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의 강력한 뒷심이 누구도 예상 못한 ‘파란’을 연출했다. ‘해적’은 2014년 34주차(8월 22~24일) 극장가에서 드디어 1위를 점령했다. 1,600만 관객을 돌파한 ‘명량’은 그 기세가 조금씩 꺾이기 시작했다. ‘안녕, 헤이즐’과 ‘비긴 어게인’은 개봉 첫 주말보다 2주차 주말에 더 많은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영화의 흥행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익스펜더블3’ ‘더 기버:기억전달자’ ‘터널3D’ 등 신규 개봉작의 성적은 저조했다.

2014년 34주차(8월 22~24일) 박스오피스 순위.

# ‘해적’의 입소문, 결국 1위를 이끌다

25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해적’은 818개(상영횟수 1만 704회) 상영관에서 95만 1,494명(누적 592만 8,238명)을 불러 모으며 1위에 올랐다. 지난 6일 개봉 후 내내 2위에 머물다 3주차 주말이 시작되는 22일부터 1위로 올라섰다. 사실 ‘명량’의 흥행으로 2위에 머물렀지만, ‘해적’은 개봉 1~2주 주말에 모두 100만 이상을 동원하며 강력한 흥행을 자랑했다. 그리고 개봉 3주차 주말에도 1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모집했다. 25일 누적 600만 돌파도 확실해 보인다. 23일 56.5%, 24일 55.0%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 10위권 내 작품 중에선 1위다. ‘해적’의 뒷심, 적어도 추석 영화들이 개봉하기 전까지는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 ‘명량’, 그 누구도 꿈꾸지 못했던 1,600만 돌파

흔히 ‘1,000만 흥행’은 ‘꿈의 숫자’ ‘신이 내린 숫자’ 등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명량’은 이를 넘어 그 어떤 작품도 밟아보지 못한, 아니 정확히 말해 밟을 생각도 못했던 1,500만 흥행에 이어 1,600만 흥행까지 성공했다. 774개(1만 1,104회) 상영관에서 80만 2,906명을 불러 모은 ‘명량’은 누적 1,625만 7,327명을 기록했다. 물론 하락세는 눈에 띈다. 1만 6,319회의 횟수가 약 5,000회 가량 줄었고, 관객 수도 61.0%(125만 5,133명) 감소했다. 개봉 후 처음으로 1위 자리도 내줬다. 좌석 점유율(23일 43.6%, 24일 42.0%)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래도 1,700만 흥행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오전 9시 기준, 14.1%의 예매율로 2위에 올라 있다.

# ‘안녕, 헤이즐’과 ‘비긴 어게인’의 개싸라기 흥행


영화 ‘안녕, 헤이즐’, ‘비긴 어게인’ 포스터.

3위와 5위에 자리한 ‘안녕, 헤이즐’과 ‘비긴 어게인’은 개봉 첫 주말보다 2주차 주말에 더 많은 관객을 모았다. 일명 ‘개싸라기’ 흥행이다. ‘안녕, 헤이즐’은 326개(2,911회) 상영관에서 16만 6,443명(누적 54만 1,648명)을 모았다. 전주보다 6.5%(1만 218명) 관객이 증가했다. 2,300회였던 횟수도 600회 가량 늘었다. 무엇보다 같은 날 개봉한 ‘해무’를 4위로 밀어냈다.

‘비긴 어게인’의 상승폭은 더 크다. 294개(1,981회) 상영관에서 15만 1,903명(누적 33만 3,877명)을 동원, 전주보다 무려 138.3%(8만 8,147명) 관객 증가를 경험했다. 지난주 9위에서 5위로 순위도 바짝 끌어 올렸다. 상영횟수도 1,180회에서 1,981회로 800회 늘었다.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에서는 단독 질주다. 올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흥행을 연상케 한다.

# ‘해무’의 굴욕

‘해무’의 흥행 반전은 없었다. 383개(4,297회) 상영관에서 16만 2,115명(누적 134만 3,867명)을 불러 모으며 4위에 머물렀다. 전주(7,798회)보다 3,000회 이상 상영횟수를 뺏기면서 관객 수도 무려 72.3%(42만 3,230명) 감소했다. 예매율도 4.6%에 머물고 있다. 좌석 점유율도 30%(23일 33.1%, 24일 30.5%) 초반에 불과하다. 더 이상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겨우 개봉 2주차를 보냈고, 올 여름 ‘빅4’ 중 하나였던 ‘해무’는 결국 구름만 가득하게 됐다.

# ‘익스펜더블3’ ‘터널 3D’ 등 신규 개봉작들의 저조한 성적

‘익스펜더블3′, ‘더 기버’, ‘터널 3D’ 포스터.

여러 편의 신규 개봉작이 대중을 만났지만, 흥행 성적만 놓고 보면 쉬어가는 한 주로 보인다. 추억의 액션 영웅들이 총출동한 ‘익스펜더블3’는 319개(2,786회) 상영관에서 7만 7,645명(누적 11만 6,659명)으로 6위에 올랐다. 신규 개봉작 중에선 가장 좋은 성적. 과거 액션 영웅들의 활약에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북미도,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시리즈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 예상된다.

‘더 기버’는 223개(1,603회) 상영관에서 5만 3,168명(누적 7만 9,556명)으로 7위에 올랐고, 한국 최초 3D 공포영화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터널 3D’는 262개(2,016회) 상영관에서 3만 7,593명(누적 6만 9,443명)으로 9위에 그쳤다. 실화를 내세운 할리우드 공포 ‘인보카머스’는 196개(1,186회) 상영관에서 3만 3,874명(누적 4만 6,978명)으로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송새벽 강예원 주연의 ‘내 연애의 기억’은 182개(1,319회) 상영관에서 2만 287명(누적 3만 6,387명)으로 개봉 첫 주말을 보냈다.

# 추석 영화들의 습격이 시작됐다.

추석 영화들이 벌써 예매율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타짜-신의 손’이 15.0%로 근소한 차이로 예매율 1위에 올랐고, 송혜교 탈세 논란이란 영화 외적인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두근두근 내 인생’도 12.7%로 3위에 자리했다. 2위와 4위는 ‘명량’(14.1%), ‘해적’(12.5%)이다. 그렇다고 35주차(29~31일) 극장가에 신규 개봉작이 없는 건 아니다. 메간 폭스 내한을 앞둔 ‘닌자터틀’이 3.5%로 8위에 자리하고 있다. 내한과 함께 예매율을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또 고(故) 폴 워커가 출연하는 ‘브릭맨션’도 화끈한 액션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거대한 토네이도의 습격을 그린 ‘인투 더 스톰’도 개봉 대기 중이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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