카리스마도 확인할 수 있다. 꼼수 부리려는 보미에게 “사기쳐요!”라며 이르는 단호한 말투와 미남을 고를 때 “정(情), 이런 것 없다”고 나지막하게 읊조리는 초롱의 모습은 예쁜 얼굴 뒤에 숨은 롱리다의 카리스마. 소원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 소원 대신 연습실 시설을 교체해 달라는 기특한 모습까지, 진짜 리더다.

# 보미 : 김밥 하나로도 예능을 만드는 예능 천재


보미는 예능 천재다. ‘쇼타임’의 전체적인 웃음을 이끄는 에이핑크 예능의 핵심이다. 사소한 소재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그림을 만들어내는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다. 그런 보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은 웃음 대폭발의 순간이기도 하다. 3회 일본에서 열린 보미의 생일 파티에서 삼각김밥을 먹는 순간에 터진 보미표 랩은 ‘걸그룹의 내려놓음’이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교과서 같은 장면이다. 콘트롤 비트에 맞춰 힙합 전사로 변신한 보미의 장면은 창의력과 순발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김밥을 집고, 김밥을 먹고, 텅 빈 김밥 속을 확인하고 ‘앞으로 채워가지’라며 의미까지 부여하는 보미의 모습을 본다면 박수를 치게 될지도 모른다. 4회 은지의 남동생을 위한 장보기 장면에서도 보미의 순발력은 발휘된다. 이 장면은 흔하디흔한 장보는 장면으로 그칠 수 있는데도 보미는 노란색 장바구니를 등에 메면서 또 다른 웃음을 자아냈다. 웃음의 순간을 장식하는 보미만의 사자후까지, 보미는 앞으로가 정말 기대되는 요정계의 예능신이다.

# 은지 : 털털한 부산 소녀 마음 속 따뜻한 가족애


은지는 ‘쇼타임’ 초반 드라마 촬영으로 인해 멤버들과 자주 함께하지 못했다. 5회 자신의 소원을 ‘휴식’이라고 말할 정도로 멤버들 중 가장 바쁜 나날을 보냈던 은지다. 은지가 합류하는 순간 에이핑크의 예능 파워는 더욱 강해진다. 은지는 털털한 매력으로 멤버들을 전두지휘하는 카리스마를 발휘하면서 예능감을 이끄는 선장역할을 한다. 4회 거봉 개그나 5회 스피커를 받은 뒤 인사를 주도하는 모습 등이 눈에 띈다. 룸메이트이자 예능천재 보미와 가장 죽이 잘 맞는 멤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은지는 이번 ‘쇼타임’을 통해 따뜻한 가족애를 보여주면서 털털한 부산 소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남동생을 만나러 가는 그 순간부터 마지막 동생의 편지를 읽는 모습까지, 4회는 예능 웃음보다 은지와 동생 민기의 사랑으로 더 큰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방송이었다.

# 나은 : 손여신? 사실은 먹방 여신


데뷔 때부터 가장 요정다운 외모로 눈길을 끌었던 손나은은 ‘손여신’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에이핑크의 비주얼이다. 그런데 ‘쇼타임’에서는 외모와는 다른 의외의 먹방 본능을 선보여 반전의 최고봉으로 등극하고 있다. 보미가 선보이는 먹방의 경우, 정말 맛있게 먹는 전형적인 먹방이라면 나은의 먹방은 의외의 식탐과 허당 매력이 귀여운 미소를 짓게 만든다. 3회 보미의 생일 파티를 준비하면서 다른 멤버들은 파티 준비에 여념이 없을 때 멤버들이 사온 편의점 음식과 과자에 시선을 고정하고, 군침을 흘리다 결국 참지 못해 빵봉지를 오픈하는 나은의 모습은 먹방의 명장면. 이후 빵을 먹었음에도 미역국 먹는 보미를 보며 침 삼키는 모습, 4회 은지 남동생 민기가 한 입 먹기도 전에 무의식적으로 먹는 모습, 5회 자신의 소원으로 ‘당장 빙수가 먹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까지 매회 나은표 먹방이 담겨 새로운 먹방여신의 등극을 예감케 한다. 참고로, 2회 워터파크에서 나은의 다이빙 장면은 허당 여신의 등극 장면이다.

# 남주 : A.K.A 냄쥬, 나는 리액션 여왕이지.


남주는 에이핑크 내 리액션 여왕으로 이미 유명하다. 첫 회 희번덕 트로트부터 느껴지듯이 웃음의 마무리는 항상 남주의 리액션으로 마무리된다. 보미의 예능감을 뒤에서 받쳐주며 더욱 살리는 것도 남주다. ‘쇼타임’ 초반 은지가 드라마 촬영으로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을 때 빈 자리를 채운 것도 남주다. 3회 보미와 함께 랩신과 접선하는 모습, 홍대 나들이에 신나 ‘홍대 홍대 홍홍홍대’를 흥얼거리며 무아지경에 빠지다 결국 보미가 ‘남주야’라며 말리는 모습을 본다면 남주의 리액션 본능을 감상할 수 있다. 코믹 개사 실력도 수준급이다. 3회 보미의 생일파티를 위해 직접 개사한 노래와 5회 노래방 미션에서 미션 실패를 직감하고 무아지경으로 부른 노래는 남주 속에 내재된 출중한 예능감을 느낄 수 있다.

# 하영 : 비방용 막내의 매력이란?


하영은 막내답지 않은 성숙한 외모로 눈길을 끄는 멤버다. 1회부터 남주, 보미와 함께 섹시 댄스를 선보였으며 멤버들이 팀내 외모 1순위로 꼽은 멤버이기도 하다. 하지만 외모 외에도 하영이 선보이는 매력은 촌철살인처럼 박히는 비방용 매력. 다른 멤버들처럼 두각을 나타내는명장면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하영이 가끔 던지는 멘트를 들어보면 웃음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3회 멤버들의 닭발 먹방 구박에 궁시렁 거리는 모습, 4회 민기가 “5점도 가능해요”라고 할 때, 옆에서 “-5점도 가능해요?”, 5회 텔레파시 점검을 주도하는 모습 등 순간순간 언뜻 비치는 모습은 하영의 매력을 짐작케 한다. 멤버들도 ‘쇼타임’ 제작발표회에서 “막내가 카메라가 없을 땐 웃기는데 카메라가 있으면 재미가 없어진다”고 ‘쇼타임’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숨겨진 하영의 매력, 더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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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MBC에브리원 ‘에이핑크의 쇼타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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