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어떤 의상을 입을지 궁금했는데 오늘은 체크 슈트네. 예전엔 직접 옷을 고르고 스타일링도 했던 걸로 안다. 지금도 그런가.
강동원을 얘기할 때 가장 많이 호출되는 단어는 형용사들이다. 아름답다. 신비롭다. 환상적이다. 곱다…. 불과 한 달 반전에도 그는 영화 ‘군도’에서 긴 머리를 풀어헤치며 ‘사연 많은 악당’ 조윤을 비현실의 세계로 인도했었다. 그런 그가 새롭게 선택한 인물은 ‘두근두근 내 인생’의 대수다. 첫눈에 사랑에 빠져 열일곱 살에 아빠가 된 서른세 살 먹은 가장, ‘선천성 조로증’을 앓는 아들이 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 하는 아들 바보. 김애란 작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두근두근 내 인생’이 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강동원의 캐스팅을 상상한 사람이 있었을까. 강동원의 캐스팅으로 현실에 발붙이고 살던 대수가 갑자기 판타지 속 인물로 승격된 기분이 드는 건,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강동원: 지금은 아니다. 예전에는 패션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그런데 요즘은 뭐랄까. 패션을 하나하나 챙기는 게 지친다고 해야 할까.
Q. 너무 많은 옷들을 입어봐서 그럴까.
강동원: 그런 것도 있을 테고, 취향이라는 게 오래 가지 않으니까. 내 아웃사이더 기질도 한 몫 한 것 같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 끌리는 편이다. 남자들이 패션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을 때에는 남들과 달라 보이고 싶은 마음에 옷에 신경을 썼다. 그런데 이젠 옷에 관심을 갖는 남자들이 너무 많다. 그러다보니, 나는 반대로 흥미가 떨어졌다.(웃음)
Q. 어떤 심리인지 알 것 같다.(웃음) 예전에는 아방가르드한 의상도 즐겨 입었었는데.
강동원: 하하. 무슨 배짱으로 입었는지 모르겠다.
Q. 왜? 지금 보면 이상한가?
강동원: 지금 보면 많이 노력했구나 싶다. 사실 나와 안 어울리는 브랜드도 많이 입었었다. 왜, 하이패션이라고 하나? 제레미 스캇, 베르나르 윌헴, 블레스 같은 참신한 디자이너들이 막 데뷔할 때였는데, 당시에는 그런 센 옷들을 아무도 안 입었다. 나는 그 브랜드들이 너무 좋아서 시도를 많이 했는데, 문제는 나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래도 그때는 어떻게든 시도해 보려고 했었다
Q. 어울리지 않았다는 말에 동의를 못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강동원이 입은 브랜드를 찾곤 했으니까.
강동원: 하하. 그렇긴 했지.
Q. 옷에 대한 열정은 지금 어디로 갔나.
강동원: 패션에서 인테리어나 건축으로 넘어온 상태다. 특히 건축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패션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신경 쓰는 중이다.
Q. 패션과 영화의 공통점은 뭘까. 옷이 디자이너의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물이듯, 영화도 감독의 스타일이라는 것?
강동원: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것 같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지닌 감독도 있지만, 어떤 영화든 다 잘 찍는 감독들도 있다. 가령 이안 감독님은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장르를 다 잘 찍으시지 않나. 그런 걸 보면, 스타일이라는 것이 꼭 고착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Q. 배우는 어때야 하는 것 같나?
강동원: 배우는 다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업영화도 잘 해야 하고, 아트영화도 잘 해야 하고. 액션과 멜로도 잘 넘나들어야 한다고 본다.
Q. 어떤 사람들은 ‘배우에겐 자신만의 특정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강동원: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게 좋다. 고정관념이 없는 상태. 계속 그러고 싶다.
Q. 어떻게 보면, 그것이 ‘군도’와 ‘두근두근 내 인생’ 사이를 설명하는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영화를 한달 반 간격으로 내 놓았다.
강동원: 그럴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해서 ‘이전에 그런 캐릭터를 했으니까, 이번엔 전혀 다른 캐릭터를 해야지’ 이런 건 아니다. 좋은 시나리오를 찾을 뿐이다.
Q. ‘군도’ 인터뷰 때도 느꼈는데, 주관이 굉장히 확고한 것 같다.
강동원: 갈수록 더 확고해지는 것 같다. 다만 내 색에 너무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Q. ‘두근두근 내 인생’ 촬영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제일 먼저 무엇을 준비했나.
강동원: 몸만들기. ‘군도’ 촬영이 끝나자마자 체중 불리기에 들어갔다. 운동량으로 따지면 ‘군도’ 때보다 더 많았다. 음식조절과 웨이트를 동시에 하면서 불렸거든. 현재 씬에서는 퍼지는 몸이어도 상관없는데, 과거로 돌아갔을 땐 탄탄해 보여야하니까 미리 몸을 만들어놔야 했다. 근육을 만들어 둔 상태에서 살만 쪘다 뺐다 했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다이어트에 들어가서 3-4킬로를 뺐고.
Q. 배우는 몸과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운명인가 보다.
강동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몸으로 표현해야 하는 직업이니까. 그리고 10킬로 정도 찌우는 거야, 뭐. 20-30킬로는 정말 힘들 것 같다.
Q. 교복 입은 강동원을 오랜만에 봤다. 짧게 자른 헤어스타일에 눈길이 갔다.
강동원: 과거 대수의 헤어스타일과 의상은 내 아이디어다. 처음 의견을 낸 게, 머리염색이다. 우리 때 학생들은 머리 탈색을 하면 혼났는데, 운동부들은 약간 묵인해 주는 게 있었다. 학생들이라 고급스러운 느낌의 염색은 아니었다. 과산화수소로 뺀듯 한, 약간 촌스러운 느낌의 컬러였다. 그걸 떠올리며 대수 헤어색깔을 촌티 나게 바꿨다. 그리고 우리 때는 지금처럼 교복을 줄여 입지 않았다. 통자바지를 내려 입는 게 유행이었다.
Q. 반면 그 시절 여학생들은 교복을 접어서 있었지.(웃음)
강동원: 맞다. 여자애들은 접었다 폈다, 접었다 폈다~(웃음) 여자애들은 점점점 짧아지는 추세였고, 남자들은 점점점 내려 입는 추세였다. 내려 입은 교복바지에 삐삐를 ‘탁’ 차는 게 유행이었고. 하하하. 그런 식으로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왜냐하면 과거 씬은 그 시절을 보낸 내가 가장 잘 아니까. 삼선 찍찍이도 내 아이디어인데, 당시 유행하던 삼선 찍찍이를 못 구해서 최대한 비슷한 신발을 찾아서 신었다.
Q. 서태지가 나오고, 아이돌이 출몰하기 시작했던 90년대. 그 시절 중고등학교를 보낸 당신에게 90년대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가 있나.
강동원: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맥가이버 머리.(웃음) 여자애들이 앞머리를 크고 동그랗게 말고 다녔던 거. 그리고 각종 종류의 골프웨어들. 영화에서 대수가 신고 나오는 신발도 골프웨어다. 삼선 찍찍이를 못 구해서, 대신 골프웨어 찍찍이를 찾았다.
Q. 듣다보니, ‘두근두근 내 인생’ 시나리오 읽으면서 시대적으로 끌린 것도 있었을 것 같다.
강동원: 끌렸던 요소 중에 하나다. 가장 끌렸던 것은 내 나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캐릭터라는 거였다. 어떤 분들은 강동원이 무슨 애 아빠냐고 하시는데, 극중 대수 나이가 실제 내 나이다. 심지어 대수는 나보다 한 살 어리다. 대수가 33, 내가 34니까.
Q. 사람은 어떤 부모 밑에서 자라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군도’에서 아버지에게 사랑 받지 못한 서자의 울분을 토해내더니, 이번에는 아들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아빠를 연기했다. 조윤에게 대수이 있었다면, 조윤이 삐뚤어지지 않았을 텐데.(웃음)
강동원: 어…그러고 보니까 그러네. 오, 진짜 그렇구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말한 대로 가정교육은 굉장히 중요하다. 나? 나는 평범하게 사랑받으면서 자랐다. 대수처럼 반항해 본 적도 없고. 고등학교 때 이미 기숙사 생활을 해서 가출할 일도 없었다.(웃음) 아, 반항은 딱 한번 해봤다. 다 커서. 20대 때 부모님이 “모델 그만두고 공부하라”고 하셨는데, 그때 “싫다! 나는 (모델로서) 비전이 보인다. 간섭하지 마라. 나는 다 컸다” 그랬었다.
Q. 대수는 친구 같은 아빠, 한 없이 밝으려면 하는 아빠다. 강동원도 그럴 수 있을까. 선천적인 병을 가지고 태어난 아들이 있다면.
강동원: 나는 나에게 닥친 나쁜 일은 쉽게 극복하지 못하는데, 주변 사람이 힘든 일에 처하면 잘 케어해주는 스타일이다.
Q. 극복이 안 되는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려하나.
강동원: 단순하다. 슬프면 최대한 슬퍼하려 한다. 슬픈데 다른 일을 한다고 해서 집중이 되겠나? 슬픔 속에 그냥 나를 확 맡긴다.
Q. 강동원을 슬프게 하는 것들은 어떤 것들일까.
강동원: 많지. 음…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너무 많다.
Q. 너무 개인적인 질문인가. 배우로서는 어떤가. 필모로만 보면 큰 하강 없이 쭉 온 느낌이 있다.
강동원: 나는 흥행적으로 실패한 작품이 거의 없다. ‘M’이 조금 예외이긴 한데, ‘M’은 원래 흥행성을 염두에 두고 찍은 작품은 아니었고. 나름 타율이 좋은 배우라 힘든 건 없었다. 최근 개봉한 ‘군도’의 경우는… ‘군도’는 아쉬운 게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남는 게 많은 작품이다.
Q. 공감한다. 윤종빈 감독에게도 그렇고, 당신에게도 그렇고. 그렇게 큰 규모의 영화에서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강동원: 맞다. 우리는 굉장히 용감했었다. 지금도 우리끼리는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이 나이 때, 정말 도전을 해 봤다!”라고. 좋은 시간이었다.
Q. ‘군도’에서 머리 풀어헤치는 씬이 굉장히 인기였다. 과거 ‘늑대의 유혹’에서 선보인 우산 드는 씬과 함께 회자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여자 팬들이 특히나 죽고 못 사는 장면인데, 둘 중 조금 더 마음에 가는 장면은 어떤 건가.
강동원: 옛날에는 몰랐는데, 배우가 그런 컷/씬을 가지고 있다는 건 진짜 축복받은 거다. 어떻게 보면 영화는 한 장면으로 기억되는 거니까. 그런 면에서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군도’의 그 장면이 회자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영화가 VOD로 풀린 후 그 장면이 TV에서 계속 거론되면 회자가 되는 것이고 아니면 잊혀질 거다. ‘늑대의 유혹’의 경우 검증이 된 거고.(웃음)
Q. 그 두 장면 말고, 강동원에게 의미 있는 ‘내 영화의 컷/씬’이 있다면?
강동원: 지금까지 촬영하면서 감정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영화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인데,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비슷하게 힘들었던 씬이 두 개 있었다. 하나는 대수가 아버지(김갑수)와 16년 만에 대면하는 장면. 리허설을 하기 힘든 것도 처음이었고, 리허설을 못하겠다고 스톱시킨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감정이 목 끝까지 차올라서 도저히 대사를 뱉을 수 없었다.
Q. 그 장면이 왜 그렇게 아팠을까.
강동원: 부자지간의 감정을 너무 잘 아니까. 그리고 친한 선생님 중에 평범하지 않은 아이를 둔 분이 계시다. 시사회에 초대했는데,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며 도저히 영화를 못 보겠다고 하셨다. 그런 모습을 가까이서 보면서 감정이 더 이입됐던 것 같다.
Q. 아픈 자녀를 둔 부모에겐 힘든 영화일 수 있겠다.
강동원: 그러니까. 힐링이 되는 부분도 분명 있을 텐데, 그렇다고 해서 자신 있게 권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가 끝나고 감정에서 빠져나오는데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우행시’ 때는 찍고 나서 후유증이 너무 컸다. 목매다는 악몽에 꽤 오랫동안 시달렸다. 반면 ‘두근두근 내 인생’은 나름 감정을 풀어주고 끝내니까 마음이 편했다.
Q ‘두근두근 내 인생’과 ‘우행시’는 정서가 굉장히 중요한 영화다. 100% 드라마로 승부해야 하는 이런 영화를 만나면 작품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지나.
강동원: 글쎄. 경중을 따질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생각이 다른 게, 액션도 연기라고 생각한다. 감정 씬 못지않게 액션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마음가짐이 달라지거나 그렇진 않다.
Q. ‘군도’ ‘의형제’ 등 남자들과 있을 때의 강동원과 ‘우행시’ ‘두근두근 내 인생’처럼 여배우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현장에서의 강동원은 다른가.
강동원: 똑같을 수는 없는 게, 우리나라는 영화 시스템상 남자배우들이 이끌어가는 게 크다. 여배우들의 작품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상대배우가 여자일 때는 현장에서 최대한 연기 할 수 있게 배려를 해 주는 편이다. 불편하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Q. 배려심이 많은 남자네.
강동원: 아… 아↗ 아↘! 다, 나 좋다고 하는 거다. 작품이 잘 돼야 하니까.(웃음)
Q. 송혜교도 그렇고, 당신과 작업한 많은 사람들이 강동원은 디테일하다고 한다. 어떤 부분에서 그런 것 같나.
강동원: 그러게. 내가 꼼꼼하게 따지는 스타일이긴 하다. 가령 액션영화면 액션을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직접 해야 마음이 놓인다. 그런 악착스러운 면들 때문에 꼼꼼하다고 하는 것 같다.
Q. 그런 고집을 감독들은 좋아하겠지?
강동원: 싫어할 이유는 없겠지. 누가 싫어하겠나. 액션영화에서 배우가 액션에 목숨을 걸겠다고 하는데.(웃음)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이재용 감독님이랑 이유진 대표님이 살을 그만 찌우라고 하긴 했다.(웃음) 처음에는 이해를 못했다. 감독님이 “충분히 찌웠으니까 이제 그만 찌워라”고 하길래, “2킬로 더 찌워야 해요” 답하곤 말을 듣지 않았다. 이후 이유진 대표님이 와서 같은 얘기 하길래 ‘왜 또 얘길 하지?’ 의문을 품었고, PD님이 와서 같은 얘기할 땐 ‘아, 이들이 짰구나. 짜고 은근슬쩍 압력을 넣는 구나’ 그 의중을 캐치했다. 그래서 거기에서는 양보했다.
Q. 왜 그렇게 2kg에 집착했나.
강동원: 목표가 있었다. 나는 목표를 설정하면 꼭 도달해야 하는 성격이다. 이 작품에서의 목표는 76kg이었다.
Q. 그 말인 즉, 매 작품 마다 목표를 설정하고 간다는 뜻인가.
강동원: 맞다. 그런데 그 목표들이 단순하다. 단순하게 잡아야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달성 할 수 있으니까.
Q. 그렇다면 ‘의형제’에서 세웠던 목표는 뭐였나.
강동원: ‘의형제’가 가장 애매하긴 했던 것 같은데… (깊은 생각) 그때는 송강호 선배님이랑 부딪쳐서 살아남는 것, 불꽃 튀기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선배님은 너무 훌륭한 연기자인데 내가 거기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영화가 심심해진다고 봤다. 특히 둘이 나오는 영화에서는 인물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중요하다. 그게 형성되지 못하면 주제 자체가 틀어져버리니까, 그 부분에 굉장히 신경을 썼다. 괴물 같은 배우에게 절대로 밀리지 말자, 그걸 목표로 임했던 기억이 난다.
Q. 결과적으로 목표를 이뤘다. ‘의형제’ 개봉하고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강동원: 다행히 그런 말씀들을 많이 해 주셨다.
Q. 목표가 중요한 강동원이 지금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뭔가.강
동원: 성대 음역대. 내가 중저음이다. 평소 말할 때 목소리가 하이로 안 올라간다. 그래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 내가 장착하는 또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으니까. 실제로 상담을 받으면서 훈련도 하는 중이다. 성대 특성상 힘들다고 하던데, 도전해 보려고. 하이에서 두꺼운 소리 내기.
Q. 다음 작품에서 발성을 디테일하게 들어보겠다!(웃음) 인터뷰를 하다보면, 상대가 어느 정도 읽히는데 강동원은 사실 잘 모르겠다. 굉장히 솔직한 것 같기는 한데, 그것이 도리어 감정을 숨기는 방법 같기도 하고.
강동원: 지금의 이 모습이 평소의 내 스타일이긴 하다. 굉장히 솔직한 편이다. 가까운 분들이 “그런 얘기는 굳이 안 하는 게 좋지 않아?” 할 정도로. 그러면 나는 그런다. “그게 뭐, 어때서. 그게 난데!”(웃음) 물론 사적인 것을 너무 많이 드러내지는 않는다. 직업상 많은 걸 얘기할 수 없는 입장이라 조심하긴 하다. 그런데 그마저도 많이 내려놓을 시기가 오겠지. 그때가 되면 지금보다 훨씬 편해지지 않을까 싶다.
Q. 서른 넷의 나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끼나.
강동원: 특별히 나이를 의식하지는 않는다. 다만 지금 내 나이가 한창 일할 때다. 내 또래들이 일에 있어 중심으로 올라가는 단계이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편하기도 하고 보람 차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나이, 서른 넷은 그런 나이 같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is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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